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리, 네이버스토어 입점...자사주 150억원 어치 매수
e커머스 압도적 1위 쿠팡에 대항하기 위해
e커머스 기업 컬리가 지난달 자사주 매입을 결정한 데 이어 네이버 스토어에 입점키로 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비상장 회사인 컬리가 자사주를 매입하는 것도 이례적이고, 자사 플랫폼에서만 상품을 팔던 컬리가 다른 회사의 e커머스 플랫폼에 입점키로 한 것도 회사 설립 이후 처음이기 때문이다.
관련업계에는 e플랫폼 시장을 사실상 장악한 쿠팡에 대항하기 위해 컬리가 네이버와 전략적 협력에 나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3월 쿠팡은 거래액 3조원을 돌파하면서 온라인쇼핑 1위의 입지를 굳건히 다졌다. 2위인 11번가의 거래액이 2915억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무려 11배쯤 많다.
18일 컬리는 네이버와 전략적 업무 제휴를 추진하고 네이버플러스 스토어에 컬리의 서비스를 선보인다고 밝혔다. 컬리가 타사의 e플랫폼에 입점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컬리는 올해 네이버플러스 스토어에 컬리 서비스를 오픈할 계획이다. 우선 컬리의 식품, 생필품 선보이고, 양사 공동의 다양한 고객 서비스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컬리는 네이버 스토어 입점을 통해 대규모 새로운 고객을 유치하고, 고객군도 다양한 연령층으로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통업계 전문가들도 기존 컬리몰 한 곳이었던 판매 채널이 네이버 쇼핑으로 확장되면 판매가 증가하고, 서비스 경쟁력도 강화될 것으로 평가했다.

컬리와 네이버는 각 사만의 명확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이번 양사의 업무 제휴를 기점으로 더 많은 고객들이 좋은 상품과 우수한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기를 바란다"
- 김슬아 컬리 대표 -
컬리가 지난달 결정한 자사주 매입은 속내가 좀 더 복잡하다.
먼저 컬리가 소액주주로부터 자사주를 매입하고, 네이버는 컬리나 대주주가 보유한 지분 10%의 지분을 매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와 관련해 컬리는 이미 지난달 27일에는 컬리는 27일 이사회를 열어 150억원 규모 자사주를 취득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지난해 말 기준 컬리의 소액주주는 5446명으로 전체 지분의 14.1%를 보유하고 있는데 컬리가 이 중 2.4%를 장외시장 매매 체결 가격인 주당 1만5000원으로 매입키로 한 것.
네이버가 매입하겠다는 지분율 10%에는 한참 부족하다.
때문에 관련업계는 네이버가 컬리가 소액주주들로부터 매입한 주식이나 컬리 창업주의 보유 지분을 인수하는 것보다는 재무적인 투자자들인 PEF와 캐피털로부터 지분을 인수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컬리의 최대주주인 외국계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앵커에퀴티파트너스(앵커PE)는 컬리의 지분 13.5%를 보유하고 있다. 창업자인 김슬아 컬리 대표이사와 힐하우스캐피털, 세콰이아캐피털 등의 주요 주주들도 10% 미만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컬리의 재무적인 투자자들인 PEF와 캐피털이 투자금을 회수해야 할 기회를 이미 한 차례 상실했기 때문이다.

컬리는 지난 2022년 8월 유가증권시장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했지만, 글로벌 경제 상황 악화로 인한 투자 심리 위축을 이유로 이듬해 1월 상장을 취소했다. 상장은 투자자들이 투자금을 회수하는 가장 일반적인 방법 중 하나다.
상장과 함께 재무적 투자자들이 투자금을 회수하는 일반적인 방법은 누군가 이들 투자자들이 보유한 지분을 사주는 방법이다.
관련업계는 네이버가 PEF와 캐피털이 보유한 컬리 지분을 매수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문제는 PEF와 캐피털이 컬리에 투자할 당시와 현재 컬리의 기업가치가 크게 차이난다는 점이다.
컬리의 가치는 한 때 8조원까지 인정받았다. 하지만 컬리가 최근 소액주주들로부터 자사주를 매입키로 결정했을 당시에는 회사가치가 6000억원으로 떨어졌다. 이는 최대주주 앵커PE가 컬리에 재무적인 투자에 나설 당시의 가치 2조9000억원의 5분의 1수준에 불과하다. 주식을 팔면 손해 보는 상황이다.
하지만 상장일정이 잡히지 않은 만큼 PEF와 캐피털이 더 큰 손해를 보기 전 컬리 지분을 네이버에 파는 선택을 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e플랫폼에서 쿠팡의 장악력이 더욱 견고해지는 상황에서 네이버와 컬리 입장에서는 전략적 관계를 구축, 힘을 모아 쿠팡에 대항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생각했을 수 있다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