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모빌리티산업협회가 주관하고 대전광역시가 후원한 ‘2025 대전 체험형 모빌리티쇼’ 전시에서 주목받은 차종은 GM 한국사업장 전신인 GM대우 시절 때 생산됐던 2005년형 매그너스다. 출시된 지 이제 만 20년이 넘은 이 차량의 전시는 20대 청년이 주도했다.
26일 행사가 열린 대전컨벤션센터 제2전시장에 직접 찾아가보니 깨끗하게 관리된 2005년형 매그너스가 관람객들을 맞이했다. 1999년 12월부터 2006년 1월까지 국내 시장서 판매된 매그너스는 출시 초기 2.0 DOHC(듀얼오버헤드캠샤프트) 엔진과 SOHC(싱글오버헤드캠샤프트) 엔진 등으로 판매되다가 2002년부터 세계 최초의 가로형배치 직렬6기통 엔진(2.0, 2.5)이 추가된 ‘L6 매그너스’가 도입됐다. 이번에 전시된 매그너스는 바로 L6 매그너스다.
차량 전시를 주도한 대우자동차보존연구소는 2021년 4월 설립된 국내 최초 대우자동차 전문 비영리 연구소로 20대 청년인 김형준 연구소장과 김동영 자문연구원 등이 중심이 돼 경기도 화성에서 운영되고 있다. 대한민국 근대산업문화유산 중 하나였던 대우자동차의 역사를 보존하고 복원하고 전신이었던 새나라, 신진 등의 문헌 자료도 연구하는 것이 이 연구소의 핵심 사업이다. 또 2024년 74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닉 라일리 전 GM대우 사장의 1주기 추모 사업도 진행하고 있으며 대우자동차의 역사를 알리는 자체 웹진도 만들고 있다.


대우자동차보존연구소는 올 5월 2005년형 매그너스 매입 사실을 자체 블로그에 알린 뒤 약 2개월만에 대전 체험형 모빌리티쇼에 해당 차량을 전시하게 됐다. 출시된지 20년이 넘고 실제 운행도 가능한 매그너스가 대중을 위한 자동차 전시 행사에 ‘클래식카’ 목적으로 배치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현장서 만난 김 자문연구원은 “대한민국 최초의 근대식 공장으로 기록된 인천 GM 부평2공장을 잊지 말자는 취지로 이번 전시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1962년 준공된 GM 한국사업장 부평2공장은 매그너스 뿐만 아니라 레간자와 프린스 등 대우자동차 시절 이름을 알렸던 차량을 생산했던 곳이었지만 2022년 가동률 저하 등의 이유로 폐쇄됐다.
김 자문연구원은 “아직도 부평2공장에 대한 지역 관심이 높다”며 “특히 매그너스가 부평2공장이 생산한 대표 차종으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다”고 강조했다. 출시 후 국내외에서 23만대의 판매 기록을 세운 매그너스는 1997년부터 1999년 11월까지 이우종 당시 대우자동차 기술연구소 상무(전 LG전자 VC사업본부 사장) 주도로 개발됐으며 약 2200억원의 개발비용이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자문연구원은 “이우종 당시 대우자동차 상무와 대우자동차 내 엔지니어링 전문가였던 울리히 베츠 박사 등이 주도한 독자개발 가로형 6기통 엔진은 매그너스의 독창성을 이끈 존재다”며 “이 독창성 때문에 이번 전시에 매그너스에 대한 일반 관람객들의 관심이 많았다”고 말했다.
이번 대우자동차보존연구소의 전시는 GM 한국사업장 노조와 대전 지역 GM 한국사업장 판매 딜러의 지원도 이뤄졌다. 이번 전시는 매그너스 뿐만 아니라 티코, 마티즈 등 대우차의 상징과도 같은 경차들과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 GMC 시에라 등의 최신 판매 차량도 함께 전시됐다.
김 자문연구원은 “2011년 3월 GM대우가 한국GM으로 사명이 변경된다는 소식을 접하고 아쉬움을 표현했던 차주들의 심정이 담겨진 뉴스를 보고 대우자동차에 대한 관심이 커 현재까지 연구소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며 “대우라는 브랜드가 현재 없어졌지만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영원히 자리잡는 존재가 됐으면 좋겠다”는 뜻을 전했다.
대우자동차보존연구소는 올 11월 부평아트센터에 자체 전시를 개최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현재 연구소 내에 라노스, 르망, 마티즈, 티코, 매그너스 등이 있지만 보유 차종 폭을 점차적으로 넓히겠다는 것이 연구소 계획이다.
대전=조재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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