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열정, 통역 되나요?
이 세상에 언어는 각기 다른 사람의 수만큼 존재한다는 말이 있다. 아무리 같은 글자를 공유하는 언어를 사용할지언정, 다른 이와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서는 상대방만의 고유한 언어를 파악하는 고난도의 작업이 필요하다. 하물며 전혀 다른 문자를 사용하는 두 언어를 연결하는 일은 어떻겠나. 여기에 다른 언어권에서 온 사람을 낯선 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하기까지 해야 하는 일은, 단순히 난이도를 떠나 열정이 없다면 결코 할 수 없다. 하지만 박우진 통역을 처음 본 순간부터 지금까지, 일을 향한 그의 열정과 사랑엔 그 어떤 의심의 여지도 없었다. 시종일관 웃음과 함께 주변 사람을 대하며, 단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자신이 맡은 일에 만족한다고 말하는 그. 잠깐 접한 박우진 통역의 언어에서 순도 높은 에너지를 읽어 내는 데는, 그리 길고 복잡한 통역이 필요하지 않은 듯했다.
Photographer Mino Hwang Editor Mingyu Kim Location Gwangju-Kia Champions Field

#3년째 타이거즈
독자분들에게 간단하게 자기소개를 해 볼까요? (5월 8일 인터뷰)
안녕하십니까! KIA 타이거즈에서 야수조 통역을 맡은 박우진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인사드리게 돼서 반갑습니다.
181호(26년 5월 호)에서 제리드 데일의 인터뷰 통역을 맡았는데, 이번엔 단독 인터뷰이로 출연하게 됐어요.
솔직히 섭외가 왔을 때 놀랐어요. 제가 이런 자리에 나와도 되는지 모르겠지만… 출연할 수 있게 해 주셔서 영광스러울 따름이에요.
인터뷰 전에 진행한 화보 촬영은 어땠어요?
처음 해 보는 거라 신이 나기도 했는데, 되게 민망했어요. 이렇게 찍는 게 맞는 건가 싶기도 했고, 제가 감히 이 정도로 본격적인 촬영에 참여해도 되나 싶은 마음이었어요.
평소 어떤 업무를 맡고 있는지 소개 부탁해요.
통역이라는 표현 그대로 외국인 선수들의 눈과 귀, 입이 되는 존재죠. 그다음으로는 그들이 생활에서 불편함이 없도록 돕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야구장에서의 의사소통을 도와주면서, 야구장 밖에서도 외국인 선수들에게 이것저것 도움이 필요할 때마다 챙겨 준다고 보시면 됩니다. 얼핏 연예인 매니저와 비슷한 것 같기도 하고요.
KIA에서는 언제부터 근무하기 시작했나요?
운이 좋게도 KIA가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2024시즌부터 몸담고 있어요. 그때는 소크라테스 브리토 선수 담당으로 시작해서 작년엔 (패트릭) 위즈덤 선수와 함께했고, 올해는 데일 선수를 전담하고 있습니다. 최근엔 대체 외국인 선수로 합류한 아데를린 로드리게스 선수의 통역도 맡고 있고요.
시즌 중 일과는 어떻게 흘러가는 편인가요?
홈 경기가 있을 때는 선수들이 언제 야구장에 오느냐에 따라 달라요. 선수들이 출근하는 순간부터 제 일과가 시작됩니다. 몸을 푸는 것부터 시작해서 전력 분석 미팅을 도와주고, 훈련 로테이션을 돌거나 경기를 준비하는 순간에도 선수와 동행합니다. 사실 경기가 끝날 때까지 코치님들이나 다른 선수들이 어떤 말을 전할지 모르는 거잖아요. 그래서 항상 긴장 상태를 유지합니다. 경기가 끝나고 나서도 선수들의 치료, 식사 등의 일정도 함께 소화해야 하고요.
옆에서 챙기고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많겠네요.
이렇게 말하고 보니 ‘포켓몬스터’의 ‘피카츄’ 같기도 하고요. (웃음) 휴일에도 선수들이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챙겨 줘야 하니까요. 뭔가를 사야 한다거나, 어딘가에 가야 한다거나 하면요. 저도 외국 생활을 해 본 터라 선수들이 어떤 부분에서 어려움을 느낄지 공감이 되거든요. 그래서 조금이라도 제가 맡은 선수들이 덜 불편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외국에서는 언제 살았던 거예요?
고등학교 1학년을 마치고 캐나다로 넘어가서 18년 정도 살았어요. 20년 가까이 외국 생활을 하다가 다시 한국으로 들어왔습니다.
통역 일을 하겠다는 목표는 캐나다에서 사는 동안 생긴 건가요?
아뇨, 원래는 그저 한 명의 야구팬이었어요. 일단 제 전공이 생물학이라, 캐나다에서는 이 분야로 오게 될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어요. 실제로 캐나다에서 지금 일과는 무관한 직업을 구해서 살고 있었는데, 한국으로 돌아온 이후에 어쩌다 보니 기회가 찾아온 거예요. 마침 제가 어렸을 때부터 응원하던 KIA 타이거즈에 입사하게 됐죠.
결과적으로는 ‘덕업일치’를 이룬 셈이네요.
맞아요. 저희 어머니가 해태 타이거즈 팬이셔서, 저 역시 그야말로 ‘모태 타이거즈 팬’이거든요. 그래서 처음에 KIA에서 일할 수 있게 됐을 때는 정말 꿈 같았어요. 이런 게 ‘성공한 덕후’ 아닐까요? 지금 일이 마냥 쉽다고 할 수는 없지만, 이런 마음 덕분에 더 잘 버티면서 열심히 할 수 있다고 느껴요. (지금 일에 만족도가 꽤 높겠는데요?) 그럼요. 120%입니다!
생방송 중에 진행되는 인터뷰 통역은 난이도가 상당하겠어요. 긴박한 현장에서 말을 정확하게 옮기는 노하우가 있나요?
지금도 인터뷰 통역을 할 때면 정말 떨려요. 선수들의 답변이 길어지기라도 한다면 ‘멘붕’이 올 때도 빈번하고요. 그래서 다른 것보다도 선수들이 말하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기억했다가 내용에 살을 붙이는 방식으로 시청자분들에게 전달하려고 해요.
가끔 선수들의 답변이 잘 들리지 않을 때도 있을 텐데, 그럴 땐 어떻게 대처하려고 하나요?
그런 일이 벌어져서는 안 되겠지만, 정 감당이 안 되는 수준이면 민망하더라도 다시 한번 말해 달라고 해요. 통역 일을 처음 했을 때는 노트에 메모도 해 봤는데, 생방송처럼 정신없을 때는 그조차도 여의치 않더라고요. 그래서 최대한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하지만, 정 안 되면 차라리 선수들에게 한 번만 다시 얘기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돌발 상황이나, 아찔했던 순간이 있었나요?
24시즌이었어요. 당시 소크라테스 선수의 수훈 인터뷰 현장이었는데, 진행을 맡은 아나운서분이 정말 조리 있게 질문을 던지시는 거예요. 근데 아직 일이 능숙하지 않은 상황에서 그 수려한 질문을 영어로 표현하기가 어렵더라고요. 그래서 저 혼자 걱정하고 있었는데, 다행히 소크라테스 선수가 제가 제대로 통역을 못 해도 찰떡같이 알아듣더라고요. 답변도 정말 짧게 중요한 내용만 딱딱 끊어서 얘기해 주고요. 그렇게 소크라테스 선수 덕분에 무사히 넘어간 기억이 있어요. 그리고 그날 인터뷰가 끝나고 나서 말하더라고요. 자기가 살려 줬으니까 밥 한 번 사라고요. (웃음)
소크라테스도 초보 통역의 어려움을 인지하고 있었나 보네요.
안 그래도 수훈 선수 인터뷰가 시작되기 전부터 제가 계속 불안해하고 있으니까, 옆에서 분위기를 풀어 주더라고요. 평소에도 장난을 잘 치는 스타일이었는데, 덕분에 잘 넘어갈 수 있었죠. 하마터면 큰일 날 뻔했어요.

#그들의 옆에서
현재 담당 중인 데일은 어떤 스타일의 사람이라고 느끼나요?
되게 성실해요. 2000년생(만 25세)이니까 외국인 선수치고 상당히 어린 축에 속하는데, 자신이 부족한 걸 알고 계속해서 발전하려고 노력해요. 로커룸에 있을 때 보면 항상 플레이 영상을 돌려보고 있더라고요. 야구가 잘 풀리든 안 풀리든 항상 머릿속이 야구로 가득 찬 친구라고 느꼈어요.
시즌 전 데일의 첫인상은 어땠어요?
투수조 통역을 맡고 계신 박재영 통역님께 들어서 대충 어떤 스타일이라고 귀띔을 들은 상태였어요. 되게 조용한데 재밌는 친구라고 하시더라고요. 그걸 인지한 상태로 처음 만났을 때 든 생각은, 눈망울이 정말 사슴 같다는 거였어요. 막 초롱초롱하고, 툭 건들면 울 것 같은 느낌이었죠. 말을 나누기 전부터 뭔가 챙겨 주고 싶고, 어떻게든 한국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겠다는 사명감이 절로 들었어요.
외국인 선수들의 적응을 도우려면 어느 정도는 외향적이어야 할 텐데, 평소 성격은 어떤 편이에요?
믿으실진 모르겠지만 대문자 ‘I’(내향형)입니다. MBTI가 INTP거든요. 근데 공교롭게도 한국으로 오기 전에 캐나다에서 했던 일도 비교적 외향적인 성격이 필요한 직업이었어요. 사회생활을 하면서 대외적으로나마 성격이 바뀐 게 아닐까 싶습니다.
작년엔 위즈덤과 가까운 사이였다고 들었어요. 특히 미용실에서 위즈덤의 아이랑 열심히 놀아 주는 영상이 올라오기도 했고요.
위즈덤 선수랑은 정말 가족처럼 지냈어요. 시즌이 시작되고 나서는 가족들이 전부 한국에 와서 지냈잖아요? 그때 위즈덤 선수 부모님께서도 절 예뻐해 주셨고, 가족 구성원들과 점점 가까워지다 보니 아이들이랑도 실제 삼촌과 조카 사이처럼 지내게 됐어요.
영상 속에서 아이들과 놀아 주는 실력이 수준급이던데요?
친하게 지내다 보니 자연스럽게 그런 모습이 나왔나 봐요. 위즈덤 선수 아이가 셋이었는데, 다들 한창 자랄 나이라 돌보기가 쉽지 않겠더라고요. 위즈덤 선수는 경기를 뛰어야 하니까 체력 관리가 중요하기도 했고요. 그때 제가 옆에 있을 때 아이들을 함께 챙기면 조금이나마 짐을 덜어 줄 수 있겠다는 생각에 열심히 놀아 줬죠.
원래도 아이들을 좋아하는 편인가 보네요?
어렸을 때 삼촌들이 저한테 장난을 자주 치셨어요. 그런 기억들이 제게는 행복한 추억으로 남다 보니 저도 주변 아이들한테 좋은 삼촌이 되고 싶더라고요. 그래서 위즈덤 선수 아이들한테도 적극적으로 다가가게 됐어요.
그 덕분인지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위즈덤이 고마운 사람으로 본인을 언급하기도 했어요.
그런 걸 볼 때마다 괜히 민망해요. 저로서는 해야 할 일을 한 건데, 그렇게 얘기해 주니까 고마울 따름이죠. 그런 마음을 가진다는 것만으로도 정말 감사해요. 돌이켜보면 위즈덤 선수도 그렇고 지금 데일 선수도 그렇고, 항상 제게 뭔가를 부탁할 때마다 미안해하는 성격이에요. 저로서는 당연히 해 줘야 하는 건데도, 그렇게 절 존중해 주니까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마음이 들더라고요.

#커뮤니케이터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데일과 한우를 먹을 때면 메뉴 결정권이 본인에게 있다고 했잖아요. 데일의 취향을 잘 안다고 했는데, 살짝 공개할 수 있을까요?
일단 스테이크를 좋아해요. 호주 사람이다 보니까 한우 특유의 마블링보다는 기름기가 적은 소고기를 선호하더라고요. 근데 한국 음식도 정말 잘 먹고, 엄청나게 비리거나 징그럽지만 않으면 곧잘 먹습니다. (산낙지 같은 건 쉽지 않겠네요?) 실제로 얼마 전에 (나)성범 선수가 외국인 선수들을 데리고 먹을 걸 사 준 적이 있는데, 그때 식당 사장님이 산낙지를 주셨어요. 근데 데일은 한 입 시도해 보더니 못 먹더라고요.
외국인 선수들이 한국 음식을 추천해 달라고 한다면 꼭 소개해 주는 코스가 있나요?
무조건 한우가 1번이죠. 그리고 야구장 근처에 통삼겹살 집이나, 비빔밥을 잘하는 식당이 있어요. 거기가 맛도 있지만, 사장님께서 경기가 끝나고 늦게 가더라도 자리를 잡아 주시곤 하거든요. 그래서 선수들이 한국 음식을 먹고 싶다고 하면 주로 그쪽으로 인도해 줘요.
담당하는 선수들의 국적이 다양한 만큼, 각 선수의 문화를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겠어요.
소크라테스 선수는 원래 담당했던 전임자께 정보를 얻었지만, 위즈덤 선수나 데일 선수는 제가 직접 물어봤어요. 어떤 성향인지, 특별히 조심해야 할 부분이 있는지를요. 대개 야구가 잘 안 풀릴 때 제가 어떻게 대해야 할지에 관한 부분인데, 이게 사전에 정보를 공유했더라도 막상 그 상황이 닥치면 또 달라질 때가 많아요. 그래서 각 문화권의 선수들이 어떤 성향인지를 미리 파악하되, 매 순간 분위기를 면밀하게 읽으려고 노력하죠.
선수들의 멘탈이 흔들리는 상황에 처하면, 어떤 식으로 대하려는 편인가요?
그 순간의 기류에 따라 달라요. 정말 감정이 격앙된 상태라면 되도록 혼자 추스를 수 있도록 두는 편이고, 슬퍼하거나 우울해하는 정도라면 괜히 말이라도 한마디 붙여서 풀어 보려고 해요. 만약 분위기가 막 심각하지 않아 보이면 엉덩이도 살짝 때려서 장난도 쳐 보고요.
최근 외국인 선수들과 직접 대화해 보려는 국내 선수들도 늘었더라고요. KIA에서도 영어에 자신감을 보이는 선수가 있나요?
일단 성범 선수가 앞장서서 외국인 선수들을 챙겨 주는 타입이에요. 어떻게든 대화하고, 팀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돕죠. 그다음으로는 요새 (곽)도규 선수가 영어를 진짜 잘하고, (박)재현 선수도 그렇게 영어를 배우고 싶다고 얘기해요. 재현 선수는 혼자 (제임스) 네일 선수한테 가서 대화를 시도하더라고요. 그리고 네일 선수의 제보에 따르면, 한화 이글스에서 넘어온 (이)태양 선수도 영어가 수준급이라고 들었어요.
예전보다 젊은 선수들이 영어에 자신감도 있고, 대화하는 데 거리낌이 없어진 느낌이네요?
일례로 (박)민 선수도 호주로 파견돼서 뛴 경험이 있다 보니까 저 없이도 데일 선수와 곧잘 대화해요. 그럴 때면 전 중간에서 빠져 있다가, 정 어려움이 있을 때만 한두 마디씩 거들고 있습니다. 사실 절 사이에 두는 것보다 팀원들이 직접 소통하는 게 팀 케미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현상이거든요. 그래서 요즘은 웬만하면 개입하지 않으려고 해요.
반대로 외국인 선수들이 한국어 표현을 알려달라고 할 때도 있을 텐데, 기억나는 에피소드가 있나요?
데일 선수도 워낙 열정적으로 한국어를 물어보는데, 얼마 전에 아데를린 선수가 ‘커피 하나 주세요’를 스페인어로 얘기하면서, 그걸 한국어로 어떻게 말하냐고 묻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알려 주니까, 스타벅스에 가서 바로 써먹더라고요. 그걸 보면서 ‘한국말 금방 배우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올해로 3년 차인 네일도 한국어에 진심이라고 들었어요.
네일은 전광판이나 광고판에 있는 한국어를 죄다 읽으려고 해요. 무슨 뜻인지는 몰라도 일단 읽어 내려가더라고요. 그러다가 가끔 어려운 받침이 있으면 급하게 절 찾아서 “이건 어떻게 읽는 거야?”라고 묻죠. 그런 걸 볼 때마다 대단하다고 느껴요. 어떤 문화든 적응의 첫 단계는 언어를 파악하는 거잖아요. 사소한 거일 수도 있지만, 그렇게 언어를 하나하나 진심으로 배우고 문화에 스며들려고 하는 자세를 보면 ‘이 친구들은 어딜 가도 성공하겠다’ 싶더라고요.

#빛이 날 수 있도록
프로야구단 통역의 최대 매력은 뭐라고 할 수 있을까요?
통역 일을 시작한 게 KIA가 처음이에요. 여전히 배워야 할 게 많지만, 기본적으로 제가 야구를 사랑하는 사람이다 보니 재밌다는 게 커요. 야구를 매일매일 볼 수 있잖아요. 그리고 제가 좋아했던 선수들이 바로 옆에 있고, 제가 뭔가를 도와줄 수 있다는 사실이 정말 뿌듯하게 다가와요.
앞으로 통역사로서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을까요?
대개 선수들이 인터뷰에서 “올해 목표가 뭐예요?”라는 질문을 받으면 정량적인 것보다도 ‘매일매일 건강하게 나가서 이기는 것’이 첫 번째라는 말을 하잖아요? 저도 비슷해요. 제가 맡은 선수들이 ‘한국 생활에 적응하느라 야구를 못했다’라는 말이 나오지 않게, 제 자리에서 묵묵히 그들이 다른 문제 없이 야구를 잘할 수 있도록 돕는 게 최우선 목표라고 말하고 싶어요.
프로야구단 통역이 갖춰야 할 자질 중에 가장 중요한 건 뭐라고 생각하나요?
어딜 가나 겸손한 자세를 갖는 거 아닐까요? 제 일은 선수들을 빛나게 해 주는 거지, 절 빛나게 하는 게 아니잖아요. 그런 대목에서 언제나 겸손함을 지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 일을 지망하는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은 조언이나 말이 있나요?
어느 분야든 도전을 여러 번 해 봤으면 좋겠어요. 만약 들어가고 싶은 팀이 있더라도 거기만 고집하지 말고, 기회가 된다면 어디든 들어가서 이 일을 접해 봤으면 해요. 통역이라는 게 제 삶보다는 선수들의 시간을 최우선으로 해야 하는 일이거든요. 정말로 이 직업을 선택하고 싶다면, 그런 루틴을 미리 경험해 보는 게 큰 도움이 될 겁니다. 그러면 나중에 본인이 꿈꾸는 곳에서 통역을 맡게 됐을 때 적응하기도 쉽고, 멘탈 관리도 쉬울 거예요.
본인의 커리어를 야구 경기에 비유해 보자면, 지금 몇 회 정도라고 표현할 수 있을까요?
5회 정도? 절반쯤 왔다고 느껴요. 아주 나이가 들어서까지 일을 계속하지는 않을 것 같고, 능력이 될 때까지 전력을 다한 후에 빨리 은퇴하고 싶은 마음이거든요. 지금까지는 치열한 접전을 이어가면서도 리드는 계속 잡고 있는데, 남은 이닝도 잘 마무리해서 승리할 수 있도록 해 봐야죠. 연장전까지는 가지 않게요! (웃음)
마지막으로 독자분들에게 인사 남기면서 인터뷰 마무리해 볼게요.
이렇게 <더그아웃 매거진> 구독자분들 앞에 설 수 있어서 영광이었습니다. 앞으로도 제가 있는 자리에서 최선을 다할 테니까 예쁘게 봐 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야구선수들이 늘 잘하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힘든 순간도 오기 마련이잖아요. 그럴 때도 선수들에게 격려와 성원 부탁드린다는 말을 남기고 싶습니다. 언제나 많은 응원 보내 주셔서 감사합니다.

기사는 더그아웃 매거진 2026년 182호 (6월 호)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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