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와 액션, 서사까지 명작이 가져야 할 세 가지 조건을 모두 갖춘 게임이라는 찬사를 받으며, 2020년 전 세계적인 흥행을 기록한 '고스트 오브 쓰시마'. 그 정식 후속작 '고스트 오브 요테이'가 긴 기다림 끝에 2025년 10월 2일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다.
고스트 시리즈의 정식 후속작이지만, 게임 시스템을 제외하면 '고스트 오브 요테이'는 전작과는 완전히 다른 게임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무대는 전작에서 300여 년이 흐른 뒤, 당시 에조치(蝦夷地)로 불렸던 홋카이도다. 아직 개척의 손길이 닿지 않은 야생 그대로의 광활한 땅에서, 어린 시절 '요테이 육인방'에게 가족을 잃은 아츠가 원수들을 찾아 나서는 복수의 여정이 펼쳐진다.
후속작이 전작을 뛰어넘어야 한다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숙명이다. 하지만 모든 게임이 이를 달성하는 것은 아니다. 단순히 전작을 답습하면 뻔한 재탕에 그칠 수 있고, 성급한 변화는 오히려 원작의 가치를 훼손했다는 혹평을 부를 수도 있다. 그러나 '고스트 오브 요테이'는 '계승과 발전'이라는 까다로운 과제를 훌륭하게 해결해 냈다. 모든 면에서 전작을 뛰어넘는 완성도를 보여준 것이다.
※ 본 리뷰는 PS5 퍼포먼스 모드로 진행되었습니다 ※ 본 리뷰에서는 스토리에 대한 부분은 최대한 배제했습니다

장르명: 액션 어드벤처
출시일: 2025.10.02.
리뷰판: 사전 리뷰 빌드개발사: 서커 펀치 프로덕션
서비스: 소니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
플랫폼: PS5
플레이: PS5

고스트 시리즈의 그래픽은 다른 액션 게임들과 비교했을 때 지극히 현실적이다. 다른 액션 게임이라면 거침없이 사용했을 파티클의 경우, 칼끼리 맞부딪혔을 때 약간의 불똥이 튀는 정도에 불과하고 액션과 애니메이션 역시 현실적인 범위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불똥이 휘날리는 화려한 연출과 눈이 돌아갈 정도의 액션을 선보이는 여타 액션 게임과 비교하면 심심하게 느껴질 정도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마냥 단백하고 단조로운 것은 아니다. 어디까지나 게이머들의 눈을 즐겁게 해주던 요소들의 게임적 허용치를 게임이라는 형태에 맞게 최대한 절제했다고 볼 수 있다.

대표적인 요소로 은행잎과 단풍잎을 들 수 있다. 은행잎은 아츠의 고향을 떠올리게 하는 요소로서 그립고도 따스한 감정을 표현하는 장치로 활용되고, 가을의 풍류를 나타내는 단풍잎은 게임 내에서 짙은 핏빛으로 물들어 운치 있기보다는 어떤 면에서는 섬뜩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이를 반영하듯 게임 내에서는 야외 온천을 나타내는 요소인 동시에 사무라이가 생사결을 펼치는 장소로도 쓰인다. 이러한 다양한 장치를 통해 게임은 각각의 장소가 대략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 자연스럽게 플레이어에게 알려준다.


이 외에도 각 장소를 찾는 방법도 한층 다채로워졌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금빛새를 따라가는 방식은 그대로 유지되지만, 여기에 지도 상인에게서 각 지역이 표시된 지도를 구입하거나, 곳곳을 돌아다니며 NPC들과 대화를 나누어 힌트를 얻는 등 훨씬 다양한 방법이 추가됐다. 전작에서는 숨겨진 장소를 찾으려면 어디에 있을지 모르는 금빛새를 먼저 찾아 그 안내에만 의존해야 했던 아쉬움을 크게 개선한 셈이다.

말을 타고 평야를 질주할 때는 마치 진짜 말을 탄 듯한 역동적인 진동을 선사하고, 전투 시에는 상황에 따라 각기 다른 진동을 전달한다. 적이 방어하거나 적의 가드를 무너뜨릴 때는 둔탁한 진동을, 적의 공격을 가드 하거나 튕겨낼 때는 짧은 진동이 발생하는 식이다. 이는 전작에서도 있던 기능이지만, '고스트 오브 요테이'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갔다. 플레이어인 아츠와 적의 위치에 따라 전후좌우 4개 방향으로부터 진동이 발생하도록 한 것이다. 이러한 다채로운 진동을 통해 게임은 마치 플레이어가 진짜 검을 쥔 듯한 감각을 선사하며, 몰입감을 한층 더 끌어올린다. 그간 수많은 컨트롤러를 통해 그토록 구축하고 싶어 했던 '찰진 손맛'이 듀얼센스를 통해 실현됐다고 봐도 무방하다.

눈과 귀, 그리고 손을 즐겁게 해주는 이러한 요소들은 분명 전작부터 이어져 온 부분이지만, '고스트 오브 요테이'에 이르러서는 그 모든 것들이 한 단계 더 발전했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를 통해 게임은 보는 맛은 물론이고 극한의 손맛에 더해 듣는 맛까지 선사하며, 기존의 게임을 뛰어넘는 경험을 제공한다.


전작에서는 카타나 하나에 여러 자세를 적용함으로써 플레이어가 전략적인 전투를 펼칠 수 있도록 했다. 검을 든 적에게는 암검의 자세를, 방패를 든 적에게는 수검의 자세를, 거한에게는 월검의 자세를 사용하는 식이었다. 여기에 자세라는 명칭에서 알 수 있듯이 각각의 자세마다 다른 애니메이션을 보여줌으로써 카타나 하나로 다양한 액션을 펼칠 수 있도록 하는 등 보는 재미도 살렸다.
하지만 되돌아보면 아쉬움이 없던 것은 아니었다. 결국 모든 액션이 카타나라는 무기에 국한되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전작을 즐긴 플레이어 중에서는 일일이 자세를 바꾸지 않고 암검의 자세나 수검의 자세 등 하나의 자세만 사용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결국 가장 큰 이유를 꼽자면 기승전카타나이기 때문이라는 것을 부정할 수 없다. 각기 다른 애니메이션을 보여준다고 하지만, 이 역시 약간의 차이가 있을 뿐 액션에서 큰 차이를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액션의 스펙트럼이 더욱 넓어진 점 역시 간과할 수 없다. 앞서 사슬낫을 든 적은 창으로 상대하는 것이 상성 상 유리하다고 했지만, 창의 쓰임새는 이것뿐만이 아니다. 무기를 교체할 때 타이밍을 맞춰서 창으로 공격하면 그대로 적의 발을 걸고 넘어뜨릴 수 있으며, 대태도처럼 무상성에 가까운 무기도 있다. 모션이 크고 느리지만, 적이 어떤 무기를 쓰는지에 상관없이 많은 충격 피해를 가할 수 있다. 여기에 무기별로 파생되는 기술 역시 눈여겨볼 만하다.

전투 그 자체에도 변화가 생겼다. 가장 큰 변화로는 노란색으로 빛나는 무장 해제 패턴의 추가를 들 수 있다. 명칭 그대로 무장 해제 패턴에 당하게 되면 들고 있는 무기를 떨어뜨리게 되는데, 당연히 맨손으로는 적의 공격을 막을 수 없는 만큼 다른 무기로 바꾸거나 서둘러 무기를 주워야 한다.

이때 바닥에 떨어뜨린 무기는 일회용 투척 무기로 쓸 수도 있다. 공격력 역시 제법 준수해서 잘만 활용한다면 무장 해제 후 바로 무기를 투척하는, 물 흐르는 듯한 연계로 한 번에 적을 처치하는 것도 가능하다. 무기에 더해 적들의 패턴까지, 액션의 스펙트럼을 더욱 확장함으로써 전투의 재미를 더한 셈이다.

갑옷과 호부 역시 깊이가 더해졌다. 무기와 달리 갑옷과 호부는 전작을 계승하고 좀 더 발전시킨 것에 가깝다. 전작에서도 갑옷마다 생존에 특화된 옵션부터 근접 전투 특화, 쳐내기 및 회피 특화, 원거리 공격 특화, 쿠나이 등 망령 무기 공격력 증가 등 다양한 옵션이 있었는데, 여기에 더해 스탯 형태로 이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좀 더 직관적으로 개선됐다. 쳐내기 위주로 할지, 원거리 위주로 할지 그것도 아니라면 쿠나이 투척 위주로 할지, 플레이 스타일에 따라 좀 더 쉽게 세팅할 수 있도록 변한 것이다.



탐사에 나선다고 해서 정해진 무언가를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 과정 역시 자유롭다. 길을 가다 마주친 요테이 육인방 휘하의 무법자들을 처치하거나 아츠의 목에 걸린 현상금을 노리는 낭인들을 쓰러뜨리고 그들을 협박해 단서를 모아도 되고, 혹은 NPC를 도와주는 방법도 있다. 방법과 과정은 다양하지만, 이렇게 모인 단서들은 하나로 모여서 요테이 육인방에게로 향한다.


이러한 변화가 무엇보다도 영리하다고 느껴지는 것은 누구를 먼저 처치할지 순서의 차이가 있을 뿐 큰 줄기에서 서사의 흐름을 바꾸지는 않는다는 점에 있다. 무질서한 자유는 혼돈이라는 것처럼 자유도가 높다는 것은 마냥 좋은 이야기만은 아니다. 의도한 서사의 흐름 자체가 무너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 측면에서 본다면 '고스트 오브 요테이'의 이러한 방식은 서사의 선형적 구조와 자유도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선택이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다시 버튼을 누르면 현실로 돌아온다. 폐허가 된 집터에 아름다웠을 풍경마저도 어딘지 처연해 보인다. 아츠 역시 마찬가지다. 과거의 순박했던 아이는 사라지고, 그 자리에 남은 것은 피비린내를 풍기는 복수에 불타오르는 낭인뿐이다. 이러한 과거와 현재의 극명한 대비를 통해 게임은 자연스럽게 아츠에게 있어 이 복수의 여정이 얼마나 정당한 것인지 그리고 필요한 것인지를 깨닫게 된다. 서사를 보완하는 시스템이지만, 아츠의 원동력, 그리고 플레이어의 원동력이 된다는 점에서는 그 어떤 장치보다도 중요한 것으로 봐도 무방하다.

잠깐 전작에 대해 이야기해보도록 하자. 전작에서 주인공 사카이 진은 무사도에 입각해 명예와 전통을 유지하면서, 승리할 수 없는 전쟁을 할지 아니면 무사도를 버리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망령이 되어 섬과 주민들을 보호할지 고뇌했다. 플레이어 입장에서는 다소 답답하게 여겨지기도 했으나, 이러한 갈등은 캐릭터성에 깊이를 더해줬으며, 서사에도 완성도를 더해줬다.


흑백 고전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을 선사하는 모드로 사운드 역시 어딘지 고전적으로 변한다. 그의 대표작인 7인의 사무라이를 떠올리게 하는 모습으로 전작에서도 컬트적인 인기를 구가했다. 이러한 구로사와 모드지만, 호불호가 없던 것은 아니었다. 무엇보다 흑백 모드라는 점에서 고스트 시리즈의 가장 큰 장점인 색감이 사라지는 만큼, 여러모로 취향을 타는 모드로 취급되었다.
그런 측면에서 본다면 이번에 새롭게 추가된 미이케 모드는 대체로 누구나 만족할 만한 모드라고 생각한다. 미이케 모드를 적용하면 전투 시 아츠와 카메라의 거리가 한층 가까워질뿐더러 혈흔과 진흙 효과 등이 더욱 강화된다.


한편, 사운드를 중시한다면 와타나베 모드를 적용하는 것도 나쁘지 않아 보인다. 다만, 로파이(Lo-Fi) 스타일이라는 점에서 호불호가 꽤나 갈릴 수밖에 없다는 것은 미리 알아두기 바란다. 구로사와 모드가 고전 흑백 사무라이 영화의 느낌을, 미이케 모드가 극한의 찬바라 액션을 표방함으로써 어떤 식으로든 사무라이 영화적인 요소를 극대화한 반면, 와타나베 모드는 로파이 스타일의 사운드로 인해 이질감이 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 역시 플레이어의 선택일 뿐이다. 각기 다른 스타일의 3개 모드를 통해 저마다 다른 재미를 선사하는 점에서 좋으면 좋았지 나쁠 것은 없다.

무엇보다도 마음에 드는 것은 최근 대작들을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던 최적화 문제가 전혀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래픽 모드에서는 30프레임을 칼같이 유지할 뿐 아니라 퍼포먼스 모드에서도 60프레임(컷신에서만 30프레임)을 칼같이 유지해 시종일관 쾌적하게 즐길 수 있었다. 갑자기 튕기는 등의 크래시 문제 역시 마찬가지다. 전혀 없었던 만큼, 최적화에 대해서는 일말의 걱정도 필요 없다.
원령 아츠와 함께 돌아온 '고스트 오브 요테이'는 분명 기대 이상의 재미를 선사한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한때 플레이스테이션 독점작으로 대작이 나올 때면 이런 표현이 떠돌곤 했다. "플레이스테이션을 훔쳐서라도 해볼 만한 가치가 있는 게임"이라는 말 말이다. 그 표현이 절로 떠올랐을 정도로 '고스트 오브 요테이'는 탁월한 게임이다. 그러니 아직 플레이스테이션이 없다면 구매를 진지하게 고려해 보길 추천한다. 이 게임에는 그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