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멸 지역은 콩나물도 사라진다…농도 전북도 식품 사막[영상]
농촌 예외 아냐, 정읍·진안 사막화 10위권
새벽배송? 어르신들에겐 온라인 주문도 난제
인스턴트 식품 대체…건강 악화 악순환 초래
■ 방송: 전북CBS <라디오 X> 103.7MHz (매주 금 17:30)
■ 진행 : 이균형 보도국장
■ 대담 : 전북특별자치도의회 서난이 대변인
◇ 이균형> 식품 사막이라 좀 생소한 단어인데 먹을 게 없다는 얘기죠
◆ 서난이> 사막처럼 먹을 걸 사러 가는 게 오아시스를 만나는 것처럼 어렵다는 말인데요. 이미 90년도에 영국 스코틀랜드에서 빈곤한 공공주택 지역 주민들이 신선 식품을 구매하는 게 굉장히 어렵다는 현상을 알게 되면서 처음으로 사용했습니다. 미국이나 일본에서도 이미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인지했던 내용들인데요. 미국 같은 경우는 워낙 도시가 넓다 보니까 도시 기준으로 1.6km 내 마트가 없는 지역을 얘기하고 있고 일본 같은 경우는 거주지에서 반경 500m 내 마트가 없는 곳에 사는 노인을 장보기 약자 또는 쇼핑 난민이라고도 합니다.
◇ 이균형> 농도인 전라북도에도 식품 사막화가 있다는 얘기죠
◆ 서난이> 전국에서 제일 심각합니다.
◇ 이균형> 그래요.
◆ 서난이> 처음 한국에서 회자가 됐던 거는 한 기자 분이 호남 통계청에 있는 자료를 보고 데이터가 있는 걸 확인하면서 취재를 한 거예요. 전국 37563개 행정리 중에서 2만 7609곳에 식료품 소매점이 없는데 이 비율이 약 73.5%에 해당하거든요. 광역에서는 전북이 1위고요. 기초자치단체에서도 정읍이 1위를 했습니다. 정읍 자체가 소매점이 없는 마을의 비율이 93.5%나 됩니다. 그리고 전국 10위 안에 정읍과 진안 2곳이 있습니다.
◇ 이균형> 농촌 나름대로 지역에서 생산해서 지역에서 소비하는 이른 바 지산지소가 실현되고 있지 않나요? 게다가 요즘은 배달망도 발달돼서 웬만한 지역은 배송될 것 같은데, 이런 식품 사막화 현상 왜 나타나는 겁니까?
◆ 서난이> 새벽 배송을 받고 사는 도시 사람들은 상상하기 어려운데, 사실 최근에 유행하는 TV 프로그램만 보더라도 시골에서 밥을 해먹는 프로그램들도 항상 읍내로 가서 마트를 다녀오잖아요. 어르신들 인기 품목이 뭘까요.
◇ 이균형> 식료품으로
◆ 서난이> 제일 인기 상품이 두부랑 콩나물이라고 합니다. 생각하기 힘들죠. 그리고 커피 그다음에 소금 설탕. 어르신들이니까 고추장 된장 담아서 드실 것 같지만
◇ 이균형> 담아서 드시는 분이 그렇게 많지 않으니까
◆ 서난이> 거의 혼자 사시고 하다 보니 우리가 생각하지 못하는 부분도 많고 또 하나는 세제 같은 것들 있잖아요. 어르신들이 근력이 없으니까 읍내 가서 그걸 사서 들고 오시는 것도 힘든 거예요. 식료품뿐만 아니라 생활의 굉장히 많은 생필품들도 사기 어렵고 요즘 도시 사는 어르신들도 제일 힘들어하는 게 키오스크 쓰는 거잖아요. 온라인 가입을 해서 장보기를 하고 결제를 한다는 건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왜냐면, 어르신들 농촌마을 청년위원장님 분이 보통 65세 이상이시잖아요.
결국에는 장보기가 아예 불가능할 정도로 근력이 떨어지는 어르신 고령층도 많고 사실 저희가 관심을 안 가져서 그렇지 이 문제는 굉장히 심각한 상황이었고요. 이걸 취재했던 기자도 실제 그 지역에 가서 배달 서비스를 하려고 했더니, 음식 배달이 도달하는 것까지 2시간이 걸렸대요. 배달 서비스 자체가 저희가 생각하는 것처럼 잘 되어 있지 않아요. 왜냐면, 당연히 시장에서는 돈이 되지 않으니까 그렇게 챙기기가 어려운 거죠.
◇ 이균형> 고령화 현상으로도 직결돼 있다는 느낌을 받네요.
◆ 서난이> 고령화 문제이기도 하고 사실 유통망 서비스 자체가 돈이 되는 곳에 모이다 보니 당연히 사각지대가 생기고 이전에는 소매점을 운영하시던 분들이 어르신들이잖아요. 나이가 드시면 다시 운영할 사람을 구하기가 어려우니 그냥 폐업하는 경우도 많죠. 그러니 이제 버스를 타고 읍내로 나가셔야 되는데 실제 그런 상황이 어려웠고 또 어르신들은 필요한 것들 자식들한테 전화해서 사달라고 하기도 어려워하시잖아요. 그러니 그냥 참고 견디며 사시는 게 더 많으신 거예요.
◇ 이균형> 신선 제품이 없으면 아무래도 인스턴트 제품 위주로 갈 수밖에 없잖습니까? 건강 악화로도 바로 직결될 수 있겠고요. 여러 가지 문제점이 많을 것 같아요.
◆ 서난이> 신선 식품을 구매할 수가 없는 것들 중에 또 하나도 육류 생선 다양하게 먹을 수가 없으니 당연히 영양소의 불균형을 초래하고요. 또 하나는 당뇨병이 있거나 질환이 있으신 분들은 식단 관리가 돼야 되는데 그런 걸 맞추는 것도 어려운 거죠. 일상적으로 있는 걸 드시는데 그러니 즉석 식품이나 라면 유통기한이 좀 긴 거를 사서 끼니를 때우시는 경향이 많기 때문에 이건 저희가 보건복지 차원에서라도 실질적으로 필요한 지원 정책들이 나와야 되는 거죠.
◇ 이균형> 유통기한도 길고 손쉽게 먹을 수 있는 위주로
◆ 서난이> 예를 들어 벌크 식품이라고 하잖아요. 큰 그것들을 사다 놓고 그냥 오래 드시는 경향이 많은 거예요. 농촌은 사실 농산물만 드시는 건 아니잖아요. 그러니까 인기 품목에 계란도 있는 거예요. 그만큼 우리가 농촌에 사시는 어르신들 소외감에 대해서 고민하지 못하고 놓치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이균형> 미국 같은 경우는 소득에 따라 식품 격차가 생기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어떻게 보면 지역에 따른 격차라고 볼 수 있겠네요.
◆ 서난이> 그렇죠. 지역에서는 고령층하고 지역 소멸이 맞물리면서 유통망이 없는 부분 그래서 지역의 격차 문제가 있는 거죠. 당연히 누릴 수 있는 소비 생활을 할 수가 없는 상황, 그런데 우리가 놓치고 있었던 게 건강의 문제까지 같이 연결이 돼있다고 보면 됩니다.
◇ 이균형> 이런 상황에서 최근 전문가들과 정책 토론을 했죠?
◆ 서난이> 이 토론회는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토론회 이후에 바로 정책이 시행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제가 찾아보니까 이미 농식품부에서 기관심을 갖고 확대할 계획을 찾고 있더라고요. 푸드트럭이나 여러모로 대책들을 담당하는 사무관님을 모셨고요.
관련해서 데이터로 활용해서 식품 사막을 해결할 수 있겠다고 창업 대전에서 우수상을 받은 학생이 있었어요. 숭실대 학생을 찾아서 사례 발표를 하게 했고 그다음 저희 담당 국장님 그리고 이 사례를 처음으로 도입했던 거금도 농협의 조합장 이렇게 했습니다.
이걸 할 때 가장 중요한 게 농협이라는 마켓이에요. 왜냐면, 농협은 물류창고들이 다 있고 재고 관리가 가능한 상황이기 때문에 군 단위들은 다 농협이 들어가 있잖아요. 그러니까 농협망을 잘 이용하면 손쉽게 사실 이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는 과정이었죠.
◇ 이균형> 어릴 적 기억을 되짚어 보면 농협이 운영하는 근대화 슈퍼 이런 유통망이 있었던 것 같은데…
◆ 서난이> 그건 제가 전혀 모르겠습니다. (웃음)
◇ 이균형> 조금의 차이가 있습니다. 토론회에서 식품 사막을 해결하기 위한 신의 한 수랄까요? 어떤 묘수가 나왔습니까?
◆ 서난이> 농식품부에서는요. 가가호호 농촌이동장터라는 사업을 추진해서 확대할 계획이 있었고요. 여러 가지 유형들이 있습니다. 실제 일본에서는 굉장히 많이 사업을 하고 있었는데, 국내에서는 포천 영광 그리고 거금도에서 이렇게 진행을 해요. 이동 점방이라고 하죠. 생필품을 차에 실어서 가져가서 판매를 하는데요. 재밌는 게 이분들이 마을회관이나 거점에 방문을 하잖아요. 그럼 어르신들이 음악을 틀고 나와서 기다리신대요
◇ 이균형> 환영하면서
◆ 서난이> 그날은 나와서 서로 인사도 나누고 또 필요한 거 살 때 나도 이것도 같이 사고 5일장처럼 새로운 장터가 되는 거예요. 공동체에서도 굉장히 중요한 상황이 되는 거죠. 서로 안부를 물을 수도 있고 농협에서는 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고 공과금을 대신 납부해주는 서비스를 직접 찾아가서 할 수도 있었던 거예요.
ATM을 직접 가져가겠다는 거예요. 어르신들이 노인수당이 나오시잖아요. 그럼 그거를 현금으로 쓰시니까 농협으로 ATM 찾아가는 게 어렵고 또 통장을 항상 확인하시잖아요. 잔고 확인 서비스를 해주는 거죠. 그러니까 굉장히 편리한 시스템이 갖춰질 수 있어서 농식품부랑 농협 중앙회랑 같이 해서 확대하겠다는 것도 있고요.
또 하나는 마을버스 연계형 같은 경우도 있어요. 마을버스에서 소매점까지 이동 지원을 직접 하겠다. 또 하나는 마을에 있는 버스정류장 옆에다 컨테이너처럼 해서 식품 창고 같은 것들을 만들겠다. 그래서 훨씬 더 거리를 좁히겠다. 여러 가지 방법들도 많이 나왔습니다.
◇ 이균형> 지역에 거주하시는 분들의 식량 주권과도 연계돼 있는 부분이잖습니까? 그래서 복지나 인권 차원의 문제이기도 한데, 이런 부분들을 어떻게 해결해야 된다고 보십니까
◆ 서난이> 제일 중요한 건 지역에서 이 문제를 시행해야 되는데 몇몇 곳이 하다가 중단된 곳도 있고요. 이거는 약속인 거예요. 시행을 하게 되면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그곳에 가야 되는 그죠. 연중 계속 운영을 해야 되고 면 단위 마을마다 들어가야 되니까 윙탑차라고 하죠. 그런 탑차를 가지고 돌아다녀셔야 되는데 저희가 좀 하고 싶었던 건 여기에 보건소가 함께하면 어떨까 장터가 가는 김에 혈압도 쟤드리고 혈당도 체크해 드리고 한다면, 지금 이동형으로 가고 있는 목욕 서비스도 있고요. 목욕탕이 없어지니까. 이발소도 있고요. 이동형으로 하고 있는 서비스들 굉장히 많이 있어요.
식품하고 건강 보건과 함께 연결시킨다면 자녀 분들도 굉장히 안심할 수 있는 서비스가 될 것 같다라고 생각합니다. 연결할 수 있는 방안들을 굉장히 많이 찾고 있고 국내에서 하고 있는 3곳을 벤치마킹해서 전북형 이동 장터를 만들 계획입니다.
◇ 이균형> 앞으로 어떤 계획 가지고 계십니까?
◆ 서난이> 가장 관심이 있는 지역들이 있습니다. 김제 장수가 농식품부랑 같이 협의를 하고 있거요. 저희 같은 경우는 무주나 이런 곳들도 굉장히 필요한데 제일 시급한 곳 그리고 관심이 있는 곳 단체장 의지가 강한 곳이 정책이 빨리 진행되기 때문에 수요 조사를 한 곳 위주로 정책을 짜고 그다음에 농식품부에 공모를 해보려고 합니다.
또 하나는 꼭 농협뿐만 아니라 도내에 식품 클러스터도 있고 하다 보니 대기업 사회공헌 차원에서 연결해도 좋겠다. 모델을 다양하게 두고 서비스를 해보자 그래서 만족도가 제일 높은 곳을 좀 하자. 예전에 포천에서는 진행하다가 농협이 너무 힘들어서 그만두고 싶어 했대요. 사업을 포기하려고 했대요. 왜냐면, 인건비랑 운영비가 들어가니까요.
그런데 마을 주민분들이 격렬히 반대하셔서 사업을 유지하고 있다고 합니다. 사실 어떤 정책이 없어질 때 이렇게 반대하는 건 그만큼 정책적 효능감이 높다는 걸 의미하는 거라서 아마 지역에서도 곧 내년부터라도 시행될 거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 이균형> 농촌에 계신 분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필요할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여러 가지 고민해 주시고, 해법도 제시해 주시길 바라겠습니다.
◆ 서난이> 감사합니다.
◇ 이균형> 식품 사막화에 대한 실태와 문제점 그리고 해결 방안에 대해서 전북특별자치도의회 서난이 대변인과 함께 얘기 나눠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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