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영상을 보라. 자동차 한 대가 도로 바깥쪽 음표가 그려진 곳으로 지나가니까 마치 자동차가 피아노 건반 위에서 움직이는 것처럼 멋진 멜로디가 들리기 시작한다. 이건 서울양양고속도로 인제~양양 터널에서 들리는 동요 작은별. 항상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노래가 시작되는데 어떻게 이런 게 가능할까? 유튜브 댓글로 “터널에서 나오는 동요는 스피커에서도 안 들리는데 어떻게 우리 귀에 들리는 것인지 궁금하다”는 의뢰가 들어와 취재했다.

노래하는 고속도로는 누가 만든걸까. 건조한 고속도로에 흥겨움을 더한 발명자를 찾아냈는데 바로 한국도로공사의 신승환 차장님. 도로공사 설명으로는 이건 15년전 2008년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발명한 거라고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게 된건지 차장님께 물어봤다.

한국도로공사 도로개량사업단 신승환 차장
"왜냐면 졸음 운전 사고가 많은데 졸음 운전을 인위적으로 깨울 수 있는 방법이 없잖아요. 지금 아무리 아이티 기술이 발달했다 하더라도... 한계가 있거든요. 그래서 외부적으로 자극을 줄 수 있는 방법 없나 고민하다가 그루빙 구간을 지날 때 소리가 나는 거를 이용해서 착안을 한거죠"

해외 영상에서도 노래하는 고속도로를 만나볼 수 있는데, 우리나라에서 발명한 것이 그 최초라고 한다. 특허청에도 ‘도로의 음원생성장치 및 그 시공방법’라는 이름으로 등록이 되어 있었다. 일본에서 양각식으로 노래하는 도로가 먼저 나오긴 했지만 콘크리트에서 홈을 죽죽 그어서 오래 버티게 만든 것은 우리나라가 최초다.

한국도로공사 신승환 차장
"저희는 이게 파서 들어가는 거잖아요. 일본같은 경우에는 볼록하게 양각식으로 하는 방식이 있다고 하더라고요. 음각은 저희가 먼저 했죠. 돌출되게 하는 거냐 오목하게 하는 거냐 그 차이죠. 음각 방식으로 저희가 특허까지 출허가 되어 있는 거거든요. 저희가 우선권이 있는 거죠"

그루빙이란 쉽게 말해서 도로 포장을 깎아내는 걸 말하는데 1960년대 미 항공우주국(NASA)에서 항공기 안전을 위해 마찰력을 증가하고, 배수 효과를 내기 위해 처음으로 도로면에 실용화시켰다고 한다. 그루빙 기법을 활용해 소음과 진동을 의도적으로 발생시킴으로써 경고 효과를 내려고 고안한 게 바로 노래하는 고속도로다.

한국도로공사 도로개량사업단 신승환 차장
"원래는 사고 위험이 있거나 배수를 목적으로 도로 포장체에다가 홈을 내는 게 있거든요. 그거를 그루빙이라고 하는데 그루빙에다가 폭원하고 깊이를 달리 해서 음원을 발생시키는 거죠"

그루빙은 차량이 가는 방향과 홈이 나 있는 방향에 따라 세로방향과 가로방향으로 나뉘는데 여기서 차량의 진행방향에 수직 방향으로 도로에 홈을 내는 가로방향 그루빙이 노래하는 고속도로에 사용된다.

홈과 홈 사이에 튀어나온 부분을 ‘돌출턱’이라고 하는데 돌출턱의 길이를 조절해서 음계를 맞추는 방식으로 설치되어 있다. 예를 들어 도는 46mm, 레는 39mm, 미는 32mm로 돌출턱을 만들어서 하나의 그루빙부를 만들어서 길이를 조절해 음의 장단을 맞추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도’ 음을 1초동안 내기 위해서는 그루빙부를 28미터까지 늘려야 한다.

한국도로공사 도로개량사업단 신승환 차장
“모든 사물에는 주파수가 있거든요. 고유 주파수 얼굴에 때리면서 목탁 소리 내고 이러듯이 비록 딱딱한 콘크리트지만 거기서 홈을 파면 음이 발생이 돼요. 폭원과 폭 깊이에 따라서 음이 달라집니다. 그래서 그거를 이용해서 노래를 구현을 한 거죠”

이외에도 사이렌 소리가 들리는 터널, 안전운전 소리가 들리는 터널, 호루라기 소리가 들리는 터널도 있는데 이건 스피커를 이용한 방식이다.

한국도로공사 춘천지사 교통안전팀 관계자
"스피커를 설치를 해서 저장된 음성을 송출하는 거죠. 재난방송 같은 경우는 전방 사고가 났습니다 주의 운전 바랍니다. 이런 거는 임의로 제어를 해서 바꿀 수 있는 거고요"

노래하는 고속도로는 전국 6곳으로 제2중부 고속도로, 서울양양고속도로(양방향), 중앙고속도로(양방향), 동해고속도로에 있는데,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의 경우 소음 민원 때문에 설치했다가 없어졌다고 한다.

한국도로공사 도로개량사업단 신승환 차장
"이제 모든 차량이 지나갈 때마다 소리가 나니까 주변에서 사시는 분들은 소음 때문에 잠을 못자겠다. 그래서 없던 걸로 갈아냈습니다. 민원 때문에 주로 터널안에 요즘은 많이 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왜 뉴진스의 하입보이 같은 노래가 아닌 이런 동요로 정했는지 물어봤는데 역시 단순함 때문이었다.

한국도로공사 도로개량사업단 신승환 차장
"맨 처음에 미국동요거든요? 'Mary had a little lamb'이라고 우리나라에서는 종이 비행기라고 불러지는 노래입니다. 근데 처음 해보다 보니까 그 계이름 상에서 솔솔라라솔솔미~ 가장 단순해요. 그 종이 비행기가 가장 단순하기 때문에 그걸로 선정을 한거죠. 혹시 실패할줄 몰라가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