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마트의 '지(G)마켓' 인수는 결국 '승자의 저주'였나.
국내 독보적 오프라인 유통 채널 이마트가 이커머스·오픈마켓의 강자 '지마켓'을 인수한지 2년이 경과됐다.
인수 1년차는 조직과 커리큘럼 정비 등의 시간이었다면 2년차에는 본격적인 성과를 내야할 때다. 하지만 업계 안팎에서는 이마트의 지마켓 인수 효과에 우호적인 시각이 부족한게 사실이다. 지마켓이 이마트의 실적 개선에 발목을 잡고 있어서다.
지마켓 인수 2년을 되돌아보자.
이마트는 2021년 11월 에메랄드SPV를 통해 지마켓 지분 100%를 보유한 아폴로코리아 지분 80.01%를 3조5591억원을 들여 사들였다. 이마트는 물론 신세계그룹 포트폴리오에 큰 변화를 가져다 준 '빅딜'이었다.
신세계그룹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은 잘 융합해 운영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지마켓 인수는 갈수록 온라인 시장의 규모가 커지자 온라인 규모를 더 늘리려는 야심찬 구상이었다. 오랫동안 오픈마켓 강자로 자리잡았던 이베이코리아의 지마켓을 품은 이유다.

이베이코리아는 2000년 4월 설립돼 국내에서 지마켓, 옥션, G9 등의 오픈 마켓 플랫폼을 운영하며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그동안 쌓인 수많은 고객과 판매자의 데이터를 보유 중이다.
신세계그룹은 SSG닷컴이 보유 중인 온라인 풀필먼트 센터 3곳과 이베이코리아 동탄 센터, 인천 해외 직구 전용 센터가 합쳐져 물류도 강화했다.
다만 이커머스 업종이 수익성이 좋지 못하다는 점은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았다. SSG닷컴과 11번가는 적자를 기록 중이고, 쿠팡은 수천억 원의 누적 적자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이베이코리아가 매년 영업 이익을 내며 선방 중이었지만 그동안 물류나 배송 시스템 등 성장을 위한 적극적인 투자를 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아 온 점을 감안하면 '장미빛 전망'은 아직 시기상조라는 전망이 나왔다.
지마켓, 인수 2년간 적자 가중…발목 잡힌 이마트 실적
이마트는 지마켓 인수 이후 매출 상승 효과는 확실히 보고 있다. 지난해 이마트의 연결 기준 매출은 29조3324억원으로 지마켓 인수 전인 2020년(22조330억원)보다 33.1% 늘었다. 지난해 매출 24조9327억원보다도 17.6% 늘어난 모습이다. 올해 매출은 29조87222억원으로 전년 대비 1.8% 성장이 예상된다.
반면 영업 이익은 퇴보했다. 작년 이마트의 2022년 연결 영업 이익은 1357억원으로 2020년(2372억원)보다 57.2%, 작년(3168억원)보다 42.8% 줄었다. 올해 예상 영업 이익은 1321억원으로 전년 대비 2.6% 감소할 전망이다.
이마트 연결 재무제표에 포함되는 계열사는 SSG.COM을 비롯해 지마켓, SCK컴퍼니, 이마트24, 이마트에브리데이, 신세계조선호텔, PK리테일(미국) 등 7개사다.
이중 지난해와 올해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한 계열사는 SSG.COM과 지마켓 2곳이다.
특히 지마켓의 적자 행진은 신세계그룹에서도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다.
실제로 지마켓의 올 3분기 매출은 2,970억원 (YOY -2.1%)이며 영업 이익은 -80.9억원을 기록했다. 지마켓은 올 2분기에도 영업 이익이 -110.3억원이나 됐다. 4분기도 매출은 3038억원, 영업 이익은 -60.1억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4분기를 감안하면 지마켓의 2023년 영업 이익은 -372억원이다. 2022년 -655억원을 합치면 이마트가 지마켓 인수 2년 동안 무려 -1,027억원에 달한다.

지마켓, 내년은 달라진 실적 보일까.
지마켓이 2년 연속 적자 행진을 기록한 가운데 2022년 대비 올해 적자 폭을 43.2%나 줄였다는 점은 희망적이라는 평가다. 2024년은 적자 폭이 더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증권가에서 예상하는 지마켓의 2024년 영업 이익은 -51억원(1분기), -46억원(2분기), -43억원(3분기), -41억원(4분기)로 대략 -181억원 수준이다. 이럴 경우 2025년은 흑자 전환도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지마켓이 살아나면서 이마트의 실적 개선도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증권가의 컨센서스에 따르면 2024년 이마트 연결 영업 이익은 705억원 (1분기), 145억원(2분기), 1369억원(3분기), 1247억원(4분기) 등이다.
연결 매출은 31조 237억원으로 올해 대비 3.8%, 영업 이익은 3466억원으로 올해 대비 137.4% 증가를 예상하고 있다.
대형 증권사 A연구원은 "지난 2년간 지마켓의 실적은 사실상 '승자의 저주'로 평가 받을만하다"며 "다만 내년 이후 지마켓의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만큼 당장의 판단은 유보해야 한다는 의견이다"고 밝혔다.
곽도훈 기자 kwakd@e-foc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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