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카오뱅크가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1분기 실적을 올렸다. 고객 유입이 점차 늘어나면서 모든 부문에서 고른 성장을 이뤘고 전략적 지분투자를 단행한 인도네시아 슈퍼뱅크도 흑자 전환에 성공한 것이 주효했다.
카뱅은 '종합금융플랫폼'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세워 인공지능(AI) 적용 서비스를 순차 공개하고 포용금융을 확대하는 등 포트폴리오 다변화로 성장동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카뱅은 1분기 당기순이익으로 1374억원을 올린 것으로 잠정집계됐다고 7일 공시했다. 작년 1분기보다 23.6% 급증했고 시장 컨센서스(추정치 평균)를 7% 웃도는 수치다.
고객수는 2545만명, 월간활성사용자(MAU)는 1892만명으로 집계돼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에 수신잔액은 지난해 말보다 5조4000억원 증가한 60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1180만명의 순이용자를 확보한 모임통장 잔액이 9조6000억원으로 작년 말(8조4000억원)보다 1조2000억원 늘어 요구불예금 확대를 이끌었다.
이에 더해 비이자수익 증가가 실적 성장을 이끌었다. 카카오뱅크의 1분기 비이자수익은 2818억원으로 전체 영업수익(7845억원)의 35.9%를 차지했고 작년 1분기 대비 32.9%, 작년 말과 비교해 22.5% 증가했다.
수수료·플랫폼 비즈니스 확대와 투자금융자산 운용 등의 영향으로 특히 대출 비교 서비스와 각종 투자 서비스의 성장으로 1분기 수수료·플랫폼 수익은 전년 동기 대비 8.8% 늘어난 776억원을 기록했다. 대출 비교 서비스는 1년 만에 제휴사가 2배 정도 늘어난 60개 이상으로 확대됐다.
이런 가운데 카뱅은 머니마켓펀드(MMF) 등 유가증권에도 투자해 1분기 투자금융자산 손익 1648억원을 올렸다.
반면 이자수익은 5027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0.6%, 작년 말과 비교해 2.8% 감소했다. 순이자마진(NIM)이 2.09%로 작년 말 2.15%에서 0.06%p, 작년 1분기(2.18%)와 견줘 0.09%p 하락한 영향으로 분석됐다. NIM은 시중금리 하락과 함께 수신 규모 여신 대비 늘면서 예대율이 하락했고 증가한 수신을 MMF 투자에 집중했기 때문이다.
카뱅의 예대율은 73.3%로 전년 말보다 5.3%p 감소했다. 앞으로 수신 규모가 확장돼 연말 예대율은 70% 수준으로 낮아질 것으로 예측됐다. 이에 NIM도 하락할 수밖에 없지만 카뱅은 저원가성 수신을 확보하고 대출 성장률을 최대한 늘려 연간 NIM을 2% 수준으로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카뱅은 실적 성장을 이루면서도 자산건전성도 견조하게 유지했다. 1분기 중·저신용 대출 잔액 비중이 32.8%로 역대 최고치로 나타났지만 연체율은 작년 말 대비 0.01%p 개선된 0.51%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가계대출 연체율은 0.48%에서 0.46%, 기업대출 연체율은 1.49%에서 1.32%로 내려왔다. 앞으로도 데이터 분석 기반의 신용리스크 정책과 신용평가모형 고도화로 건전성 관리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은 0.51%로 작년 말과 비교해 0.04%p 올랐고 NPL커버리지 비율은 226.42%로 작년 말보다 18.92%p 낮아졌다. 보통주자본(CET1) 비율은 24.93%로 지난해 말보다 1.16%p 빠졌지만 업계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 같은 호조세 속에 카뱅은 글로벌 시장 진출을 확대하는 등 종합금융플랫폼으로의 도약을 천명했다.
우선 전략적 지분 투자를 단행한 인니 디지털은행 슈퍼뱅크의 1분기 기준 흑자 전환이 눈에 띈다. 카뱅은 앞서 2023년 9월 동남아시아 대표 플랫폼 '그랩(Grab)'과 파트너십으로 지분 10%를 투자했다. 또 지난해 9월 태국 중앙은행에 가상은행 인가 신청서를 내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데 6월에 후보가 선정될 것으로 예측된다.
카뱅은 5월 말부터 AI 적용 서비스를 출시한다. 궁금한 점을 묻고 답을 얻을 수 있는 AI 검색을 시작으로 금융과 관련된 계산을 대화 형태로 해결할 수 있는 AI 금융계산기도 선보인다. 이와 함께 영유아 등 신규 고객군을 확보하기 위한 상품도 지속 출시하는 등 2027년까지 3000만명의 고객을 확보하고 총수신 90조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카뱅은 개인사업자 대출 서비스도 강화한다. 현재 보증서 담보대출 및 1억원 이하 신용대출만 취급하고 있는데 6월에 1억원 초과 신용대출 상품을 내놓고, 하반기 비대면 담보대출을 출시해 개인사업자 대출 상품 라인업을 늘린다. 또한 세금 통합관리, 정부 지원금 찾기 등 소상공인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늘려 사업자 전용 플랫폼으로 성장을 가속화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현재 2조원 수준인 개인사업자 대출 규모를 2030년까지 15조5000억원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개인사업자 대출은 연체율 관리가 가장 중요하지만 중·저신용 대출 출시 이후 안정적으로 연체율을 관리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개인사업자 대출 건전성 관리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억제 기조를 극복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카뱅의 1분기 말 여신 잔액은 44조3000억원으로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전분기 대비 4000억원 증가한 13조510억원에 그쳤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증가하는 고객 트래픽을 바탕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해 성장동력을 강화하고 모든 부문의 고른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며 "지속가능한 성장을 바탕으로 포용금융을 확대하고 혁신적인 신규 서비스를 선보이는 등 고객에게 첫 번째로 선택받는 종합금융플랫폼이 되도록 힘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류수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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