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도로 점령한 배달 오토바이, 유럽에서는 보기 힘든 이유

친환경 시대의 필수 모빌리티, 전기자전거
  • 온실가스 배출 안하는 전기자전거
  • 택배 배송하는 유럽
  • 국내 전기자전거 사업 안착 기대
/게티이미지뱅크

전기자전거 산업 속도가 가파르다. 최근 몇년 사이 친환경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화석 연료를 이용하지 않는 전기자전거가 인기를 얻은 덕분이다. 작년 국내 전기 자전거 판매 대수는 약 8만대를 기록했다. 이는 2019년 4만대보다 95% 증가한 규모로 전년도 증가율(2018-2019) 66%를 훨씬 넘는 수치다. 전기자전거가 갖는 친환경 효과와 국내 관련 산업 현황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다.

◇친환경 시대의 필연 전기자전거

교통수단별 1km 당 평균 탄소 배출량. /맥킨지 마이크로 모빌리티 보고서

전기자전거는 전기 동력으로 작동해서 배기가스인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다. 한 달 평균 유지비로 1000원 안팎의 전기료만 돼서경제적이기도 하다. 30만원대의 충전 배터리를 사야하지만, 휴대전화처럼 자전거 본체 구멍에 코드를 꽂아 충전하면 된다. 배터리 하나로 최대 3년까지 쓸 수 있다.

일반 자동차와 비교했을 때, 전기자전거의 친환경 효과는 확연히 드러난다. 환경부 자료에 의하면 국산 자동차의 온실가스 평균 배출량은 210g/km이다. 차량 한 대로 출퇴근 시 40km를 이동한다고 가정했을 때, 일일 평균 8.4kg의 온실가스가 배출되는 셈이다. 미국 포틀랜드주립대 연구진은 내연기관 자동차의 15%를 전기 자전거로 대체할 경우 탄소 배출량을 12%까지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이처럼 매일 자동차 대신 전기자전거를 타는 것만으로도 많은 양의 온실가스를 감축할 수 있다.

◇전기자전거로 배송하는 시대 온다

DHL 택배 자전거와 택배 트럭. /DHL

전기자전거는 이제 자동차의 대안이다. 유럽에서는 이미 전기자전거를 활용한 다양한 사업이 등장했다. 국제 배송업체인 디에이치엘(DHL)은 체코에서 네바퀴형 1인 자전거로 배송서비스를 시작했고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은 우버 등에서 전기자전거 분야 전문가들을 영입했다. 미국 뉴욕시 도로교통국은 작년 말부터 맨해튼 지역 화물 택배에 트럭 대신 전기자전거를 활용하는 시범 계획을 실시했다.

국내에서는 전기자전거를 이용한 배송 사업이 더딘 편이지만,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실제로 카카오모빌리티가 운영하는 ‘카카오 티 바이크’와 쏘카가 투자한 ‘일레클’의 공유 전기자전거 서비스 이용률이 증가 추세다. 국내 대표 자전거업체인 삼천리자전거와 전기자전거를 생산하는 알톤스포츠의 구매율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전기자전거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전기자전거를 이용한 사업의 운신의 폭도 넓어질 전망이다.

◇전기자전거 도입에 발빠른 유럽, 한국은?

카고 바이크. /플리커

유럽에서는 카고 바이크(화물과 자전거의 합성어)를 미래 운송 서비스의 중추로 여기는 분위기다. 1인 가구 증가, 전자상거래 활성화로 배송 서비스 수요가 증가하는 가운데, 환경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으면서 늘어난 물류량을 소화하는 카고바이크에 주목한 것이다. 앞서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19년 기준 운송 분야에서 발생한 온실가스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24%를 차지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유럽연합(EU)은 카고바이크 확산을 위해 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현재 EU에 가입된 27개국 중 14개국에서 카고바이크 구매 시 보조금을 제공하거나 면세 혜택을 주고 있다. 보통 카고바이크 한 대 가격은 850유로(약 120만원)에서 1500유로(약 205만원) 수준인데, 대당 200유로(약 27만원)에서 500유로(약 67만원)정도의 보조금을 파격 지원하고 있는 것이다. EU의 지원에 힘입어 카고바이크 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전기자전거 보조금 지원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서울에서는 강동구에서 가장 먼저 시행됐다. 150만원 이하 생활형 전기자전거를 구입하면 1가구당 1대 30만원을 지원한다. 추후 자전거 도로 같은 인프라가 확충되면 전기자전거는 보다 안정적으로 우리 사회에 안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윤채영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