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월부] 현금성자산 구글 150조·MS 140조 …'부잣집' 빅테크가 뜬다

박윤예 기자(yespyy@mk.co.kr), 강민우 기자(binu@mk.co.kr) 2023. 3. 14.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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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학개미 투자 길잡이 ◆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과 시그니처은행의 파산으로 시장에 공포감이 깃들면서 투자자들이 현금 많은 부잣집 기업인 '빅테크'를 주목하고 있다.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의 현금성 자산은 작년 말 기준 1000억달러(약 131조원)에 이른다. 쌓아둔 돈이 많고 현금창출력도 견고한 부잣집인 셈이다. SVB 사태 후폭풍 공포에도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이 13일(현지시간) 상승한 이유다.

이날 나스닥은 연초 대비 7.7% 상승해 S&P500지수 상승률(0.8%)을 크게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시가총액 상위권인 애플(20.3%), 마이크로소프트(6%),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2.2%), 아마존(7.7%), 엔비디아(60.4%), 테슬라(61.4%)가 연초 대비 각각 올랐다. 이날 나스닥은 전 거래일보다 0.5% 오른 1만1188.84에 장을 마감해 홀로 웃었다. S&P500지수는 0.2% 하락한 3855.76을 기록했다.

금융에 대한 불안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은 현금 많은 기업 위주로 옥석 고르기에 나서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레피니티브 데이터에 따르면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의 현금성 자산이 작년 기준 각각 1138억달러(약 149조원), 1048억달러(약 137조원)로 S&P500지수에 속하는 대기업(비금융) 가운데 1, 2위로 나타났다. 3위 아마존(700억달러), 4위 애플(483억달러), 5위 포드(440억달러), 6위 페이스북(407억달러) 순이다.

SVB 사태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매파(긴축 선호)적 정책이 완화될 수 있다는 기대감에 기술주 중심으로 증시가 반등하고 있다. 시장 참여자들은 연준이 오는 21∼22일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하거나 0.25%포인트 인상에 그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연준이 이달 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 동결 결정을 내릴 것으로 전망했고 노무라증권은 금리 인하를 예상했다.

그동안 금리 상승은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해왔다. 높은 금리는 할인율뿐만 아니라 성장성을 훼손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기술주들은 저금리 환경을 이용해 자본을 조달하고 성장성을 키워왔다.

빅테크의 실적 성장률은 더뎌졌지만 연초부터 인공지능(AI) 대전에 뛰어들면서 AI 투자가 기술주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레피니티브 데이터에 따르면 빅테크(마이크로소프트·구글·메타·아마존 합산)의 실적 성장률은 2021년 고점을 찍은 뒤 작년 6.8%로 둔화됐다. 올해 매출 성장률도 5.9%로 작년보다 더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2021년에는 빅테크의 매출 성장률이 전년 대비 40%에 이르기도 했다.

김성환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빅테크가 당장 AI에 투자한다고 해서 성장성과 수익성이 눈에 띄게 좋아지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빅테크가 AI 투자 경쟁에 나서면서 그동안 쌓아온 곳간을 푼다면 여기에서 파생되는 수요가 다른 기술주들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투자 경쟁 과정에서 낙수효과가 기대되는 반도체·클라우드·보안과 같이 AI 인프라스트럭처를 형성하는 산업, 빅테크의 피인수 대상이 될 수 있는 AI 기업에 주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기술주 투자자는 대부분 젊은 층일 것이라는 생각과 달리 50·60대 투자자가 연초 마이크로소프트와 테슬라 등 미국 기술주 비중을 집중적으로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키움증권이 1월 1일부터 2월 24일까지 두 달간 고객 계좌를 분석한 결과 이 기간 키움증권 서학개미는 마이크로소프트를 평균 167만원어치, 테슬라 주식을 평균 78만원어치 순매수했다.

테슬라 주가는 연초 100달러대 초반에서 지난달 말 200달러 선까지 가파르게 상승했다. 서학개미도 이 기간 테슬라 비중을 적극 확대하며 '달리는 말'에 올라탄 셈이다.

연령대별 테슬라 순매수 규모를 조사한 결과 60세 이상이 평균 255만원으로 가장 큰 금액을 기록했다. 50대가 테슬라를 평균 143만원어치 순매수해 뒤를 이었다.

반면 30대는 이 기간 테슬라 순매수 금액이 평균 1만원에 그쳤다. 20대도 56만원으로 중장년 투자자와 비교해 규모가 작았다.

전 연령층이 마이크로소프트에 대한 강한 매수에 나선 가운데 중장년층이 보다 적극적으로 순매수했다. 60세 이상의 평균 순매수 금액이 422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그다음은 50대(223만원)가 차지했다. 40대(174만원)와 30대(115만원) 등 연령대가 아래로 내려갈수록 금액이 줄었다.

키움증권 데이터랩은 "자금력이 받쳐주는 50대와 60세 이상이 가장 적극적으로 매수했다"며 "남성 투자자의 거래가 활발했다"고 밝혔다.

※해외 증시와 기업 분석 정보는 유튜브 '월가월부'에서 볼 수 있습니다. QR코드를 찍으면 '월가월부'로 이동합니다.

[박윤예 기자 / 강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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