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캉스 왜 안가나 했더니…MZ들 몰려든 '뜻밖의 장소'
크루즈 산업 지난해 코로나19 직전 대비 7% 성장
"2027년까지 10%대 성장"
부유한 중장년층이 즐기는 고가 여행으로 여겨지던 크루즈 여행이 달라지고 있다. 20~30대 젊은층 유입이 늘어나면서다.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여행 후기 영상이 입소문을 타는 등 크루즈 여행에 대한 인식이 바뀐 영향이 크다.
업계에선 크루즈선에서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 다양한 연령층이 만족할 수 있도록 구성된 데다 인증샷과 특별한 경험을 중시하는 MZ(밀레니얼+Z)세대 수요가 늘어나면서 크루즈 여행이 점차 대중화되고 있다고 풀이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 크루즈 여행 수요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엔데믹 이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세계크루즈선사협회(CLIA)가 발표한 '2024 크루즈 산업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크루즈 승객 수는 2019년 2970만명에서 2023년 3170만명으로 7%가량 늘었다. 코로나19가 확산하던 2020년 580만명, 2021년 480만명으로 급감했던 수요가 빠르게 회복하면서 오히려 코로나19 이전보다 더 인기를 끌고 있다.
아시아 국가에선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중국을 제외한 한국, 일본, 대만 등에서 수요가 늘었다. 특히 한국은 전세선 공급까지 확대됐다. 하나투어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선사가 운영하는 정기노선은 한국을 모항으로 운영하지 않고 있다. 국내 업체는 전세 크루즈를 이용해 단발성으로 운영한다. 공식 통계가 없어 한 크루즈 전세선 업체 자료를 통해 데이터를 산출해보면 지난해 전세선은 총 8회 운영됐으며 한국인 1만5000여명이 이용했다. 올해는 총 14회, 2만8000여명이 탑승했다.
국내 운영 크루즈 외에 해외 출발 상품을 이용한 내국인 관광객 수를 더하면 총이용객 수는 이보다 늘었을 것으로 추산된다. 주요 국제 크루즈 선사가 일본, 싱가포르, 홍콩, 중국 등을 모항으로 운영하고 있기 때문. 모항은 잠시 들리는 기항과 달리 크루즈선 출발 도착지로 한국인 관광객은 모항 국가로 항공편을 타고 이동한 뒤 탑승해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대다수 고객이 부모님 환갑, 칠순 여행이나 동호회원끼리 단체로 오는 경우가 많았는데 최근 들어 아이를 동반한 가족, 친구들과 함께 여행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며 "SNS를 통해 크루즈선 브이로그 영상이 화제가 되면서 젊은층 이용률이 높아지고 있다"고 귀띔했다.
크루즈 여행의 가장 큰 장점은 패키지 여행과 달리 자유롭다는 점이다. 크루즈선에 승선한 뒤 이용 기간 내내 무료로 제공되는 음식과 체험 프로그램을 자유롭게 즐길 수 있다. 기항지에 도착해 자유여행 혹은 크루즈사에서 제공하는 투어 상품을 이용해 현지 관광을 떠나거나 배에서 내리지 않고 휴식을 취하는 등 개인 선택에 따라 여행을 즐길 수 있다.
지난해 크루즈 여행을 다녀왔다는 40대 조모 씨는 "크루즈 안에서 범퍼카도 타고, 수영도 하고 이것저것 체험도 재밌었지만 언제든 먹을 수 있는 음식이 너무 좋았다"며 "여행객 사이엔 크루즈에선 살찌는 게 당연하다는 말이 나올 정도"라고 말했다. 조 씨는 "닷새 일정도 길다고 생각했는데 너무 짧게 느껴져 다음번에는 열흘 이상 길게 가는 크루즈를 타보고 싶다"고 했다.
크루즈 여행은 승선 경험이 있는 여행객 대다수가 다시 떠나고 싶어할 정도로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크루즈선사협회 조사 결과 크루즈 승선 유경험자의 82%가 다시 승선하겠다고 답했다. 밀레니얼과 Z세대에서는 각각 81%, 74%가 재탑승을 희망했다.
로얄캐리비안크루즈 본사 관계자는 세계크루즈선사협회 자료를 인용해 "크루즈 시장은 2027년까지 10% 이상 성장할 것이라는 명확한 보고서가 있다"며 "한국 크루즈 시장은 지금 호황을 누리고 있다"고 말했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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