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오닉5 N과 동급이라고? 클래스가 다른 600마력대 드림카
최근 현대차가 공개한 아이오닉5 N이 화제다. 그간 국산차에서 볼 수 없던 650마력이라는 높은 수치의 출력을 선보였기 때문이다. 비록 모터와 배터리의 힘을 빌렸지만, 슈퍼카라 불리기에 손색없는 스펙인 것은 사실이다.
전동화 시대 출력 인플레이션으로 고출력 차량의 의미는 많이 퇴색됐지만, 아직까지도 순수 내연기관만으로 600마력 이상을 내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강력한 힘을 위해 배기량을 키워야 하고, 막강한 출력을 버텨낼 특별한 변속기도 맞물려야 한다. 자연스레 가격도 비싸진다. 수억원에 달하는 차값을 지불해야만 가질 수 있는 힘이다. 전기의 도움 없이 내연기관의 힘으로 600마력대 힘을 내는 차량들을 모아봤다.
# 610마력, 아우디 R8 V10 퍼포먼스
페라리나 람보르기니와 같은 기존 슈퍼카도 강렬했지만, 디자인으로 칭송받던 아우디가 빚어낸 정통 미드십 슈퍼카는 SF 영화 속 스크린을 찢고 나온 듯한 미래적 포스를 풍겼다. 혜성처럼 등장한 R8은 수많은 이들의 드림카 리스트에 오르곤 했다.
초기형은 430마력 4.2리터 V8 엔진을 품었는데 이후 람보르기니의 5.2리터 V10 자연흡기 엔진을 탑재하며 525마력으로 끌어올렸다. 가장 최신 모델인 2세대 R8 V10 플러스는 최고출력 610마력을 낸다. 출력만 보면 최신작인 RS6 아반트ㆍRS7 스포트백 퍼포먼스에도 밀리는 모습이지만, 고배기량 자연흡기 엔진이라는 메리트로 여전히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 620마력, 페라리 로마
로마는 27년만에 등장한 페라리의 엔트리급 2+2 GT다. 로마의 심장인 3.9리터 V8 터보 엔진은 7500rpm까지 치솟아 최고출력 620마력을 발휘한다. 페라리답게 강력한 운동 성능은 기본이며, 1900rpm에서 토크의 80%를 내는 등 실용성도 잡았다.
최근에는 오픈형 모델인 로마 스파이더를 공개하며 하늘까지 담아냈다. 페라리가 프론트 엔진 모델에 소프트톱을 장착한건 1969년형 365 GTS4 이후 54년 만이다. 혹자는 "현재 페라리 라인업 가운데 '가장 낭만적인 자동차"라고 평가한다.
# 625마력, BMW M8 컴페티션
8시리즈는 BMW의 숨겨진(?) 기함이다. 숫자 7이 럭셔리 플래그십을 담당한다면, 8은 럭셔리 스포츠를 담당하는 셈이다. 경쟁작 대비 비록 인지도는 떨어지지만, 특유의 바디 라인으로 '완벽한 쿠페 디자인'이라는 호평이 따른다.
M8의 4.4리터 V8 트윈터보 엔진은 최고출력 625마력을 낸다. 여기에 M 전용 사륜구동 시스템이 맞물려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단 3.2초 만에 도달한다. 해당 엔진은 M5, X5 M, X6 M 등 BMW M 라인업은 물론, 랜드로버의 플래그십 SUV 레인지로버에도 탑재되고 있다.
# 630마력, 마세라티 MC20
그동안 마세라티의 고성능 모델에는 페라리가 설계한 V8 엔진이 탑재됐다. 그러나 2020년 등장한 마세라 MC20부터 마세라티가 직접 설계하고 생산한 신형 네튜노 엔진이 올라간다. 20년 이상 공백 끝에 자체 파워트레인을 다시 보유하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신형 3.0리터 V6 가솔린 터보 엔진은 최고출력 630마력을 발휘한다. 리터당 210마력에 달하는 고출력 엔진이다.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단 2.9초만에 주파하며, 최고속도는 325km/h로 제한됐다. 네튜노 엔진은 그레칼레와 그란투리스모의 최상위 라인업 '트로페오'에도 탑재된다.
# 640마력, 람보르기니 우라칸 테크니카
우라칸은 다양한 파생 모델이 존재한다. 기본형을 시작으로 퍼포만테, 에보, STO, 테크니카, 스테라토 등 성능과 성격을 달리해 다양한 라인업을 구성한 점이 특징이다. 그러나 심장은 5.2리터 V10 엔진으로 모두 같다. 앞서 살펴본 R8도 같은 엔진을 베이스로 한다.
이중 트랙 지향형 모델인 우라칸 테크니카는 640마력의 출력을 오롯이 뒷바퀴로 전달한다. 실내도 꼭 필요한 편의장비 외에는 모두 덜어냈다. 서킷을 위해 태어난 존재인 만큼, 공도만 달리기엔 아까운 모델이다.
# 662마력, 포르쉐 911 터보 S
포르쉐에게 '터보'는 특별한 존재다. 수 많은 라인업 가운데 최고의 성능을 내는 모델만이 터보라는 호칭을 받을 수 있다. 400~500마력대가 주를 이루는 911 모델 가운데 터보 S는 유일하게 600마력대 성능을 갖추고 있다. 6기통이라고 비웃는다면 곤란하다.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단 2.7초, 최고속도는 330km/h에 달한다.
1974년 첫 등장한 911 터보의 첫 주인은 포르쉐 창업주 페르디난트 포르쉐의 딸인 루이제 피에히다. 그의 70번째 생일 선물로 전달된 911 터보는 실버 컬러 외관에 까만색 덕테일 윙, 빨간색 체크무늬가 새겨진 인테리어 등을 갖췄다.
# 680마력, 애스턴마틴 DB12
영화 007 시리즈의 주인공 제임스 본드는 1963년식 '애스턴마틴 DB5'를 탄다. 요즘의 시선으로 본다면 300마력도 안되는 초라한 성능이지만, 당시에는 파격적인 성능이었다. 요즘의 시선으로 바라봐도 여전히 아름다운 디자인과 최첨단 장비로 무장한 007의 애마를 바라보고 있노라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스포츠카'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DB5의 직계 후속이자 애스턴마틴의 최신작 DB12는 메르세데스-AMG의 4.0리터 V8 트윈터보 엔진을 탑재했다. 전작 DB11의 5.2리터 V12 엔진과 비교되지만, 출력은 오히려 70마력 오른 680마력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