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오사카, 보이스 피싱 특단 대책 내놨다 “고령자는 ATM 앞 통화 금지”

김휘원 기자 2024. 9. 29.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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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경찰관이 ATM 기기를 이용하는 고령자에게 송금 주의사항을 설명하고 있다 /NHK방송 캡처

일본 오사카부(府)가 보이스 피싱 피해를 줄이기 위해 고령자는 금융기관 ATM(현금 자동 입출금기) 앞에서 전화 통화를 못 하도록 하는 내용의 조례를 추진한다. 29일 마이니치신문은 요시무라 히로후미 오사카지사가 보이스피싱 등 특수 사기 피해 예방을 위해 내년 2월을 목표로 이 같은 내용의 조례안 개정을 추진 중이라고 전했다. 요시무라 지사는 최근 범죄 피해 방지 기관 회의에 참석해 “오사카에서 하루 평균 보이스 피싱 피해액이 1000만엔(약 9200만원)에 이른다”면서 “찬반 의견이 있겠지만 열심히 모은 노후 자금을 사기 치는 비열한 범죄를 막기 위해 필요한 조치”라고 말했다. 오사카부는 전문가 심의를 거쳐 세부 내용을 정하고 기존 ‘안전한 마을 만들기 조례’에 해당 내용을 추가할 방침이다.

일본 구마모토·오카야마현은 이미 ATM 앞에서 휴대폰 사용을 자제하도록 하는 권고 수준의 조례를 시행하고 있다. 다만 의무는 아니다. 오사카부는 통화 금지 외에도 지역 내 금융회사가 자연스럽지 않은 출금 확인 시 경찰 신고를 의무화하고 고령자의 고액 송금을 제한하는 등 방안도 마련할 예정이다.

일본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오사카부에 신고된 보이스 피싱 사기는 2656건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도쿄도(2918건)에 이어 전국 2위 수준으로 많았다. 피해자의 85%가 65세 이상일 정도로 고령자 피해가 많았다. 고령자가 ATM 조작에 익숙지 않다는 점을 악용해 ‘의료보험금을 환급받도록 도와줄 테니 휴대폰을 들고 ATM으로 가세요’ 등의 지침을 내리며 속이는 사례가 늘었다고 알려졌다.

조례안이 통과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이미 지역 경찰이 ATM 앞에서 통화를 하지 말자는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지만 일부 고령자가 ‘과도한 억압’이라며 불편을 호소하고 있어서다. 고령자를 일일이 구분할 방법이 사실상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자체나 경찰이 별도 인력을 파견해 고령자의 신원을 확인하지 않는 이상 실효성이 떨어지는 대책이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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