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대기업들이 '정년퇴직자' 다시 부르는 진짜 이유가 뭘까?

LG 정년 후 재고용 시행
중소기업, 재고용 선호
청년 기회 우려도

출처 = LG 제공

최근 산업계에서는 정년퇴직자를 재고용하는 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 1일 LG전자는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을 통해 노동조합과 내년부터 ‘정년 후 재고용’ 제도를 본격 도입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비단 LG만이 아니다. 적용 대상과 고용 방식 등 세부적인 사항은 저마다 다르지만, 이미 많은 대기업이 재고용 방식으로 정년을 연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이들은 왜 퇴직자들을 다시 불러들이고 있는 것일까?

한국은 초고령사회에 접어들면서 노인의 기준 나이를 상향하고 이에 맞춰 국민연금 수급 개시 나이를 늦추는 등 전반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정부에서도 정년 연장을 단계적으로 법제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출처 = 뉴스 1

현대, 삼성 등
많은 대기업 운용 중

이에 따라 많은 대기업이 정년 후 재고용 방식을 도입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숙련 재고용’ 제도를 시행해 기아와 현대차 재고용 기간을 2년으로 늘렸다. 포스코도 정년퇴직자 전원을 대상으로 최대 2년 더 근무가 가능한 재채용 제도를 운용 중이다. 삼성전자 역시 퇴직 전문인력을 활용하는 ‘시니어트랙’을 운영하고 있다.

기업의 경우 정년 후 재고용 제도를 통해 숙련된 인력을 비교적 값싸게 채용할 수 있다. 현재 한국은 근무한 연수에 따라 임금이 높아지는 연공제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기업으로서는 정년을 연장하는 것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러나 ‘정년 후 재고용’ 제도를 이용하면 적게는 정년 전의 90~80%, 많게는 신입사원의 연봉까지 임금을 깎아서 고용이 가능하다.

출처 = 뉴스 1

정년 연장 효과
이해관계 맞아떨어져

노동자는 익숙한 노동 환경에서 익숙한 업무를 계속하면서 꼬박꼬박 월급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만족도가 낮지 않다. 현행 정년은 60세 이상이지만, 실제 퇴직 나이는 52.9세로 이보다 낮은 상황이다. 그러나 퇴직 이후에도 다른 일거리를 찾아 ‘일하는 노년’은 많아지는 추세다.

고용노동부 자료에 따르면 60세 이상 취업자 수는 2020년 457만 명에서 2024년 520만 명으로 급증했다. 이러한 사실은 다른 조사 결과로도 나타난다. 지난 2월 국민연금연구원이 조사한 ‘2024년 국민노후보장패널조사 제10차 부가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중고령청이 원하는 정년 나이는 평균 66.3세로 확인됐다.

노동자에게 정년 후 재고용 방식은 이러한 간극을 메울 수 있는 제도가 될 수 있다. 결국은 회사와 노동자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나타난 구조인 셈이다.

출처 = 뉴스 1

고용 안정성 우려
정년 연장보다 낮아

다만, 정년 후 재고용이 장기적으로는 노동자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실제 지난 1월 한국고용정보원이 발표한 ‘고령자 계속 고용에 대한 연구’에 따르면 재고용과 정년 연장 후 재고용 방식은 고용 안정성 측면에서 근로자에게 가장 불리한 방식으로 나타났다.

만 60세 이후 평균 근속기간은 정년제를 운용하지 않는 사업체가 108개월로 가장 길었으며 정년 폐지 78.2개월, 정년 연장 55.5개월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정년 연장 후 재고용과 재고용형은 각각 53.9개월과 38.1개월로 가장 짧았다.

출처 = 삼성전자 제공

기업이 선택하는 방식 추천
일본, 유럽 등 해외 사례 참고

이 때문에 일률적인 정년 연장보다는 정년 후 단계적·선택적 재고용 방식을 대안으로 주장하는 시각도 있다.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 정년을 연장하는 방식으로 나아가되, 일본과 유럽 등 앞서 고령 인력을 활용하기 시작한 나라의 케이스를 참고해 적용해 나가는 방식을 추천한다.

기업마다 재무 상황과 업종에 따른 인력 구조가 판이한 상황에서 법으로 정년을 일괄적으로 연장하게 될 경우 노동 시장이 더 경직될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정년 연장 논의가 실제 기업과 노동자의 목소리를 얼마나 균형 있게 반영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느냐가 정책의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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