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차 가격이 이미 수입차와 어깨를 나란히 하거나, 일부 모델은 오히려 더 비싸진 상황에서 충격적인 조사 결과가 공개됐다. 바로 일본 브랜드 렉서스(Lexus)가 신차 품질과 내구성 모두에서 1위를 차지하며, 국산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를 크게 따돌린 것이다.
자동차 리서치 전문기관 컨슈머인사이트(Consumer Insight)가 진행한 ‘제25차 연례 자동차 기획조사’ 결과에 따르면, 렉서스는 초기품질(TGW-i)과 내구품질(TGW-d) 부문에서 압도적인 성적을 거두며 사실상 품질 부문 ‘독식’을 이뤄냈다. 반면 제네시스를 비롯한 국산 브랜드들은 가격 상승과 달리 품질 경쟁에서는 뼈아픈 현실을 마주하게 됐다.

렉서스, “신차 문제점 가장 적다”…제네시스와 큰 격차
이번 조사는 매년 7월, 약 10만 명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진행되는 대규모 리서치다. 소비자들이 실제로 겪은 문제점을 100대당 건수(PPH, Problems Per Hundred)로 환산해 순위를 매기는 방식이다.
올해 결과에서 렉서스는 초기품질 부문에서 66 PPH라는 수치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7 PPH 낮아진 수치로, 신차 품질이 더욱 향상됐음을 의미한다. 반면 국산 프리미엄 브랜드인 제네시스는 89 PPH로 2위에 머물렀다. 수치상으로는 23 PPH 차이가 나는데, 이는 소비자들이 실제 차량에서 겪는 문제 건수 차이가 상당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특히 현대차와 테슬라는 각각 102 PPH를 기록하며 공동 3위를 차지했고, 기아는 103 PPH로 5위에 올랐다. 국산 브랜드가 나란히 상위권에 이름을 올린 것은 긍정적인 결과지만, 이미 가격 면에서 수입차와 맞먹거나 더 비싸진 상황을 고려하면 “품질 경쟁에서 만족할 수준인가?”라는 의문이 제기된다.
내구성에서도 렉서스 압승…토요타와의 격차 ‘두 배 이상’

초기품질뿐 아니라 내구품질 조사에서도 렉서스는 압도적인 성과를 보였다.
렉서스는 74 PPH로 전년 대비 무려 60 PPH가 감소하며 내구품질 1위를 기록했다. 이는 장기간 사용해도 문제 발생이 크게 줄어들었다는 의미다.
반면 전통적으로 고품질 브랜드로 평가받던 토요타는 155 PPH를 기록하며 2위에 머물렀다. 렉서스와 무려 두 배 이상의 격차가 벌어진 것이다. BMW가 167 PPH로 3위를 차지했으며, 현대차와 기아는 각각 201 PPH, 203 PPH로 4위와 5위에 올랐다.
문제는 국산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였다. 제네시스는 213 PPH로 지난해보다 순위가 하락했다. 내구성에서 ‘프리미엄’이라는 브랜드 이미지와는 다소 동떨어진 결과라는 지적이 나온다.
국산차, 가격은 수입차급…품질은 여전히 숙제

이번 조사에서 가장 주목할 부분은 국산 브랜드의 딜레마다. 현대차, 기아, 제네시스 모두 품질 경쟁력에서는 글로벌 상위권에 속하지만, 이미 가격 면에서 수입차를 위협하거나 넘어선 상황이다.
특히 제네시스의 경우 고급 브랜드로 자리매김하며 독일 3사와 직접적인 경쟁을 선언했지만, 품질 지표에서는 여전히 렉서스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가격은 수입차만큼 비싼데, 과연 품질은 따라가고 있는가?”라는 불만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테슬라, 품질 개선 ‘깜짝 반전’

흥미로운 점은 테슬라의 성적이다. 테슬라는 올해 무려 59 PPH를 개선하며 가장 큰 폭의 품질 향상을 보였다. 주력 모델인 모델Y ‘주니퍼’의 품질 개선 효과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한때 ‘초기 품질 최악’이라는 오명을 썼던 테슬라가 단기간에 품질 경쟁력을 크게 끌어올린 것은, 전기차 시장의 본격적인 성숙기를 알리는 신호탄으로도 해석된다.
전통 강자 토요타·볼보, 왜 무너졌나?

반대로 전통의 강자로 불리던 토요타와 볼보는 이번 조사에서 뼈아픈 성적을 받아들여야 했다. 토요타는 내구품질 부문에서 무려 52 PPH가 증가하며 순위가 급락했고, 볼보 역시 3계단이나 밀려났다.
품질 관리 체계에 일시적인 문제나 특정 모델의 품질 하락이 전체 결과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이지만, 소비자 신뢰에 타격을 줄 수 있는 대목이다.
“품질은 결국 브랜드 생명줄”
컨슈머인사이트는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 “자동차 품질은 초기와 내구 단계 모두에서 소비자 만족도를 결정하는 핵심 요소”라며, “토요타 사례처럼 고품질 브랜드도 언제든지 하락할 수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고 분석했다.
결국 전동화 시대에도 승자는 ‘일관된 품질 관리’를 유지하는 브랜드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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