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코 1,800개를 진상”…일본서 조선인 ‘귀무덤’ 추가 발견

지종익 2023. 11. 21. 0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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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4백여 년 전 임진왜란과 정유재란 당시 왜군들이 조선인의 귀와 코를 베어 전리품으로 가져가는 만행을 저질렀는데요.

당시 조선인들의 귀와 코 천팔백 개가 묻힌 귀무덤이 추가로 확인됐습니다.

일본 구마모토에서 지종익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1,400년대 지어진 일본 규슈 지역의 한 사찰...

안으로 들어서자 많은 묘와 비석이 세워져 있습니다.

묘지 한 켠에 작은 안내판 하나가 보이고, 그 옆에는 비문이 없는 돌탑이 세워져 있습니다.

[김문길/부산외대 명예교수 : "돌 밑에 땅에다가 귀, 코를 묻어놓고 돌비를 세워놓고..."]

'천인무덤의 석탑'이라고 쓰인 안내판에는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임진왜란 당시 휘하 장수들에게 적병의 귀와 코를 베어 소금에 절여 그 목록을 제출하도록 명령했고, 왜군 장수 사가라가 귀와 코 천팔백 개를 진상했다고 쓰여 있습니다.

사가라는 당시 주로 울산 지역에서 이 같은 만행을 저질렀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아카미네 다다시/일본 향토사학자 : "히토요시번은 지금으로 치면 하나의 나라였습니다. (사가라 가문의) 20대째가 조선 출병을 했었습니다."]

이곳은 일본에서 발견된 여섯번째 조선인 귀무덤입니다.

이 알림판이 세워진 건 대략 100년 정도 됐을 거로 추정되는데 이곳에 귀무덤이 있다는 사실은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12만여 명의 귀와 코를 묻은 것으로 전해지는 교토의 귀무덤을 비롯해 후쿠오카, 오카야마, 쓰시마 등에서도 조선인 귀무덤이 발견됐습니다.

일본 곳곳에는 여전히 알려지지 않은 귀무덤이 방치돼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김문길/부산외대 명예교수 : "우리나라에서도 이 귀무덤에 대한 슬픔을 교육을 시키고 역사를 밝혀나가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지난해 국내에서 귀무덤 봉환을 추진하기 위한 단체가 발족했지만, 귀무덤이 사유지에 있거나 발굴 절차도 까다로워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일본 구마모토에서 KBS 뉴스 지종익입니다.

촬영:유근호/영상편집:김인수/그래픽:서수민/자료조사:문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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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종익 기자 (jigu@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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