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브릿지> '주 69시간 근로' 추진…MZ가 원하는 근로조건은?

문별님 작가 2023. 3. 13.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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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뉴스]

서현아 앵커 

세상을 연결하는 뉴스, 뉴스브릿지입니다. 


정부가 최근 52시간으로 묶여 있는 주당 근로시간을 유연화하기로 했죠. 


몰아서 일하고, 몰아서 쉴 수 있도록 하자는 건데, 이를 두고 사회적 논쟁이 거셉니다.


청년들이 보는 적정 근로시간은 얼마나 될까요?


이민영 박사와 이야기 나눠봅니다.


이민영 교육학 박사 / 기업교육 전문가 

네, 반갑습니다.


서현아 앵커 

고용노동부가 근로시간 개편방안을 발표하는 시점과 맞물려, 또 다른 발표가 있었습니다. 


'청년 일자리 인식 조사'인데요.


여기서 청년들이 원하는 근로시간은 몇 시간으로 나왔습니까?


이민영 교육학 박사 / 기업교육 전문가 

고용노동부가 지난해 10월부터 11월까지 15세에서 34세 청년 한 7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가 있습니다. 


이때 청년들이 희망한 근로시간이 42시간이었습니다. 


우리가 하루에 8시간씩 근무를 한다면 5일이면 40시간이 되고요.


2시간 정도는 추가 근무 가능하겠다, 이런 의미가 됩니다. 


이들 응답자의 절반 가까이는 추가 근무 시간에 대한 보상이 있어도 추가 근무를 하지 않겠다, 이런 답변을 했습니다.

이 응답에 대해서 재학생들의 62% 그리고 또 졸업생의 경우는 37%가 이렇게 응답을 했는데 세대가 내려가면 내려갈수록 추가 근무를 하지 않겠다라고 보여집니다.


서현아 앵커 

주 42시간이면 사실 지금보다 오히려 더 적은 근로시간인데요. 


그 밖에 또 청년들이 원하는 근로조건이 있습니까?


이민영 교육학 박사 / 기업교육 전문가 

있었습니다.


응답자의 70% 이상이 일자리를 선택할 때 근로시간이나 또는 근무 방식 또는 워라밸이 중요하다고 답했는데요. 


추가 근로시간에 대한 수당은 정상급여 대비 24% 정도는 더 줘야 한다고 응답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보상이 금전보다는 오히려 대체 휴가에 대한 선호도가 더 높았습니다.


서현아 앵커 

또 한 가지 눈에 띄는 게 특히 '보상이 있어도 추가 근무는 싫다'라고 답한 대목인데요. 


이 보상 방식도 돈보다는 대체 휴가를 선호한다는 게 좀 달라진 가치관을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이민영 교육학 박사 / 기업교육 전문가 

맞습니다. 


추가 수당을 줘도 해당 조건의 기업에는 취업을 하지 않겠다, 이렇게 응답을 했다고 그래요.


그런데 이런 현상은 사실은 최근의 일만은 아닙니다. 


2018년도 트랜드 코리아에 이미 워라밸 세대 라고 벌써 5년, 6년 전에 언급이 된 바가 있습니다. 


그러니까 MZ세대들이 본격적으로 조직에 영입이 되면서 나타난 현상인데요. 


직장에 대한 가치관이 굉장히 많이 달라져 간 것이죠. 


그러니까 MZ세대들의 성장 배경을 한번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저만 해도 직장생활을 할 때 주 6일 근무의 기억이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2002년 시범적으로 주 5일 근무가 시작이 되었고 모든 학교에서 주 5일 수업을 한 게 2005년입니다.

그리고 5인 이상 사업장까지 주 5일 근무가 도입이 된 게 2011년, 그러니까 기성세대나 X세대는 토요일 휴무가 마치 보너스 같은 느낌인 거죠. 


대부분 일을 하고 하루 쉬고 일하고 이런 식이었죠.


그런데 MZ세대들의 경험은 전혀 다릅니다. 


예를 들어서 90년생을 한번 예를 들면 학창시절부터 이미 주 5일을 경험을 했을 가능성이 크고 또 이들은 체험학습 신청이 가능하다 보니까 주말에 또는 평일에도 가족들과 함께 충분히 여가를 즐기면서 워라밸을 어린 시절부터 경험을 했던 세대가 됩니다.


서현아 앵커 

그렇다면 자신의 워라밸이 보장되는 근무 시간에 당연히 지켜져야 하는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다고 봐도 될까요?


이민영 교육학 박사 / 기업교육 전문가 

맞습니다. 


한국 경총에서 지난해 조사한 결과가 있는데요. 


MZ세대 1천 명을 대상으로 일자리 인식에 대해서 조사를 했습니다. 


이들이 원하는 일자리가 어떤 일자리인가 이 내용인데 워라밸이 중요시 되고 또 수도권에 위치해 있고 또 연봉은 한 3천만 원대 이런 일자리면 괜찮은 일자리다, 이렇게 응답을 하고 있더라고요.


그런데 이 중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바로 일과 삶의 균형이라는 겁니다.


그래서 응답자의 66.5%가 워라밸이 중요하다고 응답을 했는데 뿐만 아니라 중소기업에 취업할 의사가 있는지에 대한 물음에서도 워라밸이 보장이 된다면 나는 중소기업에 취업을 하겠다가 82%나 됐습니다. 


또 뿐만 아니라 비정규직이라도 나는 워라밸이 보장된다면 취업을 하겠다는 응답이 60%나 됐습니다.


서현아 앵커 

그런데 이런 현상이 우리나라 MZ세대들만의 얘기는 아니라고요?


이민영 교육학 박사 / 기업교육 전문가 

네, 맞습니다. 


우리나라만 그런 건 아니고요.


2019년도 미국에 조사된 바가 있는데 글래스 도어라고 아마 잘 아실 거예요. 


조사를 했는데 MZ세대가 근로계약서에 서명을 할 때 가장 영향을 미치는 5대 요소에 대해서 조사를 한 바가 있습니다. 


근데 그 중에 하나가 바로 유연한 근무 시간이었습니다. 


또 미국에서 이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또 다른 연구가 있는데 응답자의 78%가 근무 스케줄을 유연하게 조정을 할 수 있는 직장이라면 보너스가 없어도 나 지금 당장 출근을 하겠다, 이렇게 응답을 한 바가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들에게는 금전적인 보상보다는 일과 삶의 균형이 훨씬 더 중요한 하나의 가치관이 된 것이죠.


서현아 앵커 

정부는 앞으로 최대 주 69시간 일할 수 있도록 추진하려고 하는데 그렇다면 청년들의 가치관과는 맞지 않는 면이 있다, 이렇게 봐도 될까요?


이민영 교육학 박사 / 기업교육 전문가 

맞습니다. 


우리 MZ세대 입장에서는 부정적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부분이 분명히 있습니다. 


그런데 이제 이 제도를 우리가 근로시간 52시간 폐지라기보다는 사실은 그 근로시간을 다양하게 가져가기 위해서 만들어진 것으로 보여지기는 합니다. 


그 이유가 사실은 이 근로시간이라고 하는 게 직종에 따라서 다르게 적용이 되어야 하는 부분도 분명히 있거든요. 


그런데 모든 산업군에 똑같이 적용을 한다는 게 적합하지 않아서 이게 분명히 달라져야 되는 부분도 있지만 우리가 이런 것을 고민을 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가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문제들이 있는데 이런 문제에 대해서 충분히 논의를 했는지 이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고 또 몰아서 휴식을 하겠다는 이야기가 있지만 사실은 어떤 휴식의 보장이라고 하는 것도 대기업과 중소기업, 이런 근무 환경에 따라서 분명히 이중 구조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는 것이죠. 


그래서 연장 근무를 하더라도 개인의 쉴 권리를 보장해 줄 수 있는 방안이 좀 탄탄하게 뒷받침되어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서현아 앵커 

실제로 국내에서 근로자들이 연차 휴가를 다 쓰는 비율도 한 40.9% 정도에 그친다라는 조사도 있다고 합니다. 


해외 다른 나라들의 근무 시간은 어떤지도 궁금한데요?


이민영 교육학 박사 / 기업교육 전문가 

우리나라의 연간 근무 시간은 OECD 국가들 중에서 단연 높은 것 잘 아시잖아요. 


우리가 해외 기준으로 한번 들어가 보면 해외는 1일로 근로시간을 엄격하게 규제를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미국을 비롯해 유럽의 많은 국가들이 1일 허용 최대 노동시간을 정해두고 있는데 독일의 경우는 탄력근무제를 전제로 6개월간 1일 평균 8시간까지 근무를 해야 하고요, 평균.


최대로 근무할 수 있는 시간을 하루에 10시간으로 제한을 두고 있습니다. 


또 벨기에 같은 경우도 주당 50시간까지 근로가 가능한데 1일을 11시간으로 제한을 두고 있죠.


또 그 외에 영국이나 덴마크, 스웨덴, 캐나다도 주당 48시간으로 노동시간을 관리하고 있는데 이는 현행 우리나라가 52시간, 이 시간보다 무려 4시간이나 짧습니다.


서현아 앵커 

그렇다면 다른 나라들이 이렇게 제한을 두는 데는 분명히 이유가 있겠죠?


이민영 교육학 박사 / 기업교육 전문가 

네 맞습니다. 


주요 국가들이 노동시간을 관리하는 데 있어서는 일을 몰아서 시키지 못하게 하기 위함입니다. 


우리 유럽의 경우는 근로시간을 정하는 사례가 한 100년 정도 됐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오래된 그 이유는 노동력을 보존하기 위해서였던 것이죠. 


그러니까 근로자가 특정 기간에 몰아서 업무를 해서 무리하게 되면 과로사 또는 굉장히 많은 질병에 노출이 됩니다.


한국의 경우를 한번 살펴보면 한국의 과로사 산재 인정 기준이 있습니다. 


발병 전 4주를 기준으로 해서 주당 평균 64시간 노동을 하면 우리가 산재가 되는데 지금 얘기하고 있는 69시간이라고 하는 이 숫자는 과로 조작이라고 하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는 부분인 것이죠. 


그래서 우리가 야근의 역설이라고 하는 연구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근로시간하고 성과가 비례하는 게 아닙니다.


그래서 해외는 물론 국내에서도 최근에는 주 4일 근무하는 기업들이 등장을 하는데 주 4일 근무를 할 때 직원들의 만족도가 굉장히 큽니다. 


일단 일의 성과가 시간에 비례하기보다는 몰입하고 관련이 있기 때문이고 또 게다가 직원들 주 4일 근무하는, 제가 친구들하고 이야기를 한번 해 봤더니 더욱 업무 효율성이 올랐다는 이야기를 하더라구요. 


근데 그 이유가 이 제도가 없어질까 봐 일을 하는 동안에 더욱 몰입을 한다, 그래서 우리가 약간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때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물론 산업군별로 다른 적용이 필요하지만 점점 많은 직군이 창의적인 업무를 하게 될 텐데 근무시간으로 성과를 평가하는 문화보다는 개인의 자율성을 보장하고 개인의 성과로 평가받는 조직 문화로 변해가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서현아 앵커 

사실 산업 구조도 많이 달라졌고 근로자들의 가치관도 많이 변했죠. 


근무 시간만 늘리기보다 실제로 몰입할 수 있는 여건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셨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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