이재명·한동훈 부산 금정에 화력 집중…삐끗하면 큰 타격

CBS노컷뉴스 정석호 기자 2024. 10. 10. 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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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이재명 선거 일주일 전 부산 금정 行
韓 "누가 일할 수 있는지 정하는 단순한 선거"
李 "총선 이후 정권 심판할 두번째 기회"
민주-혁신당 단일화 이후 오차범위 내 접전
보수 텃밭 금정 뺏기면 한동훈 리더십 타격
다음달 선고 앞둔 이재명, 당 장악력 유지해야
연합뉴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0·16 재보선을 일주일 앞둔 9일 부산 금정구로 일제히 출격했다. 부산 금정구청장 보궐선거는 최근 야당의 단일화 등 영향으로 접전지로 분류된다. 지자체장을 뽑는 작은 선거지만, 양 당 대표의 대리전 구도로 흘러가면서 선거판이 뜨거워진 모양새다.

한 대표 입장에서는 전통적인 보수 텃밭인 부산 금정을 야당에 내줄 수 없는 상황이다. 사법리스크를 안고 있는 이 대표도 낮은 성적표를 받아 들 경우 당 장악력 유지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

한동훈-이재명 부산으로…"20년 한 우물" vs "정권 심판 기회"

한 대표는 이날 오전 부산 금정구청장 보궐선거 지원에 나서 '유능한 지역 일꾼'을 강조했다. 그는 윤일현 부산 금정구청장 후보 선거사무소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이번 선거는 금정을 위해 누가 일할 수 있는지 정하는 아주 단순한 선거"라며 "윤 후보는 20년 가까이 금정에서 한 우물을 파고 있기 때문에 금정의 사정을 속속들이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침례병원 공공화, 재개발·재건축 등 지역 현안을 재차 언급했다.

같은날 이 대표는 금정구의 한 대형마트 앞에서 김경지 후보 지원유세를 통해 '정권 심판론'을 강조했다. 그는 "(10·16 재보궐 선거는) 이번 정권에 대한 두 번째 심판의 기회"라며 "이 나라가 퇴행해 피땀 흘려 쌓아온 민주주의, 한반도 평화가 망하는 길을 가게 할 것인지, 최소한 이를 멈추고 앞으로 나아가게 할 것인지가 여러분의 투표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양 대표는 이 대표의 '탄핵 암시' 발언을 두고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이 대표는 이날 유세 중 "민주주의의 기본 원리는 대리인을 뽑되 감시해서 잘못하면 다음에는 다른 사람으로 바꾸는 것"이라며 "이 뻔한 얘기를 얼마 전 강화도에서 했더니 도둑이 제 발 저린다고 이상하게 해석하는 사람들이 있다. 탄핵 얘기를 한 적이 없는데 여당은 내가 그 얘기를 했다고 우긴다"고 지적했다. 마침 부산에서 지원 유세 중이던 한 대표는 이에 대해 "어떤 말을 했을 때 모든 사람이 똑같이 해석하면 그것이 맞는 것"이라며 "우겨봐야 구질구질하지 않나"라고 꼬집었다.

분위기가 과열되는 이유는 최근 부산 금정구가 접전지로 분류되기 때문으로 보인다. 부산 금정은 통상 여당의 텃밭이지만, 최근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각종 의혹이 연달아 제기되면서 여론이 싸늘해졌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여기에 민주당-조국혁신당의 후보 단일화로 진보 진영에 컨벤션 효과가 일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로 국제신문이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에 의뢰해 지난 1~2일 금정구 거주 만18세 이상 남녀 50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민주당 김경지 후보와 국민의힘 윤일현 후보의 지지율은 각각 40%와 43.5%로 오차범위(±4.4%p)내를 기록했다. 이 여론조사는 ARS 조사(무선 100%) 방식으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4.4%p, 응답률은 7.3%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韓, '텃밭' 금정 내주면 타격…'사법리스크' 李, 당 장악력 유지해야

부산 금정구청 전경. 금정구 제공

양 당 대표에게 부산 금정은 양보할 수 없는 곳이다.

국민의힘은 부산 금정을 수성(守城)해야 하는 입장이다. 인천 강화와 함께 부산 금정의 지자체장은 본래 여당 소속이었다. 전남 영광, 곡성에서 승리는 사실상 어렵지만, 전통적으로 보수세가 강한 인천 강화·부산 금정은 야당에게 내줄 수 없는 곳이다. 국회의원의 경우 김진재·김세연 전 의원 부자(父子)가 도합 7선을 했고, 구청장 선거에서도 2018년 지방선거를 제외하곤 전부 국민의힘 계열이었다. 겨우 두 달을 갓 지난 한 대표 체제에서 부산 금정을 내줄 한 대표의 리더십에 타격이 불가피하다.

이 대표 입장에서는 여당 텃밭인 부산 금정에서 지더라도 직접적인 타격을 입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저조하고, 김건희 여사 의혹이 줄줄이 제기되는 '호재'에도 낮은 지지율이 나온다면 리더십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 게다가 영광 곡성에서 혁신당과 진보당 후보가 약진하면서 안전한 호남 2표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에 이 대표도 부산 금정에 진력을 쏟아야 하는 상황이다.

여기에 이 대표의 경우 다음달 공직선거법과 위증교사 사건 재판 관련 1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선거 결과에 따라 이 대표 체제가 흔들릴 위험이 있기 때문에, 이 대표 입장에서는 부산 금정에서의 선전이 필요하다. 선거 성과가 좋을 경우 당 장악력을 유지하는 데 유리하기 때문이다.

한국외대 정치외교학과 한성민 교수는 통화에서 "당분간 선거가 없기 때문에 이번 재보궐에 집중하는 느낌"이라며 "재보궐 선거 4곳 중 부산 금정에서 변수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 보니 여야 모두 집중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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