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아파트 사면 상투 잡는거 아냐?”…서울마저 거래량 뚝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robgud@mk.co.kr) 2023. 11. 21.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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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전국 부동산 매매량, 1월 이후 최소
지난달 서울 거래량도 연초 수준으로 회귀
서울 한강시민공원 뚝섬지구에 매달린 얼음 뒤로 아파트가 보이고있다.[김호영 기자]
올해 9월 전국의 부동산 매매량이 지난 1월 이후 8개월 만에 최소 수준을 기록한 가운데 아파트 거래 마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까지 이어진 매매가 상승과 고금리 기조로 가격 부담이 높아지자 수요층이 선뜻 거래에 나서지 못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21일 부동산플래닛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9월 전국의 부동산 매매는 7만8921건으로, 이는 전월 대비 9.5% 감소한 수치이자 올해 들어서는 1월(5만9310건) 이후 가장 적은 수준이다.

거래량이 줄면서 매매 금액 역시 지난 8월 28조9798억원에서 9월 26조526억원으로 10.1% 줄었다. 9월 아파트 매매량도 전월보다 6.8% 감소한 3만3754건, 거래 금액도 8.2% 줄어든 14조2871억원이었다.

지역별로 보면 제주의 아파트 거래량이 전월보다 22.4% 줄어 감소세가 가장 가팔랐고, 전남(16.9%↓), 충남(13%↓), 서울(12.1%↓), 인천(10.4%↓), 경기(9.7%↓) 등 14개 지역이 감소했다. 전월 대비 거래량이 증가한 곳은 경북(14.3%↑)과 세종(3.0%↑), 대구(1.9%↑) 등 3곳뿐이었다.

다만 지난해 동월과 비교하면 올해 9월 전국 아파트 매매량은 113.4%, 거래 금액은 236.3% 증가했다. 서울의 매매량과 거래금액은 각각 3331건, 3조6953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473.3%, 637.6% 급증했다. 인천, 경기도 세 자릿수의 상승률을 보여 작년보다는 시장 상황이 개선된 것으로 확인됐다.

10월 서울 아파트 거래 3000건 못미쳐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아파트값 상승세가 한풀 꺾이는 모습을 보이면서 가파르게 오르던 아파트값이 한동안 조정기를 거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 자료를 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 신고 건수는 지난 17일까지 총 2144건으로, 2000건을 살짝 웃도는 수준을 기록했다.

부동산 매매 신고 기한은 계약일로부터 30일이다. 9월의 경우 17일까지 신고 건수가 3085건, 7월·8월 거래량은 각각 익월 17일까지 3213건, 3489건이 신고된 것과 비교해 동기간 신고 건수가 지난달 들어 1000건가량 감소한 수치다.

10월 거래 물량의 신고 기한이 이달 말까지인 점을 감안해도 월 거래량은 3000건에 미달해 올해 2월(2454건) 이후 8개월 만에 최저를 기록할 가능성이 커졌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 8월 3861건을 정점을 찍은 뒤 9월 3369건에 이어 두 달 연속 감소했다. 최근 실거래가 상승세로 전고점의 80∼90% 이상 회복한 아파트들이 늘어나자 고점 인식 부담에 자칫 “상투를 잡을 수 있다”는 심리적 우려가 커진 탓이다.

여기에 최근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다시 상승하고, 정부가 9월 말부터 6억∼9억원 이하 주택에 해주던 특례보금자리론 일반형 대출을 중단하면서 매수세 위축으로 이어지고 있다.

특례보금자리론은 9억원 이하의 주택 매수자를 지원하지만, 이를 통해 매도자에게 그동안 안팔리던 집을 팔고 9억원 초과 주택을 매입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며 거래 순환을 이끌었다. 그러나 대출 축소 이후 정부 정책이 규제 완화 일변도로 가지 않을 것이라는 시그널을 주면서 매수심리가 위축되고 있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들의 시각이다.

거래량이 감소하며 매물은 쌓이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이 집계한 서울 아파트 매물 건수는 16일 기준 7만8519건으로, 연중 최고 거래량을 기록했던 8월의 매물 건수가 6만9000대였던 것에 비하면 1만건가량 늘었다.

아파트값도 약세 전환했다. 이번 주 서울 아파트값(KB국민은행 )은 0.01% 떨어져 7월 넷째 주(-0.02%) 이후 15주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한국부동산원 조사에서는 서울 아파트값이 이번 주 0.05% 올라 2주 연속 같은 수준이나 한달 전(0.09%)에 비해 오름폭이 절반 가까이 축소됐다.

또 인천 아파트값은 이번 주 0.04% 떨어져 지난주(-0.02%)에 이어 2주 연속 하락했고. 경기도도 상승 폭이 4주 연속 둔화하는 등 전반적인 시장 분위기가 한풀 꺾인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집값이 당분간 조정기를 거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연구원은 “최근 분양시장에도 지방과 수도권 고분양가 단지 위주로 청약률이 떨어지고 미계약이 속출하는 등 이상 기류들이 감지되고 있다”면서 “공사비 상승 등으로 집값이 큰 폭으로 하락하진 않더라도 그동안 가격이 크게 오른 지역부터 일부 가격 조정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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