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경의·동해선 연결도로 폭파... 軍, 분계선 이남 대응사격
북한이 15일 경의선·동해선 남북 연결도로를 폭파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문자 공지를 통해 북한이 15일 정오쯤 경의선·동해선 남북 연결도로의 군사분계선 이북 구간 일부를 폭파했다고 밝혔다. 합참은 “북측이 연결도로 차단 목적으로 추정되는 폭파행위를 자행했고 현재 중장비를 투입해 추가 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우리 군은 군사분계선 이남 지역에 대응사격을 실시했다”고 했다. 합참은 “폭파로 인한 우리 군의 피해는 없다”고 했다.
합참은 “우리 군은 북한군의 활동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한미 공조 하 감시 및 경계태세를 강화한 가운데 만반의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앞서 북한군 총참모부는 “9일부터 대한민국과 연결된 우리측 지역의 도로와 철길을 완전히 끊어버리고 견고한 방어축성물들로 요새화하는 공사를 진행되게 된다”고 지난 9일 발표했다. 이어 북한이 가림막을 설치하고 도로 폭파 준비를 하는 모습이 지난 14일 우리 군 감시자산에 의해 포착됐다.
경의선과 동해선은 각각 한반도 서쪽과 동쪽에서 남북을 연결하던 길이다. 경의선은 서울역에서 출발해 고양과 파주를 거쳐 북한 개성, 평양, 신의주로 이어진 총연장 499㎞ 철도다. 1906년 일본이 개통했다. 동해선은 1937년 개통돼 양양∼원산 구간 180㎞를 이어주던 철도로, 금강산이 구간에 포함된다. 남북 분단으로 단절됐던 경의·동해선 철도, 그리고 육상 도로의 재연결은 그간 남북 화해와 협력의 상징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북한은 이같은 ‘상징물’을 파괴하면서 물리적으로도 남북 관계 단절에 나서고 있다.
합참은 이날 북한의 도로 폭파 전 이뤄진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북측의 폭파로 우리 측 피해가 발생하면 조치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성준 합참 공보실장은 “상당량의 폭약을 터뜨릴 경우 음파·진동·비산물에 의한 영향이 있을 수 있다. 우리 측 피해가 발생하는 경우 이에 상응하는 조처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합참은 ‘상응하는 조처’가 무엇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군 관계자는 “인접한 우리 소초 등에 피해가 발생했을 수 있다”고 했다.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연말부터 남북 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 관계’로 규정한 이후 단계적으로 남북 간 육로를 단절하는 조치를 연달아 취했다. 지난해 11월 경의선 도로 주변 지뢰 매설을 시작으로 12월 동해선 지뢰 매설, 올해 3월 동해선 도로 펜스 철거, 4월 경의선 도로 가로등 철거 등을 순차적으로 진행했다. 지난 5월 이후로는 동해선·경의선 철로 및 침목 제거에 나섰다. 이후 지난 8월엔 경의선 열차 보관소를 해체했다. 북한이 경의선·동해선 도로를 폭파하면서 남북 간 육로로 연결된 통로는 화살머리 고지와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만 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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