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36주 낙태 의사, 살인 고의 인정돼…영장 재신청 검토”

우종수 국가수사본부장 “태반이 세상에 나왔으면 살인죄”
해당 병원 태아 화장 의뢰 의혹 두고 수사 중

(시사저널=문경아 디지털팀 기자)

지난 23일 영장심사 후 법원을 나서는 '36주 낙태' 사건 병원장과 집도의 ⓒ연합뉴스

경찰이 36주차 임신 중단 (낙태) 수술 사건과 관련해 입건된 의사들에게 살인 고의가 인정된다며 구속영장 재신청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28일 우종수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은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청사에서 열린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분만한 태아는 정상적으로 출생했고, 그 이후 방치해서 사망했기 때문에 살인죄가 맞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이어 "태반이 세상에 나왔으면 살인죄"라며 "태아를 살해하려는 고의가 인정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피의자들이 태아의 정상 출생에 대해 부인하고 있다"면서도 "여러 객관적 정황 증거를 봤을 때 명백히 살인"이라고 강조했다.

경찰은 살인 혐의를 받는 70대 병원장 윤아무개씨와 60대 집도의 심아무개씨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된 것에 대해 재신청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

앞서 지난 23일 서울중앙지법은 "기본적 사실관계에 관한 자료가 상당 부분 수집된 점, 피의자 주거가 일정한 점, 기타 사건 경위 등에 비춰 현 단계에서 피의자를 구속해야 할 필요성,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윤씨와 심씨에 대한 영장을 기각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우 본부장은 "윤씨 등에 대한 구속영장 기각 사유에 범죄사실에 대한 다툼 지적이 없었다"며 "기타 사유로 기각했기 때문에 사유를 분석해서 영장을 재신청할지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6월 유튜버 영상에서 자신을 20대라고 소개한 여성은 임신 사실을 모르고 있다가 36주 차에 낙태 수술을 받았다고 주장하는 영상을 게시했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36주차 낙태는 살인"이라고 비판했다. 해당 영상에 대한 논란이 확산되자 보건복지부는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고, 경찰은 해당 유튜버 20대 여성과 심씨, 윤씨, 병원을 알선한 브로커 등 9명을 특정해 입건했다.

이 밖에 경찰은 낙태 수술이 이뤄진 해당 병원에서 태아 화장을 의뢰한 적이 있다는 의혹을 두고도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우 본부장은 "수사 과정에서 이 건 외에 다른 내용도 포함해 철저하게 수사 중"이라며 "추가로 입건을 한 것은 아니지만 그에 준하는 조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