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분쟁에 고려아연 주가 고공행진… 현대차·한화·LG는 얼마 벌었나
주가 83만원→ 현대차 3400억·한화 5300억·LG화학 670억대 지분가치 상승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의 우호지분으로 분류되는 현대자동차그룹(5.05%)·한화그룹(7.75%)·LG화학(1.89%)의 지분율 합계는 총 14.69%다. 세 기업은 최 회장의 비전인 '트로이카 드라이브'(▲신재생에너지 및 수소 ▲이차전지 소재 ▲자원순환 사업)에 협력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투자를 진행했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과 MBK·영풍은 공개매수 가격을 최근 66만원에서 83만원까지 인상했다. 경영권 분쟁으로 인해 주가가 급등하자 주요기업들이 고려아연에 투자한 지분 평가금액도 증가했다. 지난 8일 기준(77만6000원) 현대차그룹·한화그룹 3사·LG화학의 지분 평가액은 총 2조3567억원으로 취득가액 대비 48.9% 증가했다.
고려아연 주가가 공개매수가인 '83만원'까지 오를 경우 주당 47만5000원에 지분을 취득한 현대차그룹의 수익률은 64.5%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차, 기아, 현대모비스가 함께 출자한 해외 법인 HMG글로벌이 고려아연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지분 평가금액은 8677억690만원으로 수익은 3404억6205만원을 기록한다.
주당 65만8000원에 고려아연 지분 1.2%를 자사주와 교환한 (주)한화의 수익률은 26.1%다. 주당 취득가액이 47만5000원인 Hanwha H2 Energy USA Corp는 83.7%, 45만1795원인 한화임팩트의 수익률은 74.7%다. 3사 총합 지분 평가금액은 약 1조3280억원이다. 기대차익은 약 5321억원으로 예상된다.
LG화학의 수익률은 26.1%, 평가금액은 3249억9840만원으로 수익은 673억6084만원에 이를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해당 기업들은 재무적 투자(FI)가 아닌 신사업 동력 마련을 위한 투자라는 점에서 단순히 시세차익만을 노린 지분 매각 가능성을 낮게 본다. 고려아연의 트로이카 드라이브는 현대차·한화·LG의 미래사업과 연관이 있다. MBK, 베인캐피탈 등의 전략적투자자(SI)와도 구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IB 업계 관계자는 "신사업 전략 차원에서 투자를 진행한 (현대차그룹·한화그룹·LG화학) 입장에서는 현재의 경영권 분쟁이 달갑지 않을 것"이라며 "해당 기업들이 지분을 추가로 매수하거나, 매도하는 움직임은 보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사업과 관련 없이 오너일가의 경영권 분쟁으로 주가가 올라가는 것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경영권 분쟁 결과에 따라 현대차·한화·LG화학과 협력 중인 사업들에 변화가 있을 수 있다"며 "해당 사업들은 고려아연이 진행해온 신사업이기 때문에 경영권이 변동될 경우 신사업에 차질이 생길 수 있어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2023년 9월13일 제3자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주당 고려아연 주식 5%(5272억4484만원)를 취득했다. 고성능 배터리의 핵심 소재 '니켈'과 미래 사업의 핵심인 '수소'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한화그룹 3사는 2022년 8.08%의 고려아연 주식을 취득했다. 현재는 지분 7.75%를 보유 중이다. 신재생에너지 및 수소와 이차전지 소재, 자원순환 사업 협력강화를 위한 제휴 차원의 지분 취득이다. (주)한화는 고려아연 지분 1.2%를 7.3%의 자사주와 맞바꿨다. Hanwha H2 Energy USA Corp와 한화임팩트는 지분투자를 통해 각각 5%와 1.88%의 지분을 취득했다.
LG화학은 고려아연 주식 1.89%를 자사주 0.52%와 교환했다. 양사는 2022년 11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법안을 충족하는 전구체 발굴 협력을 위해 한국전구체주식회사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올해 3월에는 자원 순환 체계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MOU)도 체결했다.
김서연 기자 kse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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