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투표용지 부족, 출발했나, 답 달라” 긴박한 요청에도 선관위 무응답···송파구 이어 서초구서도 ‘대응 부재’

김태욱 기자 2026. 6. 13. 09:02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서울 서초구 공무원들이 지난 3일 공무원·서초선관위 관계자들이 참여한 단체 대화방에서 지난 3일 선관위에 투표용지 부족 상황을 공유하며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서초구청 관계자 제공

6·3 지방선거 당시 투표소 현장의 투표용지 부족 우려에도 선거관리위원회가 안일하게 대처한 정황이 서울 서초구에서도 확인됐다. 송파구뿐만 아니라 서초구에서도 선거사무를 맡은 공무원들이 시급하게 투표용지 보충을 요청했으나 선관위 응답이 늦어지며 투표가 중단됐다.

13일 경향신문이 입수한 서초구 공무원·선관위 직원 단체 대화방을 보면 서초구 A동 직원은 지난 3일 오후 5시30분 “잔여 (투표)용지가 약 140장인데 (투표)대기 인원은 60명”이라며 서초구 선관위 측에 확인을 요청했다. 뒤이어 5시35분에는 B동 직원이 “(투표)용지를 추가 요청했는데 (선관위가) 출발했나. (선관위) 도착 전 (투표용지가)소진되면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라고 문의했다.

B동 직원은 7분 뒤 다시 “투표용지가 25장 남았다. 선관위는 답을 달라”고 재촉했다. 서초구 선관위는 투표 신분증 규정 등에 대한 질문에만 답하고 여전히 투표용지 부족에 대해서는 답하지 않았다. B동 직원은 결국 오후 5시45분쯤 선관위에 전화로 상황을 문의한 뒤 인근 투표소에서 직접 투표용지를 받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B동 직원이 투표용지를 받아 투표소로 복귀한 시간은 투표 마감 시간을 넘긴 6시10분쯤이었다.

투표소를 찾은 시민들이 6·3 지방선거 본투표일이었던 지난 3일 투표 마감시간인 오후 6시를 넘겨 서울 송파구의 한 투표소에서 줄을 서 투표를 기다리고 있다. 안효빈 기자

중앙선관위는 지난 8일 보도자료를 내 서초구 A·B동 투표소에서 투표용지 부족이 발생했고, B동 투표소에서는 투표가 중단돼 마감 시간이 연장됐다고 밝혔다.

앞서 전국공무원노동조합도 서울 송파구 공무원·선관위 직원 간 단체 대화방을 공개했다. 공무원노조가 공개한 단체 대화방을 보면, 송파구 공무원들은 투표 마감 4시간 전부터 투표용지 부족을 우려하며 조치를 요구했지만 선관위가 제때 대처하지 않으면서 결국 투표가 중단됐다.

한 서초구청 관계자는 “유권자 수의 50%만 투표용지를 인쇄한 것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상황이 생겨도 제대로 대응하지 않은 것”이라며 “5시45분이 되도록 답변조차 없어 결국 동 직원이 직접 문제 해결에 나섰다”고 했다.

서초구 선관위 관계자는 “투표 마감 시간대에 직원 3명이 근무했는데, 2명은 우편투표함 이송준비 중이었고 1명이 투표소 관리 중”이었다며 “용지 부족은 전임 직원이 유선으로 별도 대응 중”이었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동선관위에는 연락했지만 (각 투표소) 관리관에게 추가로 안내가 되지 않았던 점이 부족했던 것 같다”고 밝혔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수사하는 경찰과 검찰은 합동수사본부를 꾸려 당시 선관위 대응이 적절했는지 등을 수사하고 있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전날 서초구 선관위를 비롯해 중앙선관위와 서울 송파·광진구 선관위 등 7곳에 대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김태욱 기자 wook@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