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만원으로 선거운동 ‘이게 되네’…‘AI 사무장’이 바꾼 지방선거 풍경

유영재 기자 2026. 5. 29. 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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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현 개혁신당 서울 광진구의원 후보가 25일 오전 건대입구역 2번 출구 앞에서 팻말을 들고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6·3 지방선거 서울 광진구 라선거구(자양3·4동, 화양동) 구의원으로 출마한 이진현(28) 개혁신당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 기간 ‘에이아이(AI) 사무장’을 활용해 유세 일정을 짠다. 지난 25일 오전 건대입구역 2번 출구 앞에서 팻말을 들고 홀로 유세를 시작한 이 후보는 대체공휴일을 맞아 한적한 거리를 보고 ‘에이아이 사무장’에게 유세 일정을 새로 짜달라고 했다. ‘사무장’이 1분 뒤 대답했다. “평일 동선 대신 나들이객과 가족 단위 방문객이 집중되는 주요 거점으로 일정을 재구성했습니다.” 새 일정을 따라 자양역 1번 출구 앞으로 이동하자, 뚝섬으로 산책을 나온 주민들로 활기가 넘쳤다. 이 후보는 지역 주민들의 민원을 접수하는 누리집도 인공지능만을 활용해 직접 만들었다. 담배꽁초가 많다는 민원이 올라오면 현장을 찾아 해결하면서 유세 활동으로 연결시킨다. 사무장도 유세차도 없이 혼자 수레를 끌고 다니는 이 후보는 “보통 구의원 출마하면 3천만원 쓴다고 하는데, 지금까지 200만∼300만원 정도 썼다”고 했다.

이진현 개혁신당 서울 광진구의원 후보가 25일 휴대전화로 ‘인공지능 사무장’에게 유세 일정을 물어보는 장면. 25일을 평일로 간주해 동선을 짜준 장면(왼쪽)과, 대체공휴일임을 추가로 반영해 나온 동선(오른쪽)에 차이가 있다.

개혁신당은 이번 선거를 앞두고 인공지능 사무장, 인공지능 정책 플랫폼 등을 개발해 후보들이 활용하도록 했다. 인공지능 사무장은 위성위치정보시스템(GPS)을 이용한 지역구 유동 인구 데이터와 후보자 특성을 결합해 최적의 동선을 제시한다. 이준석 대표는 지난 3월 시연회에서 “과거의 선거가 인력·자본에 의존했다면 이제는 데이터가 ‘승리의 지도’를 그리는 시대”라고 말했다.

지방의회 회의록도 인공지능 검색 플랫폼으로 손쉽게 활용이 가능해졌다. 회의록 검색 플랫폼 개발을 주도한 김영임 개혁연구원 원장 직무대행(개혁신당 서울시의원 비례대표 후보)은 “생각지 못한 지역 현안을 발견해 바로 공약으로 이어질 수 있게 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광진구 다선거구(구의1·3동, 자양1·2동) 구의원에 출마한 김주연(36) 개혁신당 후보는 “정책 플랫폼의 조언을 받아 불필요해 보이는 예산을 줄여 월세 지원 사업 확대 공약을 냈다”고 했다.

인공지능을 활용한 선거는 비용 절감, 맞춤형 공약 제시 등으로 정치권 진입 장벽을 낮추는 계기가 되지만, 딥페이크 등을 활용한 콘텐츠가 무분별하게 활용될 경우 민주주의 왜곡이 뒤따를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인공지능을 활용한 영상·노래·홍보물 이용을 선거일 전 90일까지만 허용한다. 개혁신당 관계자는 “(인공지능 활용에 관한) 구체적인 기준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글·사진 유영재 기자 yo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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