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49일 쌍둥이 엎어 재우다 숨지게 한 발달장애 엄마 1심서 ‘징역 6년’

생후 2개월도 안 된 쌍둥이 자매를 모텔 침대에 엎어 재워 숨지게 한 20대 발달장애인 엄마. /연합뉴스

태어난 지 두 달도 채 되지 않은 쌍둥이 자매를 숨지게 한 20대 엄마가 1심에서 징역 6년을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제12형사부(부장판사·심재완)는 18일 열린 선고 공판에서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구속 기소된 A(23·여)씨에게 징역 6년 선고했다. 또 8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 프로그램 이수와 5년간 아동·장애인 관련 기관 취업 제한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울음을 그치지 않는다는 이유로 피해 아동들을 엎드리게 하는 등 숨지게 해 죄책이 나쁘다”면서도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 지적장애가 있는 상황에서 양육하기 위해 노력한 점, 양육과 관련해 주변 도움을 받지 못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날 연녹색 수의를 입고 법정에 출석한 A씨는 무표정한 모습으로 판결을 들었다. 그는 지적장애 3급으로, 법정에서 자신의 주민등록번호조차 제대로 말하지 못할 정도의 장애를 갖고 있다.

검찰은 지난 5월 열린 결심 공판에서 “피고인은 보이스피싱 범행으로 구속됐다가 출산으로 인해 구속집행정지가 된 상태에서 범행했다”며 “장애가 있는 점은 안타깝지만 사건 경위를 신중하게 판단해 달라”며 징역 15년을 구형했다. 반면 A씨 법률대리인은 “양육에 어려움이 있는데도 노력하고 최선을 다했다”며 선처를 호소한 바 있다.

A씨는 지난 2월1일 인천 미추홀구 주안동 한 모텔에서 생후 49일된 쌍둥이 자매 2명을 엎드린 채로 재워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경찰은 애초 고개를 가누지 못하는 쌍둥이를 침대에 엎어 재우는 행위가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충분히 예견했다고 판단하고 A씨에게 아동학대살해 혐의를 적용해 송치했다. 그러나 검찰은 통합심리분석, 휴대전화 디지털포렌식 등 보완수사를 진행한 결과 살인의 고의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혐의를 변경해 기소했다.

대전에 사는 A씨 부부는 범행 전날 인천에 놀러왔다가 모텔에 투숙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사건 당시 함께 있던 쌍둥이의 계부 B(21)씨는 쌍둥이 자매 사망과는 연관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다만 평소 쌍둥이를 학대한 정황을 파악하고 그를 아동학대 혐의로만 불구속 송치했다.

/변민철기자 bmc0502@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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