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르쉐의 연구개발을 이끌어 온 미하엘 슈타이너가 2027년 5월 경영이사회에서 물러난다. 2002년 입사한 그는 2016년부터 연구개발 담당 이사를 맡았고, 지난해부터 경영이사회 부회장도 겸임했다. 후임은 메르세데스-벤츠에서 글로벌 파워트레인 개발을 총괄하는 외르크 바르텔스다. 포르쉐는 지난 10월 30일 이 같은 인사를 발표하며 두 사람이 연구개발 부문 인수인계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슈타이너는 911의 991·992세대 개발과 800V 전기 시스템을 갖춘 타이칸의 시장 도입을 이끌었다. 최근에는 파나메라의 주행 성능과 승차감을 제어하는 포르쉐 액티브 라이드 개발을 지휘했다. 911 카레라 GTS와 911 터보 S에 도입한 T-하이브리드 구동계도 그의 재임 기간에 등장했다. 내연기관 스포츠카 개발부터 전기차와 고성능 하이브리드까지 포르쉐의 구동계 전환을 담당했다.

그는 뮌헨공과대학교에서 기계공학을 공부하고 공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5년 메르세데스-벤츠에서 자동차 업계 경력을 시작했으며, 2002년 포르쉐로 옮겨 혁신·콘셉트·컴퓨터 지원 엔지니어링(CAE)을 담당했다. 2005년에는 파나메라 개발을 총괄했고, 2011년 완성차 개발과 품질 부문을 맡았다. 2022년부터 2025년까지는 폭스바겐그룹 연구개발 책임자로 그룹 차원의 기술과 아키텍처 업무도 이끌었다.
모터스포츠에서도 성과를 쌓았다. 포르쉐는 2017년까지 3년 연속 LMP1 클래스에서 르망 24시간 우승과 세계내구선수권(WEC) 제조사·드라이버 타이틀을 함께 차지했다. 슈타이너 재임 중 포뮬러 E에도 진출했고, 이후 드라이버와 제조사 부문 세계 챔피언 타이틀을 획득했다. 볼프강 포르쉐 감독이사회 의장은 슈타이너가 기술 개발과 레이스 성과를 통해 브랜드의 정체성을 전동화 시대로 이어갔다고 평가했다.

후임 바르텔스는 자동차 업계에서 26년 넘게 일한 개발 전문가다. 현재 메르세데스-벤츠의 모든 파워트레인 시스템에 대한 글로벌 개발을 담당한다. 앞서 중국 베이징벤츠(BBAC) 사장 겸 최고경영자(CEO)를 맡았으며, 유럽과 아시아에서 개발 조직을 이끌었다. 개별 부품과 복합 시스템부터 플랫폼 및 모델 라인업 전체까지 업무를 수행했고, 기술 설계와 양산 준비에 걸친 개발 경험을 갖췄다.
포르쉐는 최근 투자자 행사에서 장기 전략인 슈포르트바겐슈미데 35를 제시했다. 슈타이너는 이 전략 수립에 참여했으며, 바르텔스는 후임으로서 연구개발 부문의 실행을 맡을 예정이다. 미하엘 라이터스 포르쉐 경영이사회 의장은 슈타이너와 함께 이번 교체를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바르텔스의 국제 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현재 추진 중인 연구개발 조직의 방향 전환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글 김규용 기자(kyuyongk98@gmail.com)
사진 포르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