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상장폐지 기업 15곳...작년 보다 두 배 늘었다
최근 3년간 없었던 코스피도
올해 1분기엔 벌써 5곳 퇴출
‘4대 상폐요건’ 7월부터 강화
코스닥서 상폐기업 속출할듯
韓자본시장 체질개선에 도움

6일 한국거래소 상장공시시스템(KIND)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이달 6일까지 증시에서 강제 퇴출 결정이 내려진 상장폐지 기업수는 총 15곳(코스피 5곳, 코스닥 10곳)으로 집계됐다. 스팩(SPAC) 소멸·합병, 완전자회사편입, 이전상장 등 합리적 이유가 있는 상장폐지 기업은 제외한 수치다.
같은 기준으로 집계했을 경우 상폐 기업 수는 코스피와 코스닥을 합쳐 2023년 2곳, 2024년 2곳, 2025년 7곳에 불과했다. 올해 상폐기업 수는 퇴출 강화기조가 감지되던 지난해와 비교해도 2배 이상 늘어난 것이며 2~3년 전과 비교하면 7배 이상 급증한 셈이다.
올해 들어서는 코스피 기업 상장폐지가 눈에 띈다. 최근 3년간(2023~2025년) 코스피에서 1분기에 강제 퇴출이 결정된 기업은 한 곳도 없었다. 하지만 올해는 5곳에 달했다.
구체적으로 개별 기업 상장폐지 사유를 뜯어보면 당국의 ‘무관용 원칙’ 적용 기류가 확연하다. 올해 퇴출당한 15곳 중 11곳(코스피 5곳, 코스닥 6곳)이 감사의견 거절이나 사업보고서 미제출 등 명확한 규정 위반에 의한 ‘형식요건 상장폐지’ 였다. 나머지 코스닥 4곳은 상장적격성 실질심사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12월 결산법인들의 감사보고서 제출은 통상 3월 말에 몰려 있다. 때문에 해마다 3~4월 초에는 감사의견 미달에 따른 상폐 기업 발생이 집중되는 시기다.
그럼에도 그간 상대적으로 덩치가 큰 코스피 상장사들은 이의신청이나 실질심사 단계에서 상폐 유예를 주며 연명하게 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소액주주 반발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밸류업 압박 속에 회계 감사가 깐깐해지면서 대형주가 모여있는 코스피 시장에서도 무관용 퇴출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한계기업이 즐비한 코스닥 시장도 제도적 보완으로 퇴출속도에 한층 탄력이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최장 4년씩 걸려 좀비기업의 연명수단으로 지적받던 코스닥 실질상폐심사는 이미 작년 제도 개선을 통해 3심제에서 2심제로 축소됐다.
여기에 더해 금융당국은 지난 2월부터 거래소 내 전담 조직을 꾸려 코스닥에 대해 ‘상장폐지 집중관리기간’을 가동 중이며, 이달 1일부터는 실질심사 시 기업에 부여되는 최대 개선기간마저 기존 1.5년에서 1년으로 단축했다.
시장에서는 올해 1분기 상폐 증가는 예고편에 불과하다고 입을 모은다. 당장 오는 7월부터 시가총액(150억 원→200억 원 상향), 동전주(주가 1000원 미만 아웃 신설), 완전자본잠식(반기 기준 추가),공시벌점(15점→10점 하향) 등 4대 상폐 요건이 대폭 강화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2월 한국거래소 시뮬레이션에서 이 같은 개혁 방안이 반영될 경우 올해 예상되는 코스닥 상폐 대상 기업 수는 기존 50여 개에서 평균 150여 개, 최대 220여 개로 3~4배 이상 급증할 것으로 추산되기도 했다. 4대 상폐요건 강화는 코스피, 코스닥 모두에 적용된다.
최근 상폐추세에 대해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부실기업 및 시장 불건전 기업 퇴출에 더욱 집중적인 관심을 갖고 관련 절차를 엄정하게 진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한계기업 퇴출 건수가 급증하는 것과 관련 한국 자본시장의 체질이 개선되는 긍정적 시그널로 해석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시장에 기생하던 한계기업들이 솎아지면 그동안 묶여 있던 자본이 우량 기업으로 흘러가는 선순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투자자들 역시 재무 구조가 취약한 종목들에 대한 묻지마식 투자는 지양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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