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잠수함 현대화 사업에서 파트너십 모색
한국이 새로운 방산 시장 개척을 위해 이번에는 그리스와의 협력에 나섰다. 협력 분야는 잠수함 현대화를 포함해 유·무인 복합 체계와 군용 차량까지 총 3가지다. 현재 그리스 해군의 주력 잠수함은 독일제 214급으로, 총 4척만 보유하고 있다. 신규 건조 계약은 없는 상태이며, 도입 후 15년 이상 경과해 정비와 성능 개량이 시급하다.

한국은 단순한 신형 잠수함 건조 제안이 아닌, 기존 전력의 개량과 함께 현지 방산 기업 최소 25% 이상이 참여하는 공동 사업 방식을 제시했다. 이러한 제안은 그리스 입장에서 기술 이전과 산업 참여를 동시에 보장받을 수 있는 매력적인 조건으로 평가된다.

경험이 뒷받침하는 잠수함 기술력
한국은 이미 독일로부터 기술을 도입해 214급 잠수함을 국내 건조한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과거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이 각각 3척과 6척을 건조하며 총 9척의 214급 잠수함을 해군에 인도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선체 제작, 추진 시스템 통합, 무장 체계 장착까지 독자적 기술력을 확보했다. 이러한 실적은 그리스 측이 한국 제안을 신뢰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 특히 그리스는 지중해에서의 해상 방위력 강화를 위해 잠수함 전력 현대화를 절실히 필요로 하고 있어, 이번 협력 논의가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

유·무인 복합 체계와 전투기 개량 계획
잠수함뿐 아니라 한국은 유·무인 복합 전투체계 개발 경험도 그리스에 제안했다. 한국은 NACS 3단계 계획을 통해 KF-21 전투기에 무인기를 편대 구성하는 개념을 공개했으며, 빠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관련 무인기의 시험 비행을 시작할 예정이다. 또한 FA-50 경공격기는 AI 기반 조종사 시스템을 탑재해 반자율 편대 비행과 자동 표적 식별 능력을 부여하는 개량 작업이 진행 중이다. 이러한 기술은 그리스 공군의 작전 효율성을 크게 높일 수 있으며, 한국이 제안하는 유·무인 복합 체계는 지중해 공역에서의 작전 범위를 확장시키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군용 차량 공동 생산 가능성
그리스는 육군 장비 현대화에도 관심을 두고 있다. 예산만 확보된다면 노후 군용 차량을 대체하기 위해 한국과의 공동 생산 체제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은 K808 차륜형 장갑차, K21 보병전투장갑차 등 다양한 기동 장비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특히 지형이 복잡한 그리스에서 한국의 차륜형 장갑차는 신속한 병력 이동과 기동성을 제공할 수 있으며, 공동 생산 시 그리스 방산 산업의 기반 확충에도 도움이 된다. 이 같은 육상 전력 협력은 해양 및 공중 전력 협력과 함께 종합 방위 능력 강화를 목표로 한다.

유럽 방산 시장 다변화 전략
이번 그리스와의 협력 시도는 단기적인 수출 계약을 넘어서 장기적인 전략 가치가 크다. 현재 유럽은 러시아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약 1,290조 원 규모의 재무장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재무장이 본격화되면 유럽 국가들끼리 무기 거래를 우선시하는 ‘역내 보호 장벽’이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이 그리스와 협력을 구축하면 유럽 남부 시장에 안정적으로 진출할 수 있고, 이후 발칸 및 지중해 지역 국가로 방산 수출을 확대할 수 있다. 이는 한국 방산의 성장세를 유지하고, 장기적으로 유럽 내 입지를 굳히는 핵심 거점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