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조도 앓았던 어지럼증… 노화가 흔드는 평형감각[이상곤의 실록한의학]〈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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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최고의 장수왕 영조는 73세(재위 42년)에 노인성 어지럼증을 심하게 앓았다.
그런데 영조의 어지럼증 처방에 넣을 인삼을 두고 영조의 계비 정순왕후의 아버지 김한구와 사도세자의 장인이자 정조의 외할아버지였던 홍봉한 간에 싸움이 벌어졌다.
영조가 겪은 어지럼증은 노인들에게 흔하게 발생한다.
가벼운 어지럼증에서부터 고개를 못 들고 일어설 수 없을 정도의 심한 어지러움까지, 심하면 구역질이나 이명과 같은 다른 증상을 동반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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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래 조선 왕실 전용의 인삼은 경북 영주 풍기 지역에서 나는 ‘나삼(羅蔘)’이었다. 즉 ‘나삼 대신 가짜 인삼으로 임금의 어지럼증을 치료했기에 병이 호전되지 않았다’는 게 김한구의 주장이었다. 이후 영조의 증상은 아이의 모양을 닮은 ‘동삼(童參)’을 먹고 극적으로 좋아졌다. 노인성 어지럼증의 경우 근본적으로 인삼과 같은 보제(補劑)를 써야 호전된다.
영조가 겪은 어지럼증은 노인들에게 흔하게 발생한다. 가벼운 어지럼증에서부터 고개를 못 들고 일어설 수 없을 정도의 심한 어지러움까지, 심하면 구역질이나 이명과 같은 다른 증상을 동반하기도 한다. 누워 있으면 괜찮지만 일어서면 어지럽거나, 눕거나 앉으면 천장이 빙빙 도는 어지럼증 등 다양하다. 어지럼증은 그 자체로도 불편하지만, 낙상이나 골절 등 2차 합병증이 생기면 삶의 질을 떨어뜨리고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으므로 반드시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
어지럼증은 인간이 두 발로 걸어 다니는 대가로 생긴 질환이다. 아기 때 네 발로 기다가 두 발로 걷기 시작하면 머리로 향하는 혈액은 중력을 거슬러 올라가야 하고, 심장은 이를 위해 엄청난 에너지를 소모한다. 머리에 혈액이 순간적으로 모자라면 허혈성 어지럼증이 생긴다. 어지럼증의 배후에는 평형 능력이 자리 잡고 있다. 아기가 걸음마를 배울 때 두 다리로 서게 되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은 최소 1년이다. 기어서 마침내 두 발로 서기까지 1만 번 넘어져야 하고 적어도 1년을 반복해야 한다는 점을 염두에 두면 당연한 것이 결코 당연하지 않다는 것을 되새길 수 있다.
오이디푸스는 식인 괴물 스핑크스가 ‘어릴 때는 네 발로, 커서는 두 발로, 늙어서는 세 발로 걷는 것’이 무엇이냐고 물은 수수께끼에 ‘인간’이라고 답해 맞혔다. 어릴 땐 네 발로 기고, 성장해 두 발로 걷다가 나이가 들어 지팡이를 짚고 걷는 인간의 특징을 알아본 것이다. 인간의 어지럼증은 두 발로 걸어 다니는 대가로 생긴 질환이다. 네 발로 걷는 짐승들은 머리로 혈액 공급하는 데 곤란을 겪지 않는다. 인간은 양수기 물을 퍼 올리는 것처럼 심장의 엄청난 힘으로 퍼 올려야 한다.
평형 능력은 성장과 퇴화를 거친다. 따라서 40, 50대 이후에는 전정 기능이 약해지면서 쉽게 넘어지거나, 서두르거나 갑자기 일어설 때 어지럼을 느끼기 쉽다. 평형을 담당하는 전정기관에도 노화에 따른 변화가 온다. 내이의 감각세포 숫자가 감소하고 전정신경과 뇌간 소뇌 대뇌의 신경세포 수도 감소한다. 전정기관을 통해 들어오는 정보도 부정확해지고, 정보를 분석하는 능력도 감소한다. 어지럼증은 대개 이석증이나 메니에르병, 전정신경염에서 비롯된다. 하지만 한쪽 팔다리에 힘이 빠지고 발음이 어눌해지거나 물체가 두 개로 겹쳐 보이는 복시 증상이 생기면 뇌에 문제가 생긴 위험 신호이므로 빨리 큰 병원을 찾아야 한다.
이상곤 갑산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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