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진 마스크’의 역습…미세플라스틱으로 폐손상 가능성

백지연 매경닷컴 기자(gobaek@mk.co.kr) 2023. 1. 25.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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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성평가연구소 연구 결과
“미세입자로 쪼개지면 손상 유발”
25일 오후 부산 남구 한 초등학교에서 한 학생이 마스크를 손에 쥐고 하교하고 있다. [사진 제공 = 연합뉴스]
전 세계 최초로 ‘폴리프로필렌(Polypropylene, PP) 나노 플라스틱’의 흡입 노출 경로에 따른 폐 손상 기전이 확인됐다. PP는 일회용 마스크의 주원료로 사용된다.

안전성평가연구소(KIT) 인체유해인자 흡입독성연구단과 전북대학교(김범석 교수, 생체안전성연구소장) 연구팀은 PP 나노 플라스틱을 실험용 쥐의 기도에 서서히 투여한 결과 폐 손상 가능성을 세계 최초로 확인했다고 25일 밝혔다.

다만 이번 실험은 사람이 마스크를 착용했을 때가 아니라 쓰고 버린 마스크에서 발생할 수 있는 미세플라스틱이 동물의 폐에 끼친 영향을 살펴본 것이다.

미세플라스틱은 폐기된 플라스틱이 광산화, 풍화, 자외선 등과 같은 물리적인 힘에 의해 미세한 입자로 변화한 것이다. 대기 중 상당량의 미세플라스틱이 생활 주변에서 부유하며 흡입 경로를 통해 사람의 폐에 축적된다.

이러한 미세플라스틱은 5㎚(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이하의 입자로 흡입을 통해 폐 조직에 침윤한다. 1㎚ 이하의 나노 플라스틱의 경우 폐포까지 도달해 천식 및 폐 섬유화 등 다양한 호흡기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PP는 일회용 마스크의 주원료로 사용되고 있다. 일회용 마스크 사용이 일상화됨에 따라 환경오염 및 인체 노출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커지는 이유다.

특히 PP가 주원료인 일회용 마스크가 나노 플라스틱이 되었을 경우를 주의해야 한다. 인체 건강과 자연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사용 후 폐기 및 관리에 대한 방안도 함께 고려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해당 연구팀은 PP 나노 플라스틱을 실험동물 기도에 노출한 후 폐 손상을 관찰했으며 인간 폐암 상피세포주(A549)에 PP 나노 플라스틱을 노출함으로써 폐 손상 기전을 확인했다.

그 결과 PP 나노플라스틱에 노출된 실험 동물의 폐에서 염증성 손상이 유발되는 것을 관찰했다.

이번 연구는 PP 나노 플라스틱의 호흡기 노출에 따라 폐 손상이 유발되는 기전을 실험동물과 세포주를 통해 종합적으로 입증한 최초의 연구 결과다. 일상생활의 나노 플라스틱이 인체에 손상을 줄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이규홍 KIT 인체유해인자 흡입독성연구단 단장은 “이번 연구를 통해 PP 나노 플라스틱 흡입 노출에 따른 인체 유해성을 확인함으로써 명확한 흡입독성학적 근거를 마련했다”며 “향후 미세플라스틱과 흡입독성연구 간 다양한 연구를 수행해나갈 예정이다”고 말했다.

안전성평가연구소 관계자는 “마스크의 주원료인 PP 성분이 마스크를 일반적으로 착용하고 있을 경우에는 인체에 해가 되지 않지만, 버려지고 이후 폐기 과정에서 풍화 작용 등에 따라 나노 플라스틱으로 쪼개지게 되면 인체에 해가 될 수 있다”며 “나노 플라스틱이 되었을 때 호흡을 통해 폐로 흡입되면서 나중에는 폐에 손상을 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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