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그제서야 바꿨을까..이겼지만 고영표-소형준 향한 지나친 믿음, 결국 ‘독’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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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친 믿음은 결국 독이 됐다.
고영표의 호투로 완전히 흐름을 가져온 KT. 하지만 이강철 감독은 고영표를 너무 믿었다.
7회까지 투구수가 40개를 넘어섰고 LG도 고영표를 상대로 이미 한 타선이 지난 만큼 새 투수들로 남은 2이닝을 막는 것이 순리처럼 보였지만 이강철 감독의 선택은 달랐다.
결국 고영표는 투구수가 늘어나고 실점까지 기록했고 소형준은 추후 급박한 상황에서 기용하기 부담스럽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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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경기)=뉴스엔 글 안형준 기자/사진 유용주 기자]
지나친 믿음은 결국 독이 됐다.
KT 위즈는 10월 9일 수원 KT 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뱅크 KBO 포스트시즌' LG 트윈스와 준플레이오프 4차전 경기에서 승리했다.
이날 KT는 연장 11회 6-5 끝내기 역전승을 거뒀다. KT는 시리즈를 2승 2패 동률로 만들며 승부를 다시 잠실로 이어갔다.
전날 3차전에서 'LG 킬러' 벤자민을 내세우고도 패한 KT는 이날 쿠에바스를 선발로 내세웠다. '빅게임 피처'인 쿠에바스였지만 LG 하위타선에 연속으로 홈런포를 허용하며 4이닝 3실점으로 긴 이닝을 책임지지 못했다. 타선이 LG 선발 엔스를 무너뜨린 덕분에 경기를 뒤집는데는 성공했지만 쿠에바스가 일찍 물러난 만큼 갈 길은 멀었다.
이강철 감독은 '1차전의 영웅'인 고영표 카드를 꺼내들었다. 4-3으로 앞선 5회초 고영표를 두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렸다. 5회말 강백호가 솔로포를 더하며 5-3으로 리드한 KT였다.
LG 타선은 1차전과 마찬가지로 고영표에게 전혀 힘을 쓰지 못했다. 5회 신민재-오스틴-문보경이 삼자범퇴로 물러났고 6회에는 2사 후 김현수가 단타를 기록했지만 역시 찬스를 만들지 못했다. 7회에는 2사 후 신민재가 안타로 출루했지만 오스틴이 투수 직선타에 그쳤다. LG 타선은 고영표를 상대로 7회까지 한 번도 2루를 밟지 못했다.
고영표의 호투로 완전히 흐름을 가져온 KT. 하지만 이강철 감독은 고영표를 너무 믿었다. 7회까지 3.1이닝을 완벽히 틀어막은 고영표는 8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7회까지 투구수가 40개를 넘어섰고 LG도 고영표를 상대로 이미 한 타선이 지난 만큼 새 투수들로 남은 2이닝을 막는 것이 순리처럼 보였지만 이강철 감독의 선택은 달랐다.
고영표는 8회 결국 선두타자 문보경에게 볼넷을 내주며 흔들렸다. 후속타자 박동원에게도 3-유간 빠질 수 있는 깊숙한 타구를 내줬다. 유격수 심우준의 호수비로 선행주자 문보경을 2루에서 잡아냈지만 더는 버틸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이강철 감독은 1사 1루에서 소형준 카드를 꺼냈다. 그리고 소형준은 오지환에게 안타를 내줬고 패스트볼로 실점한 뒤 김현수에게 적시타를 허용해 결국 동점을 내줬다. 2점의 리드를 순식간에 잃어버린 KT는 소형준이 박해민에게 사구, 홍창기에게 내야안타를 내줘 2사 만루에 몰린 후 박영현을 투입해 급한 불을 껐다.
원래 선발투수인 소형준은 '검증된 불펜 자원'이 아니다. 올시즌 토미존 수술에서 복귀하며 불펜에서 뛰고 있지만 전문 불펜투수가 아닌 만큼 위기 상황에서 '믿고 꺼낼 수 있는' 카드는 아니었다. 이 약점은 8회 그대로 드러났다.
두 투수에 대한 지나친 믿음이 모두 독이 됐다. 결과론이기는 하지만 7회까지 완벽투를 펼친 고영표를 7회 종료 후 소형준으로 교체해 소형준이 주자가 없는 깔끔한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랐다면 결과는 충분히 달랐을 수도 있다.
결국 고영표는 투구수가 늘어나고 실점까지 기록했고 소형준은 추후 급박한 상황에서 기용하기 부담스럽게 됐다. 그리고 동점 상황에서 등판한 마무리 박영현은 연장 11회까지 무려 3.1이닝을 소화해야 했다. 승리는 했지만 KT는 5차전 불펜 운용에 대한 고민이 깊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사진=위부터 소형준, 고영표)
뉴스엔 안형준 markaj@ / 유용주 yongj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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