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성포용] 순결·정숙 권하는 교훈·교가 방치…여가부는 ‘개선 권고’만
【 앵커멘트 】 지난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여성단체들은 여전히 불평등이 존재한다며 사회가 함께 노력하자며 다양한 목소리를 냈죠. 그런데 성고정관념을 강화하는 표현을 익숙하게 쓰는 현실도 쉽게 바뀌지 않고 있습니다. 바로 학교 교가와 교훈이 대표적인데요. 우리의 양성평등 실태를 살펴보는 MBN 연중기획 두 번째 순서, 김민수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아름다워라", "꽃답게", "순결"
이런 단어들이 교훈에 쓰이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봤습니다.
▶ 인터뷰 : 정여은 / 이화여대 재학생 - "바껴야되는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사회분위기가 성적 평등을 지향하고 있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는 만큼…."
▶ 인터뷰 : 정시안 / 연세대 재학생 - "시대가 변한 만큼 불편하게 느끼는 사람이 한 사람이라도 있으면 바뀌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게…."
4년 전 서울 소재 고등학교 326개교의 교훈을 전수조사한 결과 17개교에서 성편향적인 단어를 쓰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지금도 해당 학교들의 교훈 17개는 바뀌지 않은 채 그대로입니다.
▶ 인터뷰(☎) : 박재형 / 정의당 청소년위원회 위원장 -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무시하는 교훈이라 할 수 있는데 이런 걸 계속 학생들에게 부르길 강요하고 계속 보이는데 놔두면 문제의 여지가 크다고…."
여성가족부가 전국 16개 시도 초·중·고 1,016개교의 교훈과 교가를 조사한 결과도 비슷합니다.
교가에서 여성 편향적인 표현을 사용하는 여자중학교와 고등학교는 63개와 47개로, 조사대상의 64%와 68%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인천에 있는 인화여자고등학교.
교육청의 교가·교훈 새로쓰기 사업을 통해 반세기 넘게 불렀던 교가의 가사를 통째로 바꿨습니다.
▶ 인터뷰 : 서은경 / 인천여고 교사(인화여고 교가 작사) - "'정숙'이라는 교훈이랑 가사들이 너무 학생들에게 편협한 시각을 만들어주는 게 아니냐는 얘기가 끊임없이 있었던 것 같아요. "
남녀공학인 가림고등학교도 교가에 있던 '건아'라는 표현을 '우리의 가림'으로 바꿨습니다.
▶ 인터뷰 : 조계환 / 가림고등학교 교감 - "'건강한 아이들'이라는 의미로 가사가 쓰였으나 축약해서 부르다 보니 '건아들'이라는 의미가 요즘의 남성적인 의미가 강하다 싶어서…."
여성가족부는 청소년기에 성별 고정관념을 심어줄 수 있다며 상반기 안에 현황 파악을 하겠다면서도 일선 학교들의 자발적인 참여에만 의존할 수 밖에 없어 마땅한 대책을 내놓지 못 하고 있습니다.
MBN뉴스 김민수입니다. [ smiledream@mbn.co.kr ]
영상취재 : 김진성 기자 영상편집 : 그 래 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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