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일 자동차 제조사 폭스바겐(VW)이 가동률이 낮은 자국 내 생산 거점을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에 개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올리버 블루메 CEO가 강력한 비용 절감 대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유럽 내 공장 폐쇄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피하기 위한 대안으로 중국 기업과의 파트너십이 부상하고 있다.
독일 최대 산업별 노동조합인 IG메탈은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11일 신중한 입장을 내놨다. 노조 측은 중국 기업과의 협력이 VW 고유의 산업 전략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보완하는 성격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어떤 상황에서도 기존의 투자 계획이나 자체 차량 개발을 대신하는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츠비카우 공장, 중국차 유럽 진출의 교두보 되나
독일 현지 정치권은 공장 가동 중단에 따른 일자리 상실을 막기 위해 중국과의 협력에 긍정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딕 판터 작센주 경제·노동·에너지·기후보호부 장관은 인터뷰를 통해 츠비카우 공장이 중국 기업과의 협력 모델이 될 수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판터 장관은 시대의 흐름을 받아들여야 하며 중국과의 협력은 지역 경제에 기회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츠비카우 공장은 VW이 순수 전기차 생산 체제로 완전히 전환한 첫 번째 거점이다. 지난해 말 기준 약 8,000명의 숙련된 노동자가 근무하고 있는 핵심 시설이지만 최근 전기차 수요 둔화로 가동률 저하 문제를 겪어왔다. 유럽 시장 확장을 노리는 BYD나 지리자동차 등 중국 기업들에게 독일산 생산 기반은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독일 산업계의 고비용 구조와 중국의 물량 공세
독일 자동차 산업계가 수요 침체와 높은 에너지 및 노동 비용으로 고전하는 사이 중국 업체들은 적극적인 공세를 펼치고 있다. 이번 협력 방안은 고비용 구조를 해결해야 하는 독일과 유럽 내 관세 장벽을 우회하려는 중국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독일 노조와 정치권의 시각이 엇갈리는 가운데 VW의 이번 행보는 유럽 자동차 산업의 주권과 고용 안정을 동시에 확보해야 하는 어려운 숙제를 던지고 있다. 중국 자본과 기술이 독일 심장부에 들어오는 것에 대한 경계심과 현실적인 생존 전략 사이에서 VW의 최종 선택이 주목받고 있다.
글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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