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 화가’ 김상원 작가 초대형 작품 화제

높이 5m 너비 30m…리프트 타고 그림 그려

276시간 작업…현재 55% 진행
최근 이송용 탑차 구매하기도
다음엔 더 큰 8×66m가 목표

김상원 작가가 세로 4.88m, 가로 29.28m 크기 약 2만5000호 사이즈의 초대형 소나무 작품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경우기자 woo@ksilbo.co.kr

 ‘소나무 화가’로 알려진 김상원(67) 작가가 세로 4.88m, 가로 29.28m 크기 약 2만5000호 사이즈의 초대형 소나무 그림을 그려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24일 찾은 울산 울주군 두동면에 위치한 김상원 예술원.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서자 한눈에 담기지도 않는 엄청난 크기의 소나무 그림에 탄성이 저절로 나왔다. 소나무 그림 옆에 서자 ‘난쟁이’가 된 기분이 들었다. 소나무 화가답게 소나무가 주인공이 된 이번 작품은 압도감이 들 정도로 웅장했다. 아직 미완성의 작품이지만 소나무의 기개 만큼은 또렷이 느껴졌다.

 김상원 작가는 본래 큰 사이즈의 소나무 그림으로 유명하지만 이번 작품은 그동안의 작품과는 차원이 다르다. 압도적으로 큰 사이즈에 김 작가는 리프트를 타고 작업을 하고 있다. 지난 5월14일 처음으로 작업에 착수해 지금까지 70회, 276시간가량 작업했다. 작품의 진척도는 약 55% 정도다. 미술사에 작품 사이즈 규정이 정해진 건 500호까지로, 2만5000호는 그동안의 규정을 훌쩍 뛰어넘은 것이다.

 울산 온산에서 태어난 김 작가는 어릴때부터 소나무를 자주 접했다. 집에서 땔감용으로 소나무를 사용했으며, 학교에서 소풍을 가던 곳에도 소나무가 있었다.

 김 작가는 “소나무에는 소나무가 여러 기상상황을 이겨내며 살아온 흔적들이 담겨있다는 점에서 매력을 느껴 소나무를 그리기 시작했다”며 “힘든 상황을 이겨낸 불굴의 정신이 우리의 기상 및 정서와 비슷하다고 느꼈다”고 설명했다.

 이번에도 통도사 소나무, 경주 삼릉 소나무, 김해의 노송(늙은 소나무), 거창의 노송, 울진 불영사계곡의 금강송, 울산 대왕암 해송 등을 작품에 담았다.

 김상원 작가는 “6살때 마당에 있는 소를 관찰하고 그렸는데 주변 어른들이 잘그렸다고 칭찬해줬다”며 “그림은 관찰을 잘하는 것이 중요하다. 관찰을 하다보면 그림을 그리고 싶다는 충동이 일어난다. 그 후에 어떻게 그림을 그릴건지 구상하고 재료들을 준비해 그림을 그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작품의 사이즈가 너무 크다보니 경제적인 부담감이 크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김 작가는 그러면서도 큰 사이즈의 작품을 안전하게 이송하기 위해 최근 탑차(박스 형태의 트럭)를 구매하는 등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이달 26일부터 29일까지 열리는 경주 아트페어에 참여하는 등 시민들과도 자주 만나고 있다.

 김 작가는 이번 작품이 완성되면 다음 번에는 사이즈를 더 키워 세로 8m, 가로 66m의 소나무 작품을 그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는 “3000호를 발판으로 가로 14m의 1만1000호 작품을 그렸으며 이번에는 2만5000호를 그리고 있다”며 “다음 번에는 사이즈를 더 키울 예정이다. 세로 8m, 가로 66m 크기의 소나무 그림을 완성할 때까지 건강했으면 한다”고 바람을 밝혔다.

권지혜기자 ji1498@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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