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란 경고에 반도체 투매 겹쳤다…뉴욕증시 급락[뉴욕 is]

염현석 기자 2026. 6. 11. 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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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X 12일 나스닥 상장 앞두고 기술주 수급 부담
스페이스X, 나스닥 상장서 이례적 오프닝·클로징벨 모두 참석
유가 91달러 돌파, 중동 확전 우려 재부상

(뉴욕=머니투데이방송) 염현석 특파원= 뉴욕증시가 10일(현지시간)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날 시장은 트럼프 이란 경고에 반도체 투매가 겹친 흐름이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협상이 "너무 오래 걸리고 있다"며 추가 공격 가능성을 시사하자 중동 긴장이 다시 고조됐다. 여기에 반도체주 매도세까지 확대되면서 주요 지수가 일제히 밀렸다.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장중 953포인트, 1.87% 하락했다. S&P500지수는 1.62%, 나스닥종합지수는 1.98% 떨어졌다. 주요 지수는 트럼프 대통령 발언 이후 낙폭을 키우며 장중 저점으로 내려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이란을 향해 "우리는 그들을 매우 강하게 공격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그는 소셜미디어에 이란이 협상에 너무 오래 걸렸다며 "이제 그들은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라고 적었다. 전날 밤 미군이 이란을 공습한 뒤 나온 추가 압박이다.

미 중부사령부는 이번 공격이 미 육군 아파치 헬기 격추에 대한 대응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해당 헬기가 호르무즈 해협 상공을 순찰하던 중 이란에 의해 격추됐다고 주장했다.

유가는 즉각 반응했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3% 올라 배럴당 91달러를 넘어섰다. 투자자들은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군사 충돌이 원유 공급 불안으로 번질 가능성을 다시 가격에 반영했다. 최근 시장은 미국과 이란의 협상 기대에 유가 안정과 주식시장 반등을 기대했지만, 이날 발언으로 불확실성이 커졌다.

반도체주도 다시 흔들렸다. 마이크론테크놀로지, AMD, 브로드컴 등 주요 반도체주는 각가 5% 가량 하락했다. 이들은 최근 5거래일 중 4거래일 하락했다. 아이셰어즈 반도체 ETF(SOXX)는 이날 3%가량 떨어졌다. 지난주 금요일 10% 급락 이후 월요일 잠시 반등했지만, 화요일부터 매도세가 재개됐다.

시장에서는 오는 12일 스페이스X의 나스닥 상장을 앞두고 일부 투자자들이 기존 보유 주식을 줄이고 있다는 해석도 나왔다. 스페이스X는 상장 당일 나스닥 마켓사이트에서 오프닝벨과 클로징벨 행사에 모두 참석한다. 통상 상장 기업이 오프닝벨 또는 클로징벨 행사에 참석하는 경우는 많지만, 같은 날 두 행사에 모두 참석하는 일정은 이례적이다. 이 때문에 개인투자자를 포함한 일부 시장 참가자들이 올해 급등한 AI 반도체주를 정리해 매수 여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SOXX는 최근 급락에도 올해 80% 이상 오른 상태다.

물가 지표는 엇갈렸다. 5월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월 대비 0.2% 올라 시장 예상치 0.3%를 밑돌았다. 전년 대비 상승률은 2.9%로 예상에 부합했다. 다만 식품과 에너지를 포함한 헤드라인 물가 상승률은 3년 만에 처음으로 4%를 넘어섰다. 연방준비제도의 목표치 2%와는 여전히 거리가 있다.

제드 엘러브룩 아전트캐피털매니지먼트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이란 전쟁 이야기는 정말 중대하다"며 "투자자들이 걱정할 필요가 없고 트럼프가 해결해 이란과 합의하고 해협이 열릴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맞을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유가는 훨씬 더 올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런 투자 환경에서는 편안할 수가 없다"고 덧붙였다.

염현석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