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팔 봉인' 오타니 이렇게까지 뛰어야 하나…그만큼 간절한 우승, 다저스 싹쓸이로 꿈 이룰까

▲ 오타니 쇼헤이는 어깨 부상을 안고 월드시리즈 3차전 출전을 강행했다. 1회초 선두타자로 나와 볼넷으로 출루한 뒤 왼손으로 유니폼 위쪽을 붙잡고 팔을 보호하는 동작을 취했다. 프레디 프리먼의 홈런이 터지면서 주루 부담 없이 득점할 수 있었다. ⓒ 중계 화면 캡처

▲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어깨가 빠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방지하기 위해서다."

다저스 투타겸업선수 오타니 쇼헤이는 29일(한국시간) 왼쪽 어깨 아탈구(일부 탈구) 부상을 안고 월드시리즈 3차전을 치렀다. 타석에서는 표가 나지 않았지만 1회 첫 타석에서 볼넷을 얻자마자 어깨 부상이 완전히 낫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오타니는 1루 베이스를 밟은 뒤 왼손으로 유니폼 목덜미 쪽을 잡고 주루 플레이를 했다. 2루 도루는 전혀 생각하지 않는 듯 리드 폭도 줄였다.

눈 앞에 있는 메이저리그 데뷔 첫 우승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다는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었다. 오타니는 27일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월드시리즈 2차전에서 7회 2루 도루를 시도하다 왼쪽 어깨를 다쳤다. 경기 후 기자회견은 물론이고 28일 훈련일 기자회견, 또 29일 경기 전 기자회견까지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에게 오타니의 몸 상태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다.

로버츠 감독은 29일 3차전에 앞서 "오타니가 경기 출전을 고집했다. 어제 배팅케이지에서 스윙하는 장면을 봤는데 좋아 보였다. (오타니를 제외한)모두의 마음 속에 불안감이 있었지만 오타니는 처음부터 3차전에 나가려고 마음 먹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 오타니 쇼헤이와 프레디 프리먼의 부상 투혼이 다저스의 월드시리즈 3연승을 이끌었다. 오타니는 왼쪽 어깨, 프리먼은 오른쪽 발목에 부상을 안고 있다. 29일 월드시리즈 3차전에서 오타니는 볼넷으로 출루하고, 프리먼이 우월 2점 홈런을 터트리며 2-0 리드를 만들었다.

▲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가 26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 위치한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뉴욕 양키스와의 월드시리즈 1차전에서 8회말 우월 2루타에 이은 상대 실책에 힘입어 3루에 안착한 뒤 기뻐하고 있다.

오타니의 부상 상태와 통증 정도에 대해서는 "분명히 불편감은 있다. (타격 훈련에서)어떤 스윙은 괜찮았고, 또 어떤 스윙은 불편해 보였다. 그러나 나는 그가 타협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고 뛸 수 있다고 느꼈다"고 밝혔다.

MLB.com은 오타니의 3차전 선발 출전 소식을 보도하면서 다저스 선수들 사이의 에피소드를 소개했다. 먼시는 MLB.com에 "2차전이 끝나고 공항으로 가는 길에 오타니로부터 '괜찮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그게 다였다. 오타니가 3차전에 나갈 거라고 했고, 우리 모두 걱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오타니는 동료들을 안심하게 하면서 부상이 재발하지 않는 방법을 연구하고 3차전에 나섰다.

3차전이 끝난 뒤에는 취재진과 만났다. 오타니는 "처음 부상했을 때는 어떤 상태인지 잘 몰랐다. 어떻게 된 일인지도 몰랐다. 나중에 알았다. 우선 세이프인지 아닌지부터 생각했다. 지금은 조금씩 통증이 줄어들고 있어서 내 스윙이 돌아오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며 "테이핑을 하거나 해서 다른 점은 있었지만 별로 다른 점은 모르겠다. 그렇게 크게 달라진 것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 부상 후 경기장을 빠져 나가는 오타니 쇼헤이 ⓒ 연합뉴스/AP통신

출루 한 뒤 왼팔을 보호하는 자세에 대해서는 "처음에는 경기 중에도 계속 옷을 입고 있었다. 계속 체온을 유지하고 식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더라. 옷을 잡고 있는 것은 1루에서 슬라이딩할 때 왼손이 닿거나, (부상 때와)비슷한 동작을 할 때 어깨가 빠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다"라고 설명했다.

헛스윙할 때 표정이 일그러졌다는 얘기에는 "타석에서의 느낌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아프다, 아프지 않다 이런 느낌이 얼굴에 얼마나 드러났는지 모르겠는데 생각해 본 적은 없다"며 "경기 중에는 아프다 아프지 않다 하는 생각을 별로 하지 않는다. 아프지 않다는 생각으로 뛰고 있다. 상태가 나빠지지 않도록 할 수 있는 일들을 하려고 한다"고 답했다.

4차전도 당연히 선발 출전하는 것이 목표다. 오타니는 "당연히 나갈 수 있는 상태라면 나가고 싶다. 출전을 준비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리고 팀에서 나가달라고 하면, 혹은 필요하다고 하면 최선을 다해 경기에 나가고 싶었다"고 말했다.

다저스는 3차전을 4-2로 잡으면서 시리즈 전적 3승 무패로 앞섰다. 역대 월드시리즈에서 3승 무패를 선점한 팀이 역전당한 적은 없었다. 메이저리그 7전 4선승제 시리즈를 통틀어도 3승 무패에서 뒤집힌 사례는 2004년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가 유일하다. 당시 보스턴 레드삭스가 양키스에 3패로 몰렸다가 4연승했다.

오타니는 "내일 결정되면 더할 나위 없이 좋다. 그러려면 내일 또 1승을 해야 한다. 우선 내일 경기부터 집중하고 싶다"고 얘기했다. 어깨 걱정을 완전히 털어내기 위해서라도 하루라도 일찍 우승을 확정해야 한다. 오타니는 "시즌이 다 끝나고 나면 다시 한 번 검사해서 상태를 확인해보려고 한다. 지금 단계에서는 문제 없을 것 같다(수술까지는 필요 없을 것 같다)"고 했다.

▲ 오타니 쇼헤이

▲ LA 다저스의 월드시리즈 진출 뒤 오타니 쇼헤이가 샴페인을 들고 환호하고 있다. 이제는 월드시리즈 우승까지 1승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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