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퇴 위기’ 자민당 이시바… 정권 유지해도 ‘식물총리’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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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집권 자민당이 중의원 선거에서 15년 만에 단독 과반 획득에 실패하면서 자민당을 이끄는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총리의 운명도 칼날 위에 서게 됐다.
하지만 개혁 이미지로 자민당을 이끌게 된 이시바 총리가 유권자들에게 제대로 된 개혁 의지를 보여주지 못한 채 조기 중의원 해산을 강행했다는 점에서 결국 책임을 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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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익 다카이치 차기주자 주목
일본 집권 자민당이 중의원 선거에서 15년 만에 단독 과반 획득에 실패하면서 자민당을 이끄는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총리의 운명도 칼날 위에 서게 됐다. 이시바 총리는 ‘사퇴론’에 대해서 말을 아꼈지만 조기 총선 승부수 실패에 대한 ‘책임론’이 커지면 역대 최단 총리라는 오명을 쓸 수도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시바 총리는 27일 오후 중의원 참패 윤곽이 뚜렷해지자 “홋카이도(北海道)에서 규슈(九州)까지, 정치와 돈 문제(정치 비자금 사건)에 대해 전혀 이해받지 못한 것이 가장 컸다”고 패인을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선거 패배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는 “그런 것을 입에 올려야 한다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며 선을 그었다. 지난 1994년 단 64일간 재임한 하타 쓰토무(羽田孜) 전 총리가 세운 기록을 깨는 ‘초단명 총리’가 되는 것을 우선은 거부한 것이다. 하지만 개혁 이미지로 자민당을 이끌게 된 이시바 총리가 유권자들에게 제대로 된 개혁 의지를 보여주지 못한 채 조기 중의원 해산을 강행했다는 점에서 결국 책임을 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이시바 총리가 자진 사퇴하지 않고 연립 여당에 참여하는 정당을 확대해 정권을 억지로 유지한다고 해도 ‘식물 내각’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높다. 정책 추진에 힘이 빠지는 것은 물론 내년 7월 예정된 일본 참의원 선거를 두고 당내 이시바 흔들기가 계속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에 일본 매체들은 ‘포스트 이시바’를 노리는 인사들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고 보도하고 있다. 당내에서 이시바 총리를 끌어내릴 수 있는 유력 인사로는 지난달 자민당 총재 선거 1차 투표에서 1위를 기록했으나 최종 투표에서 이시바 총리에게 밀렸던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전 경제안보담당상이 꼽힌다. 다카이치 전 담당상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종전기념일(8월 15일)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靖國) 신사참배를 강행하는 등 ‘우익 기수’로 분류되는 인물이다. 특히 다카이치 전 담당상은 지난 총재 선거부터 자신의 ‘뒷배’를 자처한 아소 다로(麻生太郞) 전 총리가 이끄는 ‘아소파’의 지지를 받고 있다. 또 다카이치 전 담당상은 이번 선거 기간 ‘정치 비자금’ 연루로 자민당 공천에서 탈락한 ‘아베 신조(安倍晋三)파’ 의원들의 지원 유세에도 적극적으로 나선 바 있다. 이에 다카이치 전 담당상이 아소파와 아베파 세력을 규합해 움직이면서 이시바 총리에게 반기를 들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박상훈 기자 andrew@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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