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직 조닝으로 건폐율 극복한 용인 주택 ‘All in One’

하우스 스토리(HOUSE STORY)

최근 전원주택 입지로 가장 핫한 곳은 용인이다. 양평, 가평 등 그동안 전원주택의 성지로 불렸던 지역보다 선호도가 더 높다. 서울 접근성이 좋으면서도 전원생활을 만끽할 수 있는 자연 환경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이번에 소개하는 주택 역시 청명산 자연 숲과 기흥 호수공원 같은 자연 친화적인 환경이 인접해 있어 자연과 도심을 모두 즐길 수 있는 곳에 위치하고 있다. 통행이 제법 많은 도로변이지만 나무가 울창한 작은 언덕이 대지를 감싸고, 근처에 호수공원이 있어 마치 도심에서 벗어나 있는 느낌을 준다. 동쪽에는 경부고속도로 신갈IC가 있어 지역 이동이 빠른 장점도 있다. 도심 속 단독주택으로는 그야말로 최고의 입지 조건이다.

이형우 기자 | 협조 블루건축사사무소 | 사진 이용백 작가

HOUSE NOTE

DATA
위치
경기 용인시
지역/지구 자연녹지지역
용도 근린생활시설, 단독주택
건축구조 철근콘크리트조
대지면적 662㎡(200.60평)
건축면적 131.44㎡(39.83평)
연면적 660.39㎡(200.19평)
지하 373.41㎡(112.96평)
(근린생활시설: 219.13㎡/주차장: 154.28㎡)
1층 103.84㎡(31.41평)
2층 98.44㎡(29.78평)
3층 84.70㎡(25.62평)
건폐율 19.85%
용적률 43.35%
설계기간 2020년 7월 ~ 2021년 4월
시공기간 2021년 5월 ~ 2022년 4월

설계 블루건축사사무소
010-3847-7008 https://bluearch.co.kr
시공 블루하우스코리아㈜
031)212-5006
https://cafe.naver.com/bluehousekorea

MATERIAL
외부마감
지붕 - 칼라강판(진회색)
외벽 - 이낙스
데크 - 합성목
내부마감
천장 - 던에드워드 친환경 수성페인트
내벽 - 던에드워드 친환경 수성페인트
바닥 - 구정마루, 본티첼로
단열재
지붕 - 두께220 압출법보온판 특호(가등급)
외벽 - 두께135 비드법보온판 2종2호 (가등급)
기초 - 두께100 압출법보온판 특호(가등급) +두께70 비드법보온판 2종2호(가등급)
창호 레하우
조명 더블유라이팅
현관문 D50 YKK이노베스트
방문 도장도어
타일 바스디포
주방가구 디자인씨앤디
위생기구 아메리칸 스탠다드, 대림바스
난방기구 린나이

취재차 들른 주택은 대지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아 보였다. 대지 면적이 약 200평에 달하지만 자연녹지지역에 속해 있어 건폐율이 20%를 넘지 못하기 때문이다. 대지에 비해 건물이 차지하는 면적은 작지만 대신 크게 차지하는 넓은 마당은 이곳이 단독주택이라는 느낌을 물씬 풍기게 해준다.

앤티크한 분위기가 느껴지는 지하 1층 현관. 지하임에도 스며드는 햇빛과 천장 조명이 밝은 인상을 준다.
채광 및 환기가 최대한 확보되도록 선큰 기법을 활용해 조성한 주차장
근린생활시설이 있어 손님 방문이 잦은 지하 1층의 욕실은 누구나 무난하게 느낄 수 있는 모던한 공간으로 완성했다.

자동차 관련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건축주는 이곳에 집을 짓게 된 사연을 시작으로 건축 이야기를 전했다. “편리하지만 많은 사람과 부대껴야 하는 공동주택 생활과 적당히 타협해야 하는 현대사회의 복잡다단한 삶 속에서 정신적인 피로가 상당히 쌓이게 됐습니다. 그러다가 현관을 나서면 자연과 함께할 수 있는 나만의 공간을 갖고자 안성맞춤인 대지를 찾아보는 것에서 단독주택의 꿈을 시작해 보았습니다.”

엘리베이터의 한 면을 투명 창으로 처리해 오르내리며 주변의 풍경을 즐길 수 있도록 계획했다.
소파에 앉아 마당의 살랑거리는 바람을 느끼며 쉴 수 있는 거실은 가족 모두의 힐링공간이다.
널찍한 주방·거실은 건축주 아내의 로망이었다. 마당을 향해 낸 창으로 유입된 환한 햇살이 공간에 개방감을 더해주며 거실 기둥에 맞춰 복도를 마련한 디자인이 눈에 띈다.

‘all in one’이 가능한 집
건축주는 자연 속에 누워 조용히 살랑거리는 바람을 맞으며 쉴 수 있는 마당이 있고, 지하에서 업무를 할 수 있는 ‘all in one’ 집으로 짓기를 원했다. 특히, 주차장이 마당과 연결된 쾌적한 공간이 되기를 바랐다. 이에 벽으로 막힌 형태가 아닌 선큰과 같은 느낌을 줄 수 있는 주차장으로 계획했다. 보통은 대지와 도로의 레벨 차를 활용해 주차장은 지하 1층에 계획하는 게 보통이나, 채광 및 환기가 최대한 확보되도록 선큰 기법을 활용한 것이다.

간접조명이 아늑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주방. 아일랜드식탁의 상판과 벽면을 짙은 브라운 색상으로 마감해 디자인 포인트를 줬다.
강화유리로 난간을 만들어 바닥과 챌판의 강렬한 우드 톤이 더욱 도드라져 보이는 계단실
헤링본 바닥재와 벽조명, 웨인스코팅 몰딩으로 클래식함을 부각시킨 2층 복도

외벽은 단색으로 했을 때 자칫 개성 없는 무난한 건물이 될 수 있어, 투톤(주조색과 보조색)으로 포인트를 줬다. 지붕 또한 모던한 느낌을 주기 위해 평지붕과 경사지붕을 적절히 조합했다. 데크는 외부 마당과 거실의 중간에 위치해 마당의 관리 및 외부 공간의 접근에 불편함이 없도록 했다.

성인이 된 자녀의 방. 비교적 크게 방을 구성했고, 2층과 3층의 사적 영역에 배치해 프라이버시를 확보했다
성인이 된 자녀의 방. 비교적 크게 방을 구성했고, 2층과 3층의 사적 영역에 배치해 프라이버시를 확보했다

수직 조닝으로 공간 문제 해결
성인이 된 세 자녀에게는 비교적 큰 크기의 방이 필요했고, 아내는 널찍한 주방·거실 공간이 로망이었다. 하지만 건폐율이 20%밖에 허용되지 않는 대지에 요구된 공간을 모두 배치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 결국 수직으로 조닝을 하는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했다. 채광이 필요하지 않은 사무실 및 취미실은 지하에, 마당이 연계될 수 있도록 주방과 거실, 서재는 1층에 배치했다. 2, 3층은 방으로 구성해 공적인 영역과 사적인 영역을 나눴다.

중후한 느낌의 원목마루와 아치형 개구부를 설치해 클래식한 느낌을 살리고 벽과 천장을 한톤으로 마감한 3층 부부 침실
모던한 2층 욕실. 욕조 위로 개폐식 창을 내 채광 및 전경과 함께 환기도 가능토록 했다.
세련된 디자인이 인상적인 3층 드레스룸. 파우더룸에서 건축주 아내의 안목이 짐작된다.

실내는 층별로 콘셉트를 나누어 특색 있게 구성했다. 지하 1층은 상가로서 손님 방문이 잦아 누구나 무난하게 느낄 수 있는 모던한 분위기로 조성했다. 주로 침실로 구성돼 있는 2층은 복도에 헤링본 바닥재와 벽조명, 그리고 웨인스코팅으로 클래식함을 부각시켜 안정감을 더했다. 3층은 부부 침실로서 중후한 느낌의 원목마루와 아치형 개구부를 설치해 클래식한 느낌을 살리고, 벽과 천장을 한톤으로 마감해 모던함을 함께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인테리어 미팅에서 구체적인 것을 요구하기보다는 원하는 실에 대한 분위기만 설명했습니다. 그런데도 설계를 맡은 블루건축사사무소에서 조명 및 마감 재질의 색에 대한 디테일 부분까지 찾아 제안해 주셨는데 호텔 같이 차분하고 고급스러운 실내 분위기가 나서 만족스러웠습니다.” 몇 주간의 힘든 미팅이었지만 해피엔딩을 위한 수고로움이었던 것이다.

지하 1층의 근린생활시설
지하 1층의 근린생활시설

안전 대책도 충분하게 마련
외부의 안전 이슈도 세심하게 고려했다. 주변 지대의 경사가 급해 배수 및 토사 유입에 신경을 써야 했다. 공사 중에는 다행히 아무 일 없었지만, 이곳에 살면서 안전해야 하기에 지하수 및 대지 주변 배수에 대한 대비 및 계획을 철저히 세웠다. 최근 이상기후로 지역에 따라 폭우가 쏟아져 산사태와 홍수로 피해가 늘어나는 상황을 염두에 두고 집 주변에 충분한 수방 시설을 마련했다.

건폐율 제한을 극복하고자 지형을 살려 수직으로 조성한 주택 외관
건폐율 제한을 극복하고자 지형을 살려 수직으로 조성한 주택 외관
도로에서 본 주차장 입구 모습

바쁜 와중에도 서로를 챙기고 존중해주는 건축주 부부는 “성인이 된 세 자녀와 함께 새로운 보금자리에서 오순도순 행복한 일상을 보내며 가족을 생각하는 마음이 더 커졌습니다. 집 주변으로 호수공원이 있는데 맛집이 밀집해 있어 멀리 나가지 않아도 여행 온 기분이 드는 것은 보너스로 생각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하며 환한 미소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