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우, '포스코 회장 잔혹사' 끊을까…첫 임기 완주 눈앞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이 지난해 서울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제55기 정기주주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포스코홀딩스)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의 임기 완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윤석열 정권 들어 잇따른 패싱 논란에 휩싸였지만, 최근 실적으로 가치를 증명해 보였다는 평가가 나오면서다. 최 회장이 정권 교체 때마다 반복된 '포스코 회장 잔혹사'를 끊을 수 있을지 재계 안팎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25일 재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불과 1년 만에 포스코홀딩스 2분기 영업이익을 다시 1조원대로 끌어올렸다. 포스코홀딩스는 올해 2분기 실적 매출 20조1210억원, 영업이익 1조3260억원을 기록했다. 직전 분기 대비 각각 3.8%, 88.1% 증가했다.  포항제철소의 빠른 정상화와 배터리 소재 사업 성장세에 힘입은 성과다.

이로써 최 회장의 임기 완주에도 한층 무게가 실리고 있다. 최 회장의 임기는 공식적으로 내년 3월까지이지만, 차기 회장 인선 작업이 10∼11월쯤 진행된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실질적인 임기는 3∼4개월밖에 남지 않은 셈이다.

포스코 회장직은 2000년 민영화 이후 끊임없는 외풍에 시달려왔다. 8.91% 지분을 가진 국민연금공단이 포스코 최대주주로 정부의 통제권 아래에 있어서다.

역대 전 회장들 또한 정권 교체 시마다 예외 없이 사퇴했다. 고(故) 박태준 초대 회장이 1992년 김영삼 전 대통령과의 정치적 불화로 자리에서 물러난 뒤 2대 황경노 회장, 3대 정명식 회장 모두 연이어 임기를 채우지 못했다. 4대 김만제 회장, 5대 유상부 회장, 6대 이구택 회장, 7대 정준양 회장에 이어 8대 권오준 회장까지 모두 같은 수순을 밟았다.

최 회장은 문재인 정권 시절인 2018년 7월 포스코 9대 회장으로 취임했다. 이후 2021년 3월 연임에 성공했다. 이번 임기꺼지 마친다면 최 회장은 포스코 민영화 후 선임된 역대 회장 중 재임을 무사히 마친 첫 사례가 된다.

당초 재계에서는 "최 회장도 임기를 전부 채우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윤 정부 출범 이후 최 회장을 향한 퇴진 압박이 연일 이어졌기 때문이다.

최 회장은 지난해 9월 10대 그룹 총수 중 유일하게 국정감사 증인으로 불려 나왔다. 당시 여당 의원들은 최 회장이 태풍 힌남노에 대한 안일한 대처로 포항제철소 피해를 키웠다며 책임을 물었다.

최정우 포스코홀딩스 회장이 지난해 10월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열린 국정감사 현장에서 증인으로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최지원 기자)

최 회장이 주요 현 정권과의 불화로 대통령 순방길에 동행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패싱' 논란도 일었다. 실제로 최 회장은 아랍에미리트(UAE)·스위스, 일본, 미국 등 대통령 해외 순방 경제사절단 명단에 한 번도 이름을 올린 적이 없다.

지난 6월 베트남 경제사절단 명단에도 포함되지 않으며 논란은 더욱 불거졌다. 베트남 순방에는 10대 그룹 총수를 포함해 윤 정부 들어 최대 규모인 200여 명 이상이 동행했기 때문이다. '수소기업협의체 H2 써밋' 행사에서 최 회장은 정부와 갈등이 있다는 말이 나온다는 취재진의 질문에 "전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다만 최 회장은 대내외 부정 이슈 진화에 적극 나서왔다. 포스코홀딩스는 지난 3월 열린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사내 이사회 우군을 전면 배치했다. 사내이사로 선임된 정기섭 경영전략팀장, 김지용 미래기술연구원장, 유병옥 친환경미래소재팀장은 모두 최 회장과 오랜 기간 호흡을 맞춘 최측근이다.

여기에 외부 전문기관과 함께 CEO·사내외 이사 선임 프로세스 등 그룹 지배구조 전반에 대한 건전한 지배구조를 갖추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소유분산기업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는 상황을 의식한 외풍 차단 포석으로 풀이된다.

최정우 포스코홀딩스 회장(가운데)이 기업시민 경영이념 선포 5주년을 기념하는 ‘2023 포스코 기업시민DAY’에서 영상으로 참석한 그룹사 임직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포스코홀딩스)

재계 한 관계자는 "포스코와 비슷한 입지의 소유분산기업 KT가 아직도 우여곡절을 겪고 있다는 점도 최 회장 임기 완주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KT의 정치권 유착 의혹이 거센 상황에서 포스코 회장을 끌어내리려는 외풍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논리다.

또 다른 관계자는 "실적이 신통치 않았던 최 회장의 임기 초기와 비교해 확실히 상황이 달라졌다"며 "실적 반등을 주도하고 미래 신사업을 적극 전개한 만큼 최 회장은 대내외 리더십을 인정받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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