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el터뷰!) 넷플릭스 '동궁'의 조인성 배우를 만나다

21일 삼청동의 카페에서 ‘구천’ 역의 남주혁과 '동궁'의 캐릭터 분석, 액션 비하인드, 작품에 관한 전반적인 이야기를 나누었다.넷플릭스 시리즈 '동궁'은 귀(⻤)의 세계를 넘나드는 능력을 갖춘 구천(남주혁)과 비밀을 간직한 궁녀 생강(노윤서)이 왕(조승우)의 부름을 받고 동궁에 깃든 저주를 파헤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오컬트 호러 드라마 '손 the guest'의 권소라, 서재원 작가와 드라마 '악마판사', '붉은 달 푸른 '를 연출한 최정규 감독의 의기투합 결과물이다. 어두운 호러보다는 크리처 액션에 중점 두며 왕실의 비밀에 다가가는 과정을 그렸다.
8부작 중 미스터리 오컬트 사극 판타지 장르의 전반부와 가족 관계의 비극을 풀어낸 드라마적 연출이 극명하게 나뉜다. 한국의 전통 귀신과 요괴가 등장하나 공포적 요소 보다 화려한 액션이 눈과 귀를 지배한다.구천과 생강은 삐걱거리나 끝내 서로를 의지하는 콤비 케미에 집중했고, 왕과 대비(장영남)는 권력욕에 찌는 비정한 사투를 연기 배틀로 승화했다.
제2의 '킹덤'을 꿈꾸며 조선판 '콘스탄틴', '기묘한 이야기'를 지나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의 그루트와 비견되는 귀매 꺼먹살이 등 볼거리와 즐길 거리, 다채로운 한 상을 차려낸 시리즈다.
고독감, 자유로움, 성장캐

극 중 남주혁은 섬세한 감정연기부터 몸을 사리지 않는 액션 연기로 강렬한 임팩트를 선사했다. 그는 “화재 사건도 있었고, 여러 난관이 있었지만 이제는 후련한 마음이다”라며 공개 소감을 밝혔다. 작품의 의미에 대해서는 “열심히 한다고 다 티 나는 건 아니지만, 허투루 하는 배우는 아니라는 말을 듣고 싶다”며 5년이 지나야 '동궁'이 어떤 의미였을지 평가할 수 있겠다고 답했다.
그는 군대에서 대본을 받았고 상상력을 발휘하다 보니, 귀의 세계가 궁금했다며 “구천은 절제되고 엄격한 규율이 지배하는 궁 안에 타의로 들어간다. 규율에서 벗어난 인물의 불협화음이 어떤 신선함을 줄지, 어떤 일이 벌어질지, 상상하는 즐거움이 있었다”며 복귀작으로 '동궁'을 택한 이유를 밝혔다.
구천은 어릴 적 어머니의 죽음 이후 얻은 능력으로 귀의 세계를 오간다. 철저히 고독한 인물로 가족, 친구도 없이 홀로 절에서 지낸다. 사람도 귀신도 아닌 특별한 존재였던 구천은 궁에 나타난 연못 귀신을 잡으라는 미션을 받는다.
둘은 왕실의 비밀을 추적하며 사건에 가닿는다. 귀의 소리를 듣는 생강과 티격태격하면서도 서로를 의지하며 목숨을 빚진다. 혐관으로 시작해 후반부 로맨스로 흐르는 감정선 변화에 대해 그는 대본에서부터 둘의 분위기가 의도된 설정이라 말했다.
그는 “동료애로만 보이다가 어느 순간 둘의 관계가 로맨스로 보일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라며 실제 노윤서와 친해지며 호흡이 잘 맞았다고 전했다. 이어 “초반에는 불협화음을 보여주지만 점차 서로에게 없어서는 안 될 인물이 되어간다. 생강은 빨리 처리하고 싶어하고 구천은 준비는 하되, 하기 싫은 마음이 더 크다”라고 덧붙였다.
남주혁은 구천의 키워드로 ‘외로움’을 들며 캐릭터 분석 과정을 전했다. 인물 조형 중 가장 신경 쓴 부분에 대해 “구천은 두 세계를 넘나들며 양기를 잃지 않으려는 생존 욕망과 악귀가 되지 않으려 노력이 지배한다. 혼자만의 세계가 확고한 게 타인의 눈에는 자유로움이었을지 모르겠다”며 궁궐과 잘 맞지 않는 인물로 해석했다고 전했다.
그래서일까. 판타지 장르물이라도 왕이나 귀족에게 쓰는 말투가 현대어 가까워 다소 가볍다는 불호 반응을 얻기도 했다.
그는 “호불호 반응은 그만큼 많이 봐주셨다는 의미 같다. 절에서 생활하던 모습 그대로 궁으로 끌고 왔다. 왕족도 잘 모르니 그런 말투가 나왔을 거다. 전통적인 사극 말투였다면 자유로운 영혼으로 보이지 않았을 거다”라며 “명확히는 누구와도 소통한다고 말할 수 없는 인물인데, 귀의 세계 속 구천이 오히려 편해 보일 정도였다”고 설명했다.
오히려 구천을 연기하며 연기관에 변화가 생겼다고 털어놨다. 그는 “예전에는 캐릭터를 이렇게 해도 될까 싶었다. 스스로 하고 싶은 것도 배제하기도 했다. '동궁'의 현장에서는 만들어가는 캐릭터의 재미, 멋진 선배님들의 연기에 감화되어 어느 때보다 자유로움을 만끽했다”고 말했다.
멋진 액션 시너지의 기쁨

'동궁'은 한국 전통 신화 속 원귀, 귀매 등 상상 속 존재와 저승 혹은 중간계를 뜻하는 귀의 세계를 이색적 이미지로 구현하는 데 공들였다. 특히, 귀의 세계는 붉은색, 보라색 등 색감 변화에 신경 쓰며 동양 판타지의 아름다움을 전 세계에 알렸다. 무조건 CG와 VFX에 기대지 않고, 두 버전의 세트를 만들어 공기부터 다른 질감까지 고려했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장면을 두고 “첫 번째 귀의 세계로 들어가는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 현실과 다른 뒤집어진 세계가 꼭 나쁜 것 같지 않더라. 우리가 머문 현실보다 귀의 세계가 더 괜찮을 수 있다는 구천이의 마음이 빙의 되어 연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남주혁은 영화 '안시성', 시리즈 '비질란테'로 액션 경험이 있으나 '동궁'에서는 또 다른 난관에 부딪혔다고 털어놨다.
그는 “액션합을 맞춰 가도 당일 현장에서 동선이 바뀌기도 한다. 그럴 때는 두세 시간 일찍 현장에 도착해서 유연하게 대처하는 법을 익혔다. 서서히 합이 맞아가는 시너지의 즐거움이 컸다”고 설명했다.이어 “모든 액션 신은 완성된 세트장에서 촬영했다. 상상력이 좋아서 귀의 세계에 빨리 적응할 수 있었는데, 그보다는 세트장을 만든 제작진의 노고가 커서 구천의 액션이 멋져 보였다”고 말했다. 오히려 귀신, 귀매와 싸우는 장면 보다 힘들었던 것은 수중 장면 촬영이었고 털어놨다.
세트, 연못, 우물, 항아리 등 귀의 세계로 들어가는 다양한 매개체를 활용했다. 당시에는 물 공포증이 생길 뻔했었지만 안전장치의 도움을 받아 촬영을 마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특히, 세자 귀신이었던 곽동연과 호흡도 잊지 못하겠다고 전하며 입대를 앞둔 군 생활 팁도 전했다. 그는 “무더운 여름에 서로 의지하면서 촬영했다. 함께 노력한 만큼 좋아해 주셔서 다행이다”면서 “선임에게 사랑받기 보다 후임이 들어오면 많은 사랑을 주었으면 좋겠고, 혹시 모를 상황이 발생할지 모르는 몸 조심히 다녀오길 바란다”라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꺼먹살이 인기 실감

신 스틸러 꺼먹살이와 호흡으로 수많은 밈을 생성한 과정도 털어봤다. 그는 “저는 그 친구가 잘 될 거라 확신했다. 현장에서는 초록색 베개 모형으로 꺼먹살이를 대신했는데 촬영 들어가면 치워야 했다. 그 친구가 없어지기 전 오랫동안 쳐다보며 눈에 익혔다”며 움직임에 따라 위치가 달라지는 과정도 처음 배웠다고 설명했다.
시즌2를 암시하는 장면으로 끝나 구천과 생강의 뒷이야기를 생각해 봤다며 들떠있었다. 그는 “태초의 귀매와 맺은 계약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꺼먹살이와 구천은 현실로 어떻게 돌아왔고, 사슬도 풀리지 않았기에 태초의 귀매도 사라지지 않았을 거다”라며 밝은 웃음을 전했다.
끝으로 '동궁'의 관전 포인트에 대해 “무서울 거란 선입견으로 시작조차 꺼려졌다면 주저 말고 시청해 주시길 바란다.
꺼먹살이라는 귀여운 친구도 있고, 미스터리한 흐름을 쫓는 과정의 스펙터클, 여름과 잘 어울리는 시원한 액션, 귀신은 등장하지만 생각보다 무섭지 않다”며 자신 있게 시청을 권했다.
한편, 지난 17일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동궁'은 절찬 스트리밍 중이다.
글: 장혜령 기자
damovie2019@gmail.com(오타 신고/제보 및 보도자료)
저작권자 ⓒ 필더무비.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