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채찍질에 한국 도망온 우간다 여성 ‘난민 인정’

임정환 기자 2024. 10. 24. 0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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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찍을 휘두르는 남편 폭력을 피해 한국에 온 우간다 여성을 난민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법원은 "결혼한 여성이 남편에게 복종하지 않는 경우 폭력이 당연하게 여겨지는 사회적·문화적 규범이 존재하고, 정부나 사법기관에 의한 처벌 등이 이뤄지지 않아 피해자가 보호받지 못하는 사회구조"라며 "인간의 본질적 존엄성에 대한 중대한 침해나 차별이 발생하는 경우는 난민협약에서 말하는 '박해'에 해당한다고 봐야 한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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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와 직접 관련이 없는 사진. SNS 캡처

채찍을 휘두르는 남편 폭력을 피해 한국에 온 우간다 여성을 난민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법원은 "결혼한 여성이 남편에게 복종하지 않는 경우 폭력이 당연하게 여겨지는 사회적·문화적 규범이 존재하고, 정부나 사법기관에 의한 처벌 등이 이뤄지지 않아 피해자가 보호받지 못하는 사회구조"라며 "인간의 본질적 존엄성에 대한 중대한 침해나 차별이 발생하는 경우는 난민협약에서 말하는 ‘박해’에 해당한다고 봐야 한다"고 판시했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단독 손인희 판사는 우간다 여성 A 씨가 서울출입국·외국인청장을 상대로 낸 난민 불인정 결정 취소 소송에서 원고승소 판결하고 A 씨의 난민 인정 요건을 인정했다.

A 씨는 2012년 비정부기구(NGO)에서 일하다 만난 B 씨와 결혼했다. 첫째 아이를 출산하고 2014년 직장에 복귀하려 하자 B 씨는 이를 반대하며 폭력을 휘둘렀다. 특히 A 씨는 B 씨 몰래 출근하려다 붙잡혀 채찍질을 당하고 목이 졸려 의식을 잃었다.

B 씨는 A 씨가 NGO 대표로 한국에 입국하자 A 씨 가족을 찾아가 폭행하기도 했다. B 씨는 A 씨에게 보낸 메일에서 "돌아온다면 죽이겠다"는 협박도 했다.

이에 A 씨는 2018년 12월 서울출입국·외국인청에 자신을 난민으로 받아달라고 요청했으나 2020년 11월 불인정되자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A 씨에 대한 폭력은 남편의 개인적 일탈에 의한 것이 아니라 우간다 역사에 걸쳐 뿌리 깊게 자리 잡은 남성 중심적 문화와 여성 차별을 기반으로 국가 방치 속에서 존속된 구조적 문제에 해당한다"면서 "이는 A 씨의 행복추구권 및 인간의 존엄성 등 기본권을 침해하는 중대한 위협"이라고 판단했다.

임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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