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여당 “핵 반입도 배제 말아야”···‘안보 금기’ 흔드나

일본 정부가 연내 국가안전보장전략 등 3대 안보 문서 개정을 추진하는 가운데, 연립여당이 비핵 3원칙 재검토와 원자력 추진 잠수함 도입을 공식 제안하기로 했다. 전후 일본 안보정책의 핵심 원칙으로 여겨져 온 ‘핵 반입 금지’까지 손질하자는 주장으로, 일본 내 안보 논의가 한층 강경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8일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연립여당인 일본유신회는 지난 17일 핵 억지력 강화 방안을 담은 제언서를 승인했다. 일본유신회는 이 제언서를 정부에 제출하고, 연내 개정 예정인 국가안전보장전략 등 3대 안보 문서에 관련 내용을 반영할 것을 요구할 방침이다.
가장 눈에 띄는 내용은 비핵 3원칙 가운데 ‘핵무기 반입 금지’ 원칙의 재검토 요구다. 비핵 3원칙은 일본이 ‘핵무기를 보유하지도, 만들지도, 반입하지도 않는다’는 내용으로, 전후 일본 안보정책의 상징적 원칙으로 자리 잡았다.
일본유신회는 미국의 핵우산에 의존하는 현행 억지 체계를 유지하되 미국 전술핵을 일본에 배치하는 이른바 ‘핵 공유’ 방안도 배제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장 도입할 필요는 없지만, 제도적·법적 과제를 검토하는 논의는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미국 핵무기를 자국 영토에 배치해 공동 운용하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식 핵 공유 모델을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일본에서는 비핵 3원칙 때문에 이런 논의 자체가 오랫동안 금기시됐다.
일본유신회는 장거리 작전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원자력 추진 잠수함 도입도 촉구했다. 당이 승인한 제언서는 “장거리·장기 잠항 능력을 확보할 수 있는 차세대 동력원은 사실상 원자력뿐”이라며 “원자력 잠수함을 조속히 도입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집권 자민당이 원자력 잠수함을 직접 언급하지 않은 채 ‘차세대 추진체계 검토’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보다 한발 더 나아간 주장이다.
다만 실제 정책으로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 비핵 3원칙은 일본 사회에서 상징성이 큰 만큼 정부와 자민당 내부에서도 반발이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 전직 각료는 요미우리신문에 “정치적 부담이 큰 사안인 데 비해 재검토 필요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원자력 잠수함 역시 수조엔 규모의 예산과 기술·운용 체계 구축이 필요해 현실적인 장벽이 작지 않다고 요미우리는 분석했다.
백민정 기자 mj10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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