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만 먹었다니 억울해”… 美 뒤흔든 ‘OO달걀’
‘마약달걀’ 별명까지 그대로 불러
불 없이 만드는 간편 한식 열풍
레시피 나누며 한국 식재료 관심


“이거 진짜 위험한 물질이 들어간 거 아니죠? 농담입니다. 그만큼 중독적이란 뜻이겠죠?”
최근 미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온라인 커뮤니티가 새로운 ‘K-푸드’ 이야기로 뜨겁다. 김치나 불고기 같은 거창한 요리가 아니다. 한국 식탁의 밥반찬인 ‘달걀장’이 주인공이다.
현지 언론과 SNS 반응을 종합하면, 미국 MZ세대 사이에서 부르는 ‘마약 달걀(Mayak-egg·달걀장)’은 단순한 유행을 넘어 하나의 현상으로 조금씩 자리 잡고 있다. 이들이 왜 이 일상적인 한국식 반찬에 열광하는지 살펴본다.
◆“불 쓸 필요 없네?”… ‘게으른 한식’ 매력=가장 큰 인기 비결은 간편함이다. 외국 커뮤니티 사이트 등에 따르면 현지인들은 마약 달걀을 ‘불 없는 요리(No-Cook)’이나 ‘게으른 한식(Lazy K-Food)’ 등 애칭으로 부르고 있다.
조리법은 간단하다. 달걀을 삶아 간장 양념에 담가두고 냉장고에서 몇 시간만 기다리면 된다. 튀기거나 볶는 복잡한 과정이 없다. 틱톡에서는 울퉁불퉁하게 껍질을 깐 달걀을 보여주며 “망했지만 맛은 있다”고 자조하는 영상이 번지고 있다.
미국 커뮤니티 레딧(Reddit)의 반응도 뜨겁다. “생각보다 간단하다” “아침 식사로 이만한 게 없다”는 댓글이 줄을 잇는다. 고물가 시대에 저렴한 달걀과 기본 양념만으로 고단백 식단을 해결할 수 있다는 가성비 또한 미국 젊은 층의 취향을 저격했다.

◆“내 건 너무 짜요!”… 한국 간장 관심↑=열풍의 이면에는 재미있는 차이도 드러난다. 바로 ‘간장의 짠맛’ 논쟁이다.
레딧의 한식 게시판에는 “조리법대로 했는데 너무 짜서 못 먹겠다”는 실패담이 종종 올라온다. 알고 보니 현지에서 쉽게 구하는 중국식이나 필리핀식 간장을 사용한 탓이다.
이에 도움의 댓글도 잇따랐다. “한국 간장을 사용해야 한다” “물을 더 섞어라” “식초를 넣어라” 등의 조언이 쏟아졌다. 한국 간장과 참깨(sesame seeds)를 구할 곳을 묻거나 식자재 정보를 공유하기도 했다. 마약 달걀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 한국 식재료를 찾아 나선 것이다.
현지화된 레시피도 등장했다. 매운 고추 대신 아보카도를 넣어 부드러움을 더하거나, 마요네즈를 뿌려 샌드위치 속재료로 활용하기도 한다. 쌀밥이 익숙하지 않은 이들에겐 훌륭한 ‘빵 반찬’이 된다.
◆외식에서 집밥으로… K-푸드의 일상화=미국의 본 아페티(Bon Appétit)와 뉴욕타임스 쿠킹 등 언론은 이번 열풍을 K-푸드의 새로운 전환점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비빔밥이나 불고기(코리안 바비큐)가 특별한 날 먹는 ‘이벤트성 외식’이었다면, 마약 달걀은 미국인들의 냉장고에 두는 반찬으로 깊숙이 침투했다는 것이다. 앞으로도 다양한 한국의 밑반찬이 건강과 맛, 간편함을 무기로 전 세계인의 ‘집밥’이 되는 날이 머지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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