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쌀 소비감소 대응 ‘사케’ 수출로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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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와 일본 쌀산업의 가장 큰 공통점은 '쌀 소비 촉진'이란 난제를 안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수출 물량은 2100ℓ로 아직 성장단계에 있지만, 일본 사케의 가치를 높이고 쌀 소비를 늘리기 위해 수출 확대에 주력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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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식 세계적 유행 현상 발맞춰
미국등 공략 ‘도쿄 제트원’ 출시
밥쌀용 활용 가격 경쟁력 확보
현지인 맞춤디자인·용량 개발
우리나라와 일본 쌀산업의 가장 큰 공통점은 ‘쌀 소비 촉진’이란 난제를 안고 있다는 것이다. 일본의 연간 쌀 수요량은 2015년부터 연평균 10만여t씩 감소하고 있다. 이 때문에 ‘쌀밥’을 중시하던 일본도 쌀 가공식품 활성화에 매진하고 있다.
대표적인 품목이 사케다. 일본산 쌀을 원료로 쓰는 사케는 최근 내수 판매가 다소 주춤하고 있지만 글로벌시장에서 일식 붐을 기반으로 한 성장세가 확연하다. 일본주조조합중앙회에 따르면 사케 수출액은 2010년(85억엔)부터 13년간 연속 최고치를 경신하며 지난해 410억8000만엔을 기록했다.
이같은 추세에 발맞춰 일본 사케 제조업체들은 해외시장 확보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도쿄의 3대 양조장이자 322년 역사를 자랑하는 ‘오자와주조’도 수출 확대에 박차를 가하는 곳 중 하나다. 오자와주조는 일본 전국농업협동조합연합회(JA전농)의 무역 전문 자회사인 JA전농인터내셔널과 협업해 2019년 수출용 사케 ‘도쿄 제트원(TOKYO Z1)’을 출시했다. 그간 일본에서 판매하는 일부 제품을 수출했던 것과 달리 미국·캐나다·타이완·홍콩 등을 본격적으로 공략하는 전용 제품을 만든 것이다.
이달초 방문한 오자와주조 양조장에서 일본 시중에선 살 수 없는 ‘도쿄 제트원’을 접할 수 있었다. 도쿄 시내에서 서북쪽 외곽 방향으로 차를 타고 1시간40분가량을 달리면 오메시의 오자와주조 양조장이 나타난다. 23대째 오자와주조를 잇고 있는 오자와 미키오 대표는 “사케의 주원료는 쌀과 물인 만큼 지하수가 풍부한 이 지역에 1702년 양조장을 세웠다”고 설명했다.
오자와주조는 사케 종류에 따라 양조장 뒷산에서 샘솟는 쿠라노 우물의 자연 용출수(중경수)와 타마강 건너 산 우물에서 나는 연수를 사용해 제품을 생산한다. ‘도쿄 제트원’에 들어가는 연수는 발효를 천천히 진행시켜 부드럽고 품격 있는 맛을 자아낸다. 그 덕분에 드라이·스위트 두 종류의 ‘도쿄 제트원’ 모두 목 넘김이 좋고 풍미가 깊다.
이곳 양조장은 JA전농을 통해 전국에서 조달한 고품질 쌀을 사용한다. 쌀 한톨을 65%까지 깎아내고 남은 35%로 술을 빚는다. 연간 90만ℓ의 술을 생산하는 데 깎은 쌀 20t을 소비한다. 사케용 쌀을 쓰는 제품도 있지만 ‘도쿄 제트원’에는 밥쌀용 품종인 ‘고시이부키’를 활용한다. 오자와 대표는 “수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사케용 쌀보다 저렴한 밥쌀용 쌀을 쓰지만 일본의 쌀 품종이 좋아 사케 품질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동행한 김용수 농협중앙회 일본사무소장은 “일본은 쌀가공식품에 대한 생산이력제를 엄격히 시행해 사케에 사용된 쌀의 원산지·품종 등을 소비자들이 명확히 알 수 있다”며 “사케를 만드는 이들도 자국산 쌀을 써야 한다는 인식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도쿄 제트원’에는 쌀과 사케 소비 감소에 대응하기 위한 오자와주조의 고민이 담겨 있다. 해외 소비자들이 한손에 잡고 마실 수 있도록 180㎖ 용량의 제품을 만들고, 영국 디자인 회사에 의뢰해 제품 라벨에도 세계적인 감각을 입혔다. 지난해 수출 물량은 2100ℓ로 아직 성장단계에 있지만, 일본 사케의 가치를 높이고 쌀 소비를 늘리기 위해 수출 확대에 주력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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