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속 인물들을 통해 1960년대 제주의 의상을 보는 재미도 있다. 극 중에서 캐릭터들이 입은 의상들은 빈티지한 느낌을 살리기 위해 제주 전통 재료들을 사용해서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결혼식에서 애순이 꼭 쓰고 싶다고 고집한 커다란 모자는 꿈 많은 애순의 성향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미술부터 음악까지.. '폭싹 속았수다'의 또 다른 볼거리
"사실적으로 구현하기 위해 진짜보다 더 진짜 같은 VFX(시각특수효과)도 꽤 있다. 시청자들이 현장에 있는 것 같은 느낌으로 볼 수 있게 만들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를 연출한 김원석 PD가 60여년의 시간을 다룬 드라마에서 시대의 변화상을 녹여내기 위해 각 분야의 전문가들과 손잡고 세심하게 공을 들였다고 밝혔다.
지난 7일부터 공개 중인 '폭싹 속았수다'는 1950년대 제주도에서 태어난 야무진 오애순(아이유)과 무쇠처럼 단단한 양관식(박보검)의 모험 가득한 일대기를 사계절로 풀어내는 드라마다. 1960년 제주에서 출발해 2025년 서울까지, 60여년에 걸친 방대한 시간을 다루는 작품은 총 16부작에 600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사실이 알려져 주목받았다.
김원석 PD는 드라마 제작발표회에서 정확한 제작비에 대해서는 함구했지만 "제작비에 상응하는 재미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면서 "화면에 공을 많이 들였다. 오픈 세트를 지어서 촬영했고, 시대별로 미술이 계속 바뀌어야 해서 미술비도 많이 들었다"고 말했다. 1960년대 제주도의 모습을 시작으로 1970~1990년대를 거쳐 2025년에 이르기까지 60여년의 시간을 구현한 류성희 미술 감독과 시대를 초월하는 명곡으로 극적인 감정을 자극하는 박성일 음악감독은 '폭싹 속았수다'를 초반부터 '웰메이드 드라마'로 평가하게 한 주역들이다.
● '국제시장' '아가씨' 미술감독의 실력 곳곳에
'폭싹 속았수다'는 1막(1~4회)에서 투박하지만 정겨운 1960년대 제주도로 시청자를 이끌었다. 잠녀(해녀)들이 전복 따는 넓은 제주의 바다부터 애순과 관식이 첫 키스를 하는 샛노란 유채꽃밭, 애순이가 절에서 삼천 배를 하고 집으로 갈 때 펼쳐진 푸르른 잔디밭과 돌하르방, 전통 가옥 등 제주의 풍경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했다.
드라마의 미술은 영화 '국제시장' '아가씨' '헤어질 결심' 등의 류성희 미술감독이 총괄했다. 한국영화의 완성도를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린 또 다른 주인공으로 평가받는 류 감독은 제주도의 옛 시장부터 유채꽃밭, 항구, 옛날 극장은 물론 현실적이고 복잡한 서울의 모습까지, 변화하는 작품 속 시대의 모습을 담아내 자연스럽게 따라가게 하는 마법을 발휘한다. 또한 제작진은 경상북도 안동과 강원도 연천 등에 대규모 야외 세트를 지어 시대상을 사실적으로 잘 표현하는데 집중했다. 계절 변화나 해안 풍경까지 세밀하게 CG(컴퓨터 그래픽)으로 구현하기 위해 김 PD는 최윤만 촬영감독, VFX 슈퍼바이저, 로케이션 매니저 등 제작진과 끊임없이 의견을 나누면서 '최상의 리얼리티'에 주력했다.
디테일한 소품과 생생하게 시대 분위기를 느껴지게 하는 요소들도 곳곳에 배치됐다. 밤이 되자 통행금지 사이렌이 울리거나 '잘 키운 딸 하나, 열 아들 안 부럽다'는 정부 캠페인, 여자와 남자은 따로 마련된 밥상에서 식사하는 문화는 우리의 부모, 그 이전 세대의 삶을 떠올리게 한다. 흑백 텔레비전에서 흘러나오는 '간소복 입기 운동'은 그 시절을 살았던 이들에게는 추억을, 그렇지 않은 세대에게는 호기심을 안긴다.
tvN '나의 아저씨' '시그널' 등에서 김원석 PD와 합을 맞췄던 박성일 음악감독은 '폭싹 속았수다'의 음악도 맡았다. 봄을 노래한 김정미의 '봄'을 메인 테마로 비틀스의 '예스터데이'(Yesterday)와 산울림의 '너의 의미', 푸른하늘의 '자아도취', 김상희의 '대머리 총각', 김추자의 '소문났네', 장덕의 '얘얘' 등 몽환적이면서도 따스한 곡들이 모진 세월을 견뎌낸 부모 세대를 위한 헌사를 담은 내용과 아름답게 어우러진다.
인물들을 통해 1960년대 제주의 의상을 보는 재미도 있다. 극 중에서 캐릭터들이 입은 의상들은 빈티지한 느낌을 살리기 위해 제주 전통 재료들을 사용해서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결혼식에서 애순이 꼭 쓰고 싶다고 고집한 커다란 모자는 꿈 많은 애순의 성향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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