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의 도시 베트남 달랏, 추천 카페 베스트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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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로운 달랏 풍경

달랏에서의 한 달 체류가 결정되고 나서 가장 먼저 알게 된 것은 이곳이 우기라는 사실이었다. 매일 오후 폭우가 쏟아지는 시간이 되면 걷기조차 힘들 만큼 앞이 보이지 않는다. 일부 지역은 침수로 나무가 쓰러지거나 전기가 끊기는 경우가 생길 만큼 강한 비가 온다. 그래서 하루 일과는 모두 비에 맞춰야 한다.

달랏에서

새벽 5시에 일어나면 달랏 한복판에 있는 쑤언흐엉 호수에서 조깅을 한다. 6시에 조깅을 시작하면 뛰는 도중 해가 떠서 선크림과 메이크업이 필요하다. 번거롭지 않게 새벽 5시 조깅. 숙소 주변이 워낙 깜깜해서 행여나 아무도 없으면 어쩌나 걱정했지만, 막상 호수에 도착하니 많은 현지인이 운동을 하고 있었다. 호숫가에 동이 트기 시작하면 시시각각 변하는 분위기. 매일 같은 시간 같은 장소를 뛰어도 각기 다른 색들이 선물처럼 맞아준다.

쑤언흐엉 호수
쑤언흐엉 호수

‘오토바이와 자전거의 나라’답게 자전거를 호숫가 한복판에서 세워두고 마치 칵테일 바처럼 쇼를 하면서 즉석에서 커피를 내려 주는 서비스가 유행이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베트남 사람들은 인스타그램보단 페이스북을 더욱 애용한다)에 오늘의 노점 위치, 오픈 시간 등을 공지하면 고정 팬들이 찾아온다.

긴 줄을 기다려 커피를 주문한다. 베트남 커피는 쓰거나 달거나 둘 중 하나다. 평소 카페 라테에 설탕을 넣지 않고 마시는 나에겐 조금 힘든 부분. 그래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시게 된 것도 달랏에서 지내며 생긴 새로운 습관이다.

자전거를 타고 즉석에서 내려주는 커피

사람 구경도 하고 사진도 찍고 커피도 마시다 보면 금방 한 바퀴, 대략 5.5~6km로 딱 기분 좋게 운동을 끝낼 수 있는 거리이다. 숙소로 돌아와 샤워를 하고 아침을 먹으면 오전 8시. 한국과의 시차가 2시간이기 때문에 한국과 필요한 소통은 이 시간에 이루어진다. 나머지 시간은 안 가본 장소를 찾아 나서거나 현지에서 사귄 베트남 친구와 식사를 한다. 영어는 거의 통하지 않고 나는 베트남어를 할 줄 모르니 소통하기 힘들 때가 많지만, 마음이 먼저이니 손짓 발짓 몸짓을 동원하면 결국 뜻이 통하게 되어 있다.

길을 걷다가도 어디서든 반미를 즐길 수 있다
걷다 보면 카페나 식당 앞에서 가족,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는 베트남 사람들을 자주 만날 수 있다

현지 친구의 말에 말하면, 달랏은 베트남에서 하루에 사계절을 체험할 수 있는 유일한 도시이고, 타지역에 사는 베트남 사람들이 로맨틱한 여행지로 손꼽고 있어 ‘허니문 시티’라고도 불린다고 한다.

과거 달랏은 네 가지가 없는 곳이었다고 한다. 에어컨, 신호등, 시클로, 수영장. 하지만 지금은 외부 관광객이 많이 들어오게 되면서 시클로 빼고는 모든 것이 다 생겼다. 신호등이 없었을 정도로 한가하고 작은 시골 마을이었다니 과거의 달랏이 머릿속에 잘 그려지진 않는다.

데이트하는 커플

달랏에 와서 가장 신기했던 건 아보카도다. 아보카도의 천국이라고 불릴 만큼 아보카도가 흔한데 우리가 알고 있는 모양이 아니라 길쭉한 애호박 혹은 오이처럼 생겼다. 처음에 보면 그 누구도 알아맞히지 못할 비주얼! 세계 각국에 사는 친구들에게 사진을 보내줬는데 다들 ‘정말 아보카도 맞아?’ 하는 반응이었다. 제철이라 가격도 저렴하다. 아보카도 4개를 1,500원이면 구입할 수 있으니, 즐기지 않을 이유가 없다.

분명 아보카도

달랏을 여행하려는 분들에게 단 한 곳의 관광지만 추천을 해준다면 나의 선택은 단연코 ‘구름 사냥’이다. 구름 사냥이라니, 대체 무슨 말인가 했는데 직접 가보고 나서야 알았다. 왜 그런 이름으로 불리는지. 개인 사유지인 이곳은 일출로 유명한 장소이다. 산꼭대기에 있고 주변은 모두 녹차 밭이다. 입장료를 내고 카페를 통과해야 일출을 보는 장소로 이동이 가능하다.

베트남은 어딜 가도 포토존이 기가 막히게 구성되어 있는데 이곳은 따로 스폿 표시가 필요 없을 정도이다. 눈앞에 내려다보이는 산등성이 사이로 해가 떠오르고 그곳을 가득 메운 흰 구름이 눈앞에서 흘러간다. 구름 위를 거니는 느낌이다.

달랏 '구름 사냥'에서
현지 투어에 조인하거나, 그랩 택시로 갈 수 있다. ‘달랏 구름사냥’으로 검색하면 수많은 상품들을 찾을 수 있다.

달랏 추천 카페 Best 3!

1. 와인 아니고 커피!? 더 매리드 빈스The Married Beans

더 매리드 빈스

브랜드 이름이 재미나서 한 번 들으면 잊히지 않는다. ‘결혼한 커피콩’은 대체 무슨 맛일까? 더 매리드 빈스는 베트남 럼동성의 농장에서 키우고 수확한 베트남의 스페셜티 원두 브랜드이다. 추천 메뉴는 와인 잔에 산미 있는 원두와 탄산을 섞어 마시는 와인 같은 커피! 커피를 즐겨 온 사람들도 이 커피를 맛보는 순간, 다시 겸손해진다. 세상에 이런 커피도 있었어!

매장 분위기도 예사롭지 않다. 거대한 텐트 같은 공간에 브랜드 소개문이 고급스럽게 적혀 있고, 여러 그림과 식물이 내부를 가득 메우고 있다. 달랏에 매장이 두 곳 있다. 시내 중심가에 위치한 매장은 작은 편이라 이왕 방문할 거라면 외곽 지역에 있는 지점을 권한다.

더 매리드 빈스

2. 달랏 호수가 눈앞에, 커피 엠 바 트린Coffee Em và Trịnh

커피 엠 바 트린

달랏의 중심가라 할 수 있는 쑤언흐엉 호수가 내려다보이는 언덕에 자리하고 있다. 주변에 비슷한 경치의 식당과 카페가 즐비하지만 앤틱 소품과 장식이 많아 구경하는 재미도 있고, 스텝들이 매우 친절한 게 강점이다. 추천 메뉴는 진하고 달달한 소금커피. 여기에 오리지널 커피를 곁들이면 달달 소금커피와 기대 이상의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 커피 값이 저렴하므로 두 잔을 주문해도 전혀 부담이 되지 않는다.

호수와 산을 내려다보며 커피 한 잔을 즐긴 후 10여 분을 걸어 내려오면 랑비엥 광장(Lam Vien Square)이다. 광장에서 현지인들이 여가를 즐기는 모습도 보고, ‘고! 달랏(과거 빅씨마트였는데 상호가 변경됐다)’에서 마트 쇼핑을 즐기는 것도 훌륭한 여행 코스가 될 것이다.

커피 엠 바 트린에서 즐긴 커피

3. 달랏 대표 카페, 라 비엣La Viet

라 비엣

커피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도 달랏에 오면 ‘라 비엣’이라는 이름을 꼭 듣게 된다. 달랏 카페의 대명사, 서울 성수동 대림창고의 달랏 버전이다. 일부 베트남 커피에서 느껴지는 쓰고도 텁텁한 맛이 없어서 기분 좋게 커피를 즐길 수 있다. 거대한 창고를 개조해 만든 공간 한 가운데 뜬금없이 트랙터가 한가운데 놓여 있다. 커피 농장에서 사용하던 것을 가져다 놓은 듯한데, 아이들이 놀이공원처럼 즐기고 있다. 이어지는 굿즈 공간에는 세련되고 예쁜 상품들이 많다. 커피를 마신 사람들은 약속이나 한 듯 굿즈와 원두를 구매한다. 원두 쇼핑, 달랏에서 해야 할 목록을 적는다면 단연 맨 위 항목일 것이다.

라 비엣의 원두

글·사진 | 조은정(루꼴)

최소 2개월에 한 번은 비행기를 타줘야 제대로 된 행복한 인생이라고 믿는 여행교 교주. <미국 서부 셀프트래블>, <뉴욕 셀프트래블> 외 여러 권의 저서가 있는 베스트셀러 직딩 여행작가. 현재 뉴욕에서 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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