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만 4번째…갤버드 美국가정보국장 전격 용퇴

김화균 2026. 5. 23.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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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퇴한 털시 개버드 미 국가정보국장. 로이터연합


미국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털시 개버드 국가정보국(DNI) 국장이 전격 사의를 표명다.

표면적으로는 가족 돌봄을 내세운 용퇴 형식이다. 하지만, 워싱턴 정가에서는 이란전 등 주요 안보 현안을 둘러싸고 백악관과 불협화음을 빚어온 데 따른 ‘사실상의 경질’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공교로운 일도 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들어 중도 낙마한 핵심 관료 4명이 모두 ‘여성’이다. 린다 맥마흔 교육부 장관, 브룩 롤린스 농무부 장관 등이 여전히 내각에 포진해 있으나, 국토안보·법무에 이어 정보 라인에 이르기까지 정권의 핵심 안보·사정 축을 담당하던 여성 인재들이 줄줄이 배제되는 양상이다.

개버드 국장은 22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출한 사직서를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공개했다. 그는 사직서에서 “남편 에이브러햄이 최근 극히 드문 형태의 골암 진단을 받았다”며 “지금은 공직에서 물러나 그의 곁을 지키며 이 힘든 시기를 함께 이겨내도록 전폭적으로 지원해야 할 때”라며 오는 6월 30일부로 사퇴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개버드 국장의 발표 직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털시는 그동안 놀라운 일을 해냈고, 우리는 그녀를 그리워하게 될 것”이라며 사의를 즉각 수용했다. 이어 애런 루카스 현 DNI 부국장이 국장 대행을 맡게 될 것이라고 신속하게 후속 인사를 발표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번 사퇴를 두고 백악관의 강한 압박이 작용한 결과라는 관측이 쏟아지고 있다. 개버드 국장은 최근 이란전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공습의 명분으로 제시한 ‘임박한 핵 위협’ 정보를 두고 정보 수장으로서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내며 균열을 키웠다. 아울러 미국과 이스라엘의 전쟁 목표가 완전히 일치하지는 않는다는 취지의 독자적인 발언을 이어가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미 CNN 방송은 개버드 국장이 이란 노선과 관련해 백악관의 기조와 엇갈리는 메시지를 잇달아 내놓으면서 참모진과 극심한 마찰을 빚었고, 결국 백악관 내 신임을 완전히 상실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이번 사퇴는 올해 들어 크리스티 놈 국토안보부 장관, 팸 본디 법무부 장관, 로리 차베스-디레머 노동부 장관이 연이어 물러난 데 이은 네 번째 고위직 이탈이다. 다가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친정 체제를 강화하기 위해 인적 쇄신을 본격화하고 있다는 해석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다.

과거 오랜 기간 민주당에 몸담으며 2020년 대선 경선까지 출마했던 개버드 국장은, 2024년 대선 정국에서 트럼프 지지를 선언하며 화려하게 보수 진영으로 전향했다. 이후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직후인 지난해 2월 최고 정보 수장 자리에 올랐으나, 결국 백악관 핵심부와 코드 맞추기에 실패하며 취임 1년 3개월 만에 씁쓸한 퇴장을 맞이하게 됐다.

김화균 기자 hwaky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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