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석유시설 공격 땐 20달러 폭등…국제유가 또 급등
가자지구 전쟁 발발 1년을 앞두고 고조된 중동 긴장에 국제유가가 또 뛰었다. 1주일 전까지만 해도 수요 약세를 이유로 국제유가 하락을 점쳤던 시장 전문가들은 공급 차질로 인한 상승을 우려하고 있다. 이들은 이란 석유 생산 시설을 향한 이스라엘의 공격이 이뤄지면 국제유가가 최대 배럴당 20달러 더 오를 수도 있다고 전망한다.
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국제유가 시장의 벤치마크인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12월 브렌트유 선물은 전 거래일 대비 3.7% 상승한 배럴당 80.93달러에 달했다. 브렌트유가 배럴당 80달러를 넘어선 것은 지난 8월 이후 처음이다. 한국시간 8일 오전 6시 기준으로는 81달러를 넘어섰다. 뉴욕상품거래소(NYMEX)의 11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전 거래일 대비 3.7% 뛴 배럴당 77.41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국제유가는 지난 1일 이란이 이스라엘을 향한 탄도미사일 공격을 감행한 이후 큰 폭으로 올랐다. 이란의 공격에 이스라엘이 이란의 석유 생산 시설 등을 겨냥한 보복에 나설 것이고 이것이 공급 차질로 이어질 거란 우려가 시장에 퍼졌기 때문이다. 지난주 브렌트유와 WTI는 각각 8%, 9% 이상 오르며 1년여 만에 가장 큰 폭의 상승을 기록했다.
일각에선 이스라엘이 자국 경제 충격 등을 우려해 이번 중동 갈등이 '오일 쇼크'로 확산하는 것을 막고자 이란의 석유 생산 시설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에 나서진 않을 거란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주요 외신과 전문가 대부분은 이스라엘이 이란이 가장 큰 타격을 줄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석유 생산 시설 공격이라며 원유 시장의 충격을 피해 갈 수 없을 거라고 지적한다.
또 이스라엘이 이란의 석유 생산 시설을 공격하지 않더라도 다른 방법으로 보복할 것이고, 이 경우 이란이 이스라엘의 공격에 대응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해 국제원유의 공급을 차단할 것이라고 우려한다. 이란 남부에 위치한 호르무즈 해협은 국제 원유의 20~30%가 이동하는 요충지로, 아시아 국가의 수입 원유 80%가 이 수송로를 통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캐피탈 이코노믹스의 데이비드 옥슬리 수석 기후 및 원자재 이코노미스트는 "가장 큰 위험은 호르무즈 해협에서 운송을 방해하는 정면충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라며 "단기적으로는 위험 프리미엄이 지배적일 것이라며 상황이 어떻게 전개되느냐에 따라 국제유가가 배럴당 20달러 더 오를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란을 향한 이스라엘의 보복 수준에 주목하며 국제유가 변동성을 경고했고, 글로벌 투자은행은 국제유가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 골드만삭스는 앞서 공급 차질 가능성을 배제하고 올해 브렌트유 가격 전망치는 배럴당 70~85달러로 유지했었다. 그러나 지난 4일 보고서를 통해 이란산 석유 공급 차질 가능성을 언급하며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90달러 이상으로 치솟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RBC캐피탈마켓의 헬리마 크로프트 글로벌 상품 전략 담당은 "이스라엘의 보복이 어떤 형태를 보일 지는 불분명하다. 만약 이스라엘이 이란 원유 수출의 90%가 통과하는 카르그 섬을 공격한다면 원유 시장에 미치는 여파는 상당할 것"이라며 "우리는 이스라엘이 무엇을 공격했는지, 이란의 대응 메커니즘이 무엇인지 꼭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국제유가 하락에 베팅했던 헤지펀드의 포지션 변화도 국제유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ICE 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이란의 미사일 공격이 있었던 지난 1일 헤지펀드들은 유가 하락 베팅을 줄이고 유가 상승 베팅을 늘렸다. 원자재 전문 헤지펀드인 케일러 캐피털의 브렌드 벨로테 설립자는 "일주일 전까지만 해도 국제유가가 배럴당 60달러대 초반까지 떨어질 것으로 생각했었다"고 말했다. 한편 ANZ리서치 분석가들은 이란 석유 생산 시설을 향한 이스라엘의 공격이 없으면 국제유가는 배럴당 5~7달러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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