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방문에 화답한 4대 시중은행… ‘상생금융’ 뭘 담았나 [마이머니]

이강진 2023. 4. 2.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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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중기 대출 금리 인하에 제2금융권 대출 대환 첫 포함
하나銀 ‘새희망홀씨대출’ 금리 1.5%P 인하
우리銀 주담대 최대 0.7%P 내려주기로
신한銀 서민금융상품 1.5%P 인하 결정
은행들 연간 1000억원 이상 이자 경감
중기·소상공인들 ‘이차보전’ 기간 연장
우리銀 5000억 규모 긴급대출 등 준비
국민銀 ‘국민희망대출’ 저신용자 지원
은행들 400억∼623억 금융비용 완화
금리 상승기 이자장사로 ‘성과급 잔치’를 벌였다는 지적을 받은 4대 시중은행들이 ‘상생금융’이라는 이름하에 고객 금융비용 완화 대책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정부가 은행권 사회공헌 부족을 강하게 질타한 가운데 주요 은행들이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의 현장방문에 발맞춰 선물 보따리를 푸는 모양새다. 고금리 이자 상환에 허덕이는 금융소비자들을 위한 은행권의 금리 인하 움직임이 언제, 어느 수준까지 이어질지 주목된다.
◆이복현 방문에 “상생금융” 화답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 대출금리 인하 등 자체적으로 마련한 상생금융 방안을 연이어 발표하고 있다. 하나은행이 지난 2월23일 이 원장의 자행 본점 방문 전후로 ‘새희망홀씨대출 신규 금리 1%포인트 인하(현 1.5%포인트 인하)’와 ‘햇살론15 이자 캐시백 프로그램’ 등을 내놓으면서 상생금융 발표 경쟁은 가속화했다. 국민은행은 이 원장이 방문한 지난달 9일 상생금융·비금융 지원 방안을 공개했고, 신한은행과 우리은행도 각각 지난달 24일과 30일 이 원장 방문에 맞춰 관련 방안을 내놓았다.

구체적인 종합 지원 방안을 제시한 국민·신한·우리은행의 발표를 보면, 상생금융 방향은 크게 가계대출 금리 인하와 소상공인·중소기업 금융지원 확대, 금융취약계층 지원 등으로 나뉜다. 

◆우리, 주담대 금리 최대 0.7%포인트↓

은행권 상생금융 방안의 핵심은 가계대출 전 상품 금리 인하다. 

우리은행은 주택담보대출(신규·대환·기간연장) 금리는 최대 0.7%포인트, 전세자금대출(신규·대환·기간연장)은 최대 0.6%포인트 인하하기로 했다. 신용대출(신규·대환) 금리는 최대 0.5%포인트를 인하한다. 우리은행은 이를 통해 연간 1040억원의 개인고객 이자비용이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신한은행은 주담대(신규·대환) 금리 0.4%포인트, 전세자금대출(신규·대환·연기) 금리 0.3%포인트 인하 방안을 내놓았다. 일반 신용대출(신규·대환·연기) 금리는 0.4%포인트, 서민금융상품인 새희망홀씨대출(신규)의 금리는 1.5%포인트 인하했다. 이를 통한 개인고객의 이자비용 절감 예상 규모는 약 1000억원이다

국민은행은 가계 신용대출 금리를 신규 및 기한 연장 시 최대 0.5%포인트 인하했다. 주담대 금리는 0.3%포인트 인하했는데, 지난해 12월부터 4개월 연속 이뤄진 금리 인하분을 모두 합하면 최대 1.35%포인트 낮아졌다는 것이 국민은행의 설명이다. 전세자금대출 금리도 0.3%포인트 인하됐다. 국민은행은 이번 금리 인하로 연간 1000억원 이상의 이자 경감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추산했다.
◆신한, ‘코로나 이차보전 대출’ 기간연장

상생금융 방안에는 경기 둔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소상공인을 위한 지원도 포함됐다. 

신한은행은 코로나19 이차보전(국가가 시중금리와의 차이를 메워 낮은 금리를 제공하는 제도) 대출 이용 고객 중 이차보전 기간이 종료됨에 따라 금리가 오르는 대출에 대해 자체적으로 이차보전 기간을 연장해 이자를 줄여주기로 했다. 또 신용보증기금 매출채권보험 지자체 협약상품을 이용하는 소상공인·중소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보험료 지원 등도 실시한다.

국민은행은 중소기업 고금리 대출에 대한 자체 금리 인하 프로그램을 통해 기한 연장 시 대출금리가 7%를 초과할 경우 초과분에 대해 최대 2%포인트를 인하하는 등 지원에 나선다. 우리은행은 소상공인 생활안정자금 5000억원 긴급대출 및 연체이자 납입액 상당의 연체원금 상환 등을 지원한다. 이 같은 중소기업·소상공인 금융부담 완화책으로 신한·우리·국민은행은 각각 623억원, 610억원, 400억원 상당의 금융비용 완화 효과를 낼 것으로 내다봤다.
2일 서울 시내 시중은행의 현금인출기 모습. 연합뉴스
◆국민, 제2금융권 대출 대환

국민은행은 저신용 취약차주 지원을 위해 제2금융권 신용대출을 낮은 금리의 은행권 대출로 전환해주는 ‘KB국민희망대출’ 출시도 상생금융 방안에 포함했다. 이는 제1금융권 가운데 최초로 시행하는 제도로, 국민은행은 자체 내부평가모델을 활용해 일반적으로 은행권 대출이 어려운 다중채무자 등 중저신용 차주들도 이 상품을 이용할 수 있도록 대상 요건을 완화했다. 국민은행은 3년간 총 600억원의 규모의 자영업자 대상 비금융 지원도 추진한다. 

우리은행은 취약계층 지원을 위해 서민금융 대출상품 성실 상환고객을 대상으로 대출원금 1%를 감면하기로 했다. 아울러 청년층 자립지원을 위한 5000억원 규모의 도약 대출 및 1만명 대상 금융바우처 제공 등도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하나, 고금리 중소법인 대출 금리 감면

최근 이자와 수수료 결정 체계 원점 재검토 등의 방침을 세운 하나은행도 추가 상생금융 지원 여부를 살펴보고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 1월 비대면 전세자금대출, 주담대, 신용대출 등 일부 대출상품에 대한 최대 0.5%포인트 금리 인하를 시작으로, KCB 신용평점 하위 50% 차주에 대한 한시적 중도상환수수료 면제, 대면 주담대 및 전세자금대출 일부 상품 금리 최대 0.3%포인트 인하 등을 시행해왔다. 고금리 및 경기 둔화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과의 상생을 위해 금융지원이 필요한 중소기업 2만여곳을 대상으로 약 19조원 규모의 유동성도 지원했다. 

하나은행은 고금리 중소법인의 대출 금리 감면, 고정금리 특별대출, 연체이자 최대 3% 면제 등 다양한 금융지원을 이어나간다는 계획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상생금융을 계속 확대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지난달 27일 취임 1주년을 맞아 진행된 임원간담회에서 “금융업이 손님과 사회의 신뢰를 어떻게 회복할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강진 기자 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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