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O 리그 대표 명가 타이거즈는 해태 시절 단 한 번도 최하위로 추락하지 않았던 전통의 강호였다.
하지만 KIA 타이거즈 시절이던 2005년 팀 창단 24년 만에 역사상 첫 꼴찌라는 치욕스러운 기록을 남겼다.
당시 절대 강자로 군臨하던 타이거즈를 최하위로 떨어뜨린 사령탑은 왕조를 이끌었던 유남호 감독이었다.

유남호 감독은 해태와 삼성에서 김응용 감독을 보좌하며 6차례나 한국시리즈 우승 반지를 수집했던 명코치였다.
2004년 시즌 중반 KIA 1군 지휘봉을 잡은 그는 정규시즌 4위를 기록하며 포스트시즌 진출을 달성했다.
하지만 두산 베어스와 맞붙은 준플레이오프에서 미흡한 투수 교체 판단으로 2연패를 당해 허무하게 탈락했다.

준플레이오프 2차전 당시 마무리 신용운이 구위 난조로 흔들렸으나 교체를 미루다 동점 사구를 허용했다.
구원 등판한 최향남이 연장 12회 위기를 맞자 뒤이어 올라온 베테랑 투수 이강철이 만루홈런을 맞고 मु너졌다.
벤치의 한 박자 느린 판단과 무리한 마운드 운용이 포스트시즌 조기 탈락을 부른 결정적 원인이 됐다.

단기전 참패의 여파는 2005년 정규시즌으로 이어져 개막과 동시에 8연패라는 극심한 수렁에 빠지고 말았다.
에이스 김진우와 이종범 등 화려한 라인업을 보유하고도 불펜 방화와 기용 난조가 겹쳐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했다.
결국 유남호 감독은 7월 성적 부진으로 경질됐고 서정환 감독 대행 체제에서도 반전을 만들지 못했다.

유남호 감독은 수석코치로 뛰어난 역량을 보였으나 독자 지휘권을 잡은 뒤 운용 한계를 드러내며 퇴장했다.
코치 시절 쌓았던 6차례 우승 이력도 감독으로서 남긴 타이거즈 역사상 첫 최하위라는 굴욕을 덮지 못했다.
냉정한 승부사 기질과 명확한 결단력이 결여된 현장 지휘는 팀을 잔혹한 암흑기로 몰아넣는다는 교훈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